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은마 실거주 몇 명인지 전수조사했더니... 충격적 결과
공동주택(아파트) 실거래 가격 통계는 2006년 1월 1일부터 도입돼 올해로 20주년을 맞는다. 2006년부터 2025년까지 축적된 아파트 매매가 정보는 총 1063만 63건. 오마이뉴스는 3월 한달간 한국도시연구소와 공동으로, 대한민국 20년 아파트 실거래가 분석을 진행했다. 1063만건의 방대한 거래 데이터를 통해 지난 20년간 '아파트 주소'가 한국의 자산 격차를 얼마나 심화시켰는지를 들여다봤다. <편집자말>
[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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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은마아파트에서 작업자가 외벽 보수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 2022.10.20 |
| ⓒ 연합뉴스 |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 아파트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는 대표적인 '투자 상품'으로 전락했다. 해당 아파트 집주인 다수는 강남에 거주하고 있지만, 실제 집주인이 이 낡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중은 3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는다. 특히 지난 2018년을 기점으로 양도세와 보유세 등 각종 세금 특혜를 받는 임대 사업 등록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우편번호 06194)는 지난 2006년부터 20년간 25억 원가량 가격이 상승한 재건축 예정 아파트 단지다. 실제 이 아파트의 지난 2006년 평균 매매가격(84.4㎡)은 12억126만원에 서 2025년에는 36억8077만 원이었다. 현재 해당 아파트 단지는 부동산 투기 우려로, 토지거래허가 대상 아파트로 지정돼 있다.
<오마이뉴스>는 한국도시연구소가 수집한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등기부등본 4424세대를 전수 분석한 결과(2020년 8월, 2024년 12월 업데이트), 2024년 12월 기준 해당 아파트 집주인들의 실거주율(집주인 주소지가 다른 경우)은 31.3%로 나타났다. 아파트 전체 보유자 수는 모두 4353명(공동 지분 포함)인데, 이중 실제 거주자는 1363명으로, 이는 집주인 10명 중 3명 정도만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6년 이후 이 아파트를 구매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보면, 실거주 비중은 더욱 낮아진다. 실거래가 신고제가 시행된 2006년 이후 해당 아파트를 매매 취득한 사람은 2966명, 이중 2456명(82.8%)은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마아파트는 주택 시장에서 실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단지라고 규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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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임대사업자 현황 |
| ⓒ 신상호 |
은마아파트의 임대사업 등록이 특히 활성화됐던 시기는 지난 2018년으로 총 155세대가 민간 임대주택으로 등록됐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7년 12월 민간임대사업자 특혜 정책을 쏟아낸 시기와 맞물린다. 2017년 12월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가 장기 임대(8~10년) 주택을 등록하면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 재산세를 파격적으로 깎아주는 임대업자 특혜 정책을 발표했다. 2018년 은마아파트의 임대등록 건수(155세대)는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누적 임대등록 건수(39세대)의 4배 가까운 수치다.
오는 5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부활하지만, 은마아파트 임대등록 사업자들은 상당수 양도세 중과를 피할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가 임대등록을 한 뒤, 의무임대기간(8년)만 채우면 양도소득세 중과를 면제해주도록 하는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덕분이다. 실제로 은마아파트 임대 주택들의 등록년수를 보면 총 236세대가 올해 의무임대기간(8년) 조건을 충족하고, 언제 팔아도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임대주택 제도의 맹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월 자신의 엑스(X) 계정에 같은 다주택인데 한때 등록임대였다는 이유로 영구적으로 특혜를 줄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있다"며 "의무임대에 대한 보상은 임대 기간의 취득·보유·재산세 감면에 임대 종료 후 일정 기간의 양도세 중과 제외로 충분하지 않느냐"고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임대사업자의 거주지 분포는 더 주목할 만하다. 임대등록세대를 소유자별로 보면, 922명의 임대사업자 등록 이력이 확인된다. 이중 강남구·서초구·송파구 등 강남권 거주자가 425명으로 절반(46.1%) 수준이었다. 강남구 215명(23.3%), 송파구 48명, 서초구 40명 순이었다.
결국 강남권 고가 주택을 사는 자산가들이 은마아파트를 또다른 투기 자산으로 취득한 뒤, 전세와 월세를 받으면서 자산을 증식하고, 한편으론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세금 특혜까지 챙긴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결국 30억 원씩 하는 아파트를 월세, 전세 다 받으면서 8년 정도만 갖고 있으면 막대한 세금 특혜를 받게 되는 것 아닌가"라면서 "임대주택을 처음 도입했던 박근혜 정부 당시, 임대주택 가격 기준에 대한 제도를 제대로 설계하지 않아, 수십 억짜리 아파트 자산가들이 세금 특혜를 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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