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병가 없다 56.5%"...국가가 버린 사립유치원 교사들

윤근혁 2026. 3. 30. 18: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나오지 말라고 안 하는데 어떻게 출근을 안 해."

법정 감염병인 'B형 독감' 확진 판정을 받고도 출근할 수밖에 없었던 경기 부천 A사립유치원 사망 교사 C씨가 지난 1월 28일 출근하면서 부모에게 한 말이다.

실제로 최근 C교사가 사망한 부천 A사립유치원의 경우에도 고인의 사망 당시 이 유치원에 함께 근무한 교원 4명의 병가 일수는 최근 2년간 0건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당사자 623명이 참여한 2023년 조사 결과 살펴보니... "휴가 제대로 사용 못 해 56.3%"

[윤근혁 기자]

 ‘B형 독감’ 확진 후 고열과 통증에 힘들어하면서도 근무하다 사망한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 사망' 관련 전교조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앞 분수대광장에서 고인의 아버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고인의 직무상 재해 즉각 인정 및 교원의 '감염병 병가' 의무 보장을 촉구했다.
ⓒ 권우성
"나오지 말라고 안 하는데 어떻게 출근을 안 해."

법정 감염병인 'B형 독감' 확진 판정을 받고도 출근할 수밖에 없었던 경기 부천 A사립유치원 사망 교사 C씨가 지난 1월 28일 출근하면서 부모에게 한 말이다. 이 교사는 확진 뒤 이틀 동안 유치원에 더 출근해 밤 6~7시까지 근무한 뒤 보름 만에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사립유치원 교사 근무 실태 및 개선 방안' 보고서, "육아휴직 불허 88.8%"

이런 상황에서 사립유치원 교사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사립유치원 교사들의 답변을 통해 보여준 실태조사 결과가 있어 눈길을 끈다.

30일, <오마이뉴스>는 유치원 교원들의 권익을 위해 수십 년간 활동해 온 송대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아래 참학) 자문위원이 지난 2023년 8월 18일 참학, 영유아교사협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이 공동주최한 토론회에서 발제한 '사립유치원 교사 근무 실태 및 개선 방안' 보고서를 살펴봤다. 이 보고서는 당시 사립유치원 교사 6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담은 것이다.
 실태조사 결과.
ⓒ 송대헌
이 보고서를 보면, '치료·요양과 관련된 병가 사용 가능 여부'에 대해 사립유치원 교사들의 53.3%가 "아예 병가라는 것이 없다"라고 답했다. "며칠 아픈 것은 몰라도 병가는 어렵다"라는 답변도 37.4%였다. "병가를 60일까지는 쓸 수 있다"라는 답변은 5.8%에 지나지 않았다.

실제로 최근 C교사가 사망한 부천 A사립유치원의 경우에도 고인의 사망 당시 이 유치원에 함께 근무한 교원 4명의 병가 일수는 최근 2년간 0건이었다. 고인은 이 유치원에서 2024년 3월부터 2년간 근무하다 숨졌다. (관련 기사: [단독] 사망한 유치원 교사가 의원면직 신청?...유치원도 '문서 위조' 시인 https://omn.kr/2hio7)

같은 보고서를 보면 사립유치원 교사의 56.3%가 "휴가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육아휴직 가능 여부에 대해서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88.8%, "허용한다"는 11.2%였다.

주관식 답변에서 사립유치원 교사들은 다음처럼 답변하기도 했다.

"제가 근무하는 유치원에는 병가, 연차, 육아휴직이란 말을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죠."
"아파도 눈치를 보며 아프고 병원을 갈 수도 없습니다."
"임신하게 되면 육아휴직은 생각조차 못하고 그만둬야 합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송 자문위원은 보고서에서 "(법으로 보장된) 가장 기본적인 병가와 육아휴직은 교사의 복지뿐 아니라 사립유치원 교육의 질에 매우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라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사립 유치원교사들은 사립학교법 제55조에 따라 국가공무원복무규정을 준용 받는다. 이에 따라 이들 교사에게도 병가는 연 60일을 보장해야 한다. 육아휴직도 마찬가지다.

송대헌 참학 자문위원 "국가와 교육부가 사립유치원 교사 방치"

송 자문위원은 30일, <오마이뉴스>에 "아파도 병가를 낼 수 없고, 육아휴직도 못 하는 최악의 근무 환경이 방치되어 온 것은 벌써 30년이 넘는다. 지금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라면서 "이것은 국가와 교육부가 사립유치원 교사들을 버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C교사의 아버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박영환 위원장은 청와대를 방문해 '유치원 교사의 억울한 죽음을 막기 위한 근무환경 개선 등을 담은 요구서'를 전달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