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BTS '아리랑' 울려퍼질 때 삼청동에선
[전사랑 기자]
이제는 한국인보다 외국인 관광객들로 더 붐비는 삼청동에 위치한 갤러리 도올을 찾았다. 주로 국악에 영감을 받아 작업하는 조해리 작가의 <영원한가>(永遠限歌) 전시(4월 5일까지)를 보기 위해서였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대표적 국악 기악곡 <천년만세>를 주제로 한다. BTS의 '아리랑' 공연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삼청동 갤러리에서 <영원한가> 전시는 조용하고 덤덤하게 영원에 대해 묻고 있었다.
일요일마다 전시에 상주하는 작가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니 전통음악에 대한 무지를 재차 확인하게 된다. <천년만세>를 제대로 들어본 적 없다는 사실, 그리고 그림 속 전통 악기를 볼 때 느껴지는 '익숙하게 낯선' 감각에 스스로 놀랐다. BTS의 '아리랑'이 광화문 광장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정작 선조들의 음악을 얼마나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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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해리, <만고불변>, 한지에 수묵채색, 2025 |
| ⓒ 갤러리 도올 제공 |
하늘로 울려 퍼지는 형상을 자세히 보면 명주실이 있다. 현악기인 해금의 줄이기도 하고, 장생을 의미하는 줄이다. <만고불변>에서 명주실은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처럼 꼬여, 하늘과 땅을 연결시킨다. 국악의 선율은 더 이상 들리는 것이 아니라, 산의 형상과 색의 흐름 속에서 '보이는 구조'로 전환된다. 음악이 자연을 닮는다기보다, 애초에 자연과 분리된 적 없었던 것처럼 하나가 되어 울려 퍼진다.
정간보의 시각적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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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해리, <만년만세>, 한지에 수묵채색, 2026. |
| ⓒ 갤러리 도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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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해리, <첫 실타래>, <맺은 매듭>, 한지에 수묵채색, 2026. |
| ⓒ 전사랑 |
물 같기도 하고 산세 같기도 한 배경은 음악이 가진 공감각적 특징을 보여준다. <첫 실타래>는 음악 없이 고요한 새벽과도 같은 순간, 그 정적을 조심스럽게 깨는 '축'을 시각화한 듯이 보인다. 음악이 흐르고 물결은 음악에 따라 파도치며 여물어 가는 순간, '어'가 내리쳐지며 음악을 덮는다. 일렁이는 파도는 아직 봉합되지 않은 음악의 여운 같다.
은하수처럼 끊임없이 흐르며 이어지는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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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무르리>, 한지에 수묵채색, 2026. |
| ⓒ 갤러리 도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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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가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
| ⓒ 전사랑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조해리 작가노트, http://www.s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6978 https://www.mhn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40573 https://www.dailyartmagazine.com/passing-time-with-klee-demonstrating-temporality-in-visual-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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