외국업체에 KRX금시장 개방… 국내 제련업계 “역차별” 반발

이광수 2026. 3. 3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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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KRX)가 해외 금 생산업자의 KRX금시장 직접 공급을 허용하자 국내 금 제련업계가 '역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안모 한국금거래소 회장은 "국내 업체에도 주조방식을 허용했다면 더 많은 물량을 KRX금시장에 공급할 수 있어 프리미엄을 상당 부분 해소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난해 한국거래소에 이러한 제도 개선을 건의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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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김치 프리미엄 해소”에
“다른 주조법 허용·관세면제 특혜
영세 사업자들 피해 우려” 주장
서울 종로구 삼성금거래소에 다양한 골드바가 놓여져 있다. 연합뉴스


한국거래소(KRX)가 해외 금 생산업자의 KRX금시장 직접 공급을 허용하자 국내 금 제련업계가 ‘역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거래소는 국내 금 가격이 국제가격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내 업계는 김치 프리미엄이 거래소의 역차별로 인한 공급 부족에서 비롯된 만큼 관련 제도 개선이 먼저라고 맞서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해외 금 생산업자가 KRX금시장에 직접 실물 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운영규정과 시행세칙을 개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런던귀금속협회(LBMA) 인증을 받은 외국 법인은 별도의 생산량 요건 등이 없어도 KRX금시장 자기매매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했다. KRX금시장은 정부의 국내 금 거래 양성화 정책에 따라 2014년 3월 24일 개설됐다. 10여년 넘게 국내 업계만이 참여해왔는데, 이번 개정으로 다음 달 18일부터는 해외 업체에도 시장 일부를 허용하게 될 전망이다.


거래소는 해외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면 국제 시세보다 비싸게 거래해야 하는 프리미엄 현상이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KRX금시장에서 국내 금값은 지난해 금 투자 수요가 폭등하면서 국제 금값보다 최대 20%까지 비싼 값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란사태로 금 투자 수요가 꺾인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KRX금시장에서 ‘금 99.99_1㎏’ 상품의 1g 가격은 22만740원으로 국제 금값(22만690원)보다 여전히 소폭 높다.

국내 금 제련업계는 해외업계에 제공하는 특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 업체는 KRX금시장에 ‘잠상기법’이 적용된 프레스 골드바로 금을 공급하게 돼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매끈하고 각 잡힌 골드바인데,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프레스 금형 비용으로 제조 단가가 높다. 반면 해외업체는 녹인 금을 틀에 부어 굳히는 주조방식으로 공급해도 된다. 겉모양은 투박하지만, 제조 비용이 저렴하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해외업체의 주조바가 들어온다면 국내 업계는 밀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안모 한국금거래소 회장은 “국내 업체에도 주조방식을 허용했다면 더 많은 물량을 KRX금시장에 공급할 수 있어 프리미엄을 상당 부분 해소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난해 한국거래소에 이러한 제도 개선을 건의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해외업체가 세금제도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LBMA 인증을 받은 금을 들여와 KRX금시장에 공급하면 관세가 면제된다. 국내 LBMA 회원사는 LS MnM이 유일하다. LBMA에 가입하지 못한 국내 영세 사업자는 금광석이나 고금을 수입해 국내에서 제련하는 과정에서 관세 부담을 지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이번 기회에 국내에 진출한 해외업체가 산업용 금 수요 등도 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거래소가 KRX금시장 회원사인 국내 금 제련업자의 의견을 듣지 않고 운영규정을 개정한 것이 절차적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거래소는 “국내 주요 실물사업자들에게 규정 개정 전 관련 사항을 공유했다. KRX금시장 운영규정은 공청회 대상 및 사전의견수렴 대상이 아니다”라며 “실물사업자들이 요청하는 주물바 공급은 조폐공사에 전달해 검토를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31일 국내 주요 실물사업자와 개정된 규정 의견수렴 관련한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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