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잃고 코스닥 대장주 내준 알테오젠
올 초까지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달리던 알테오젠이 대장주 자리를 내줬다. 하필 알테오젠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기업 역시 바이오 기업 삼천당제약이다. 알테오젠 입장에서 자존심이 상할 만한 대목이다.
알테오젠을 둘러싼 분위기는 다소 어수선하다.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이 맞물려 있다. 알테오젠의 핵심 플랫폼 기술이 탑재된 키트루다피하주사(SC) 제형을 둘러싸고 특허 분쟁이 진행 중이다. 올 초에는 최대 고객사 머크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판매 수수료(로열티) 비율을 공시하며 알테오젠을 향한 투자자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2대 주주가 최고재무책임자(CFO) 재선임 안건을 공식적으로 반대하기도 했다.
알테오젠은 최근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젠과 독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코스닥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여러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키트루다SC 분쟁까지
알테오젠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는 특허 분쟁 이슈가 있다. 알테오젠의 핵심 플랫폼 기술 ‘ALT-B4’가 탑재된 머크 의약품 ‘키트루다SC’가 소송에 휘말리면서다. 머크 경쟁사 할로자임은 머크가 자사 약물 전달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해 키트루다SC 제형을 개발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머크에 플랫폼 기술을 제공한 알테오젠 역시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당장은 머크와 알테오젠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지난 1월 영국 특허법원이 할로자임의 특허 침해 주장이 구체적 근거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면서다. 그러나 오는 6월 2일 첫 번째 미국 특허무효심판(PGR) 결과를 확인할 때까지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당분간 불확실성은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김선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까지 상황을 고려하면 여전히 머크가 유리한 분위기”라며 “6월 첫 번째 PGR 심결이 알테오젠의 코스닥 시총 1위 탈환에 있어 중요한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테오젠을 향한 투자자 신뢰는 올 초 바닥 끝까지 추락했다. 최대 고객사 머크가 키트루다SC 제형 판매 로열티 비율을 순매출의 2%로 공시하면서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이 로열티 비율을 4~5% 수준으로 추정했다. 회사 역시 이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나 정정을 하지 않았다. 분기보고서나 사업보고서에서도 관련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그런데 고객사가 공시를 통해 추정치를 한참 밑도는 수수료 비율을 공개하자 시장이 발칵 뒤집어졌다.
신뢰 회복을 위해 회사가 더욱 투명하게 사실을 공개하고 주주와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알테오젠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보다 투명하게 공시할 필요가 있다”며 “계약 상대방은 시원하게 공개하는데 알테오젠은 상대방 눈치를 보느라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천당제약은 경구용 비만 치료제 개발에 대한 시장 의문이 있을 때 글로벌 제약사와 상업화 계약 공시를 보여줬다”며 “시장 신뢰를 쌓은 덕분에 코스닥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아쉬움도 새어 나온다. 그동안 주주친화적인 정책이 부족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 5%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가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김항연 알테오젠 CFO 재선임 안건에 반대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 CFO는 2022년부터 알테오젠 재무 전반을 총괄한 인력이다.
형 대표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최근 1년 남짓 주가는 정체되고 주주들의 불만은 늘었다”며 “시장이 바라는 바를 제대로 읽고 실행하는 능력이 알테오젠 경영진에게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2022년 이후 자사주 매입소각, 액면분할, 무상증자, 배당 등 주주친화적인 활동이 전혀 없었다”며 “상장사 운영에 경험이 많고 주주친화적인 알테오젠 경영진이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회사는 주주환원 정책 추진과 적극적인 소통 의사를 내비치며 화재 진압에 나섰다. 주주총회를 통해 800억원 규모 비과세 배당 재원을 추가로 확보하고,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를 설치해 지배구조를 한층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는 “ESG 역량 강화는 관련 지표를 중시하는 중장기 투자자 기반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코스피 이전 상장 시점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낸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12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코스닥 시장 조건부 상장폐지·유가증권 시장 이전 상장 승인의 건’을 통과시켰다. 빠르면 오는 5~6월 중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코스피 이전 상장이 투자자 저변 확대와 수급 측면에서 유리한 점은 있지만, 주가 측면에서는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코스피 이전 상장 이슈를 띄운 알테오젠은 올해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따른 수급 수혜를 전혀 보지 못했다”며 “차라리 코스피 이전을 재고하고 코스닥에 남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면 오히려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총 기준으로 코스피에서는 40위권 수준”이라며 “차라리 코스닥에서 시총 상위권에 남는 게 수급에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이전 계약 증명이 답
알테오젠 경영 성과만 놓고 보면 나쁘지만은 않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매출 2159억원, 영업이익 1069억원, 당기순이익 144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년 전보다 각각 110%, 321%, 138%씩 증가한 수치다.
최근에는 굵직한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하며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만들었다. 알테오젠은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젠과 ALT-B4 기반 바이오의약품 2개 품목의 SC 제형 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독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3월 25일 공시했다. 주식 시장에서 곧바로 반응이 나타났다. 공시 다음 날인 3월 26일 알테오젠 주가는 장 시작과 함께 치솟으며 시가총액 4위에서 2위로 단숨에 점프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알테오젠에 반신반의하는 투자자가 많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알테오젠에 배당을 기대하고 주식 투자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며 “최근 투자설명회(IR)에서 회사가 로열티 쇼크 이후 거래가 지연되거나 로열티 비율이 또다시 낮게 설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말끔히 해소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 목표대로 남은 11개 물질이전계약(MTA)이 내년까지 마무리된다면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3호(2026.04.01~04.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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