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경기 만에 도파민 대폭발, 이런 야구를 앞으로 142경기 더 봐야 한다...역대급 시즌 예고한 개막시리즈
-점수 차 무의미한 타고투저, 극장 야구의 끝
-1300만 시대 향한 도파민 야구의 서막

[더게이트]
잠실에선 마법사 군단이 디펜딩 챔피언의 맹추격을 뿌리쳤고, 대구에선 거인군단 새 외국인 투수 듀오가 사자굴에 들어가 당당히 살아남았다. 인천에선 거짓말 같은 대역전 드라마가, 대전에선 이적생 '천재 타자'가 드라마틱한 끝내기로 홈 팬들에게 첫인사를 건넸다. 이틀 동안 전국 모든 구장에서 각본 없는 드라마가 쓰였다. 이게 바로 사람들을 미치게 하는 'K-야구'다.

미세먼지도 못 막은 이틀 연속 전 경기 매진
그럼에도 이번 개막 시리즈를 통해 미리 확신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역대급 흥행'이다. 3월 28일 개막전, 전국 5개 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기예보 앱이 온통 시뻘겋게 물든 심각한 미세먼지 속에서도 팬들은 야구장을 찾았다. 10만 5878명의 관중이 들어차며 4년 연속 개막전 전 구장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10개 구단 체제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열기는 이튿날에도 식지 않았다. 29일 역시 5개 구장이 모두 팔려나갔다. 이틀 연속 전 경기 매진은 2025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진출로 달궈진 열기가 시범경기 역대 최다 관중(약 44만 명)을 거쳐 본 무대로 옮겨붙었다. 지난해 역대 최다인 1231만 관중을 넘어 올해 1300만 관중이라는 꿈의 숫자도 더는 허황돼 보이지 않는다.
팬들은 넷플릭스 시리즈보다 자극적인 '도파민 야구'를 즐길 준비를 마쳤다. 개막 첫날, 어느 경기 하나 마음 놓고 편안하게 볼 수가 없었다. 잠실에선 KT 위즈가 여유 있게 앞서다 LG 트윈스의 맹추격에 마무리 박영현을 8회 1아웃에 조기 투입해야 했다. 보통 그 정도 점수 차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야 정상인데, KBO리그에선 6대 0도 11대 3도 안심할 수가 없다. 대구에선 5점 차에서 올라온 롯데 마무리 김원중이 강판당했고, 인천에선 KIA 마무리 정해영이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대전에선 작년 준우승팀 한화 이글스가 3년 연속 꼴찌팀과 연장 사투 끝에 간신히 웃었다.
이게 바로 'K-야구'다. 3시간 내내 온갖 자극이 쉴 새 없이 밀려온다. 마치 유튜브 중독자가 계속 숏츠를 위로 밀어 올리듯, 흥분 뒤에 또 다른 흥분이 찾아오고 자극 뒤에는 더 짜릿한 자극이 이어진다. 마치 넷플릭스의 드라마 제작 지침을 야구에서 구현해 한계까지 밀어붙인 듯한 이 특성이 바로 KBO리그의 정체성이다.

307억 타자, 100억 타자의 반전…신인들의 대활약
누군가는 개막 시리즈가 올 시즌 내내 펼쳐질 드라마의 예고편이길 바란다. 올겨울 한화와 11년 총액 307억 원에 연장 계약한 노시환은 5타수 무안타 부진 뒤에 연장 11회말 동점타를 날렸다. 4년 100억 원에 계약한 강백호도 5타수 무안타 뒤에 끝내기 안타를 때려 마지막에 웃었다. 시범경기 6홈런에 빛나는 SSG 고명준은 29일 홈런 2방을 날리며 이숭용 감독과의 '30홈런 내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내 지갑을 털어갔으면 좋겠다"라며 호쾌하게 웃었다. 다만, 시범경기에서 친 6홈런은 쳐주지 않을 생각이다.
신인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유신고 동기인 KT 이강민과 한화 오재원은 나란히 개막전 3안타를 기록하며 고졸 신인 데뷔전 최다 안타 타이 기록을 썼다. 김원중이 내려간 뒤 올라온 롯데 신인 우완 박정민은 1사 만루 위기에서 연속 삼진으로 데뷔전 세이브를 따냈다. 노진혁, 김민석, 심우준 등 최근 한동안 '미운 오리' 신세였던 선수들도 홈런포를 가동하며 반전을 예고했다.
반면 2년 22억 원에 이적한 김재환은 8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3년 50억 원의 김현수는 친정 팬들 앞에서 9타수 1안타에 그쳤다. 팀이 이긴 덕분에 묻어갈 수 있었으니 불행 중 다행일까. 더 다행인 소식은 이들 앞에 만회할 기회가 아직 142경기나 더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팬들에게도 짜릿한 소식이다. 이 미친 중독성의 야구를 즐길 기회가 앞으로 142번이나 더 남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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