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슬 불기도 전에 '사상 최악' 예약...앰네스티 "북중미 월드컵, 심각한 인권 침해 위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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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국이 참가국을 침공하고, 개최국 정상이 참가국 선수단의 안전을 위협하고, 주차비가 입장권 가격을 추월했다.
국제 인권 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30일(한국시간) 공개된 보고서를 통해 이번 여름 월드컵을 찾는 팬들이 "심각한 인권 침해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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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보증금 2천만원·SNS 사상 검증 논란
-군 동원과 쉼터 폐쇄 등 개최국 파행 운영

[더게이트]
개최국이 참가국을 침공하고, 개최국 정상이 참가국 선수단의 안전을 위협하고, 주차비가 입장권 가격을 추월했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인권'마저 도마 위에 올랐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이 개막 휘슬을 불기도 전에 '사상 최악의 대회'를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고 있다.
국제 인권 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30일(한국시간) 공개된 보고서를 통해 이번 여름 월드컵을 찾는 팬들이 "심각한 인권 침해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약속한 '안전하고 포용적인 대회'가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 시위에 대한 엄격한 제한으로 이미 훼손됐다는 평가다.

'축구 축제'인가 '공포의 제전'인가
앰네스티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과 세관국경보호국(CBP)의 무분별한 공권력 행사다. 마스크를 쓰고 무장한 요원들이 이주민과 난민을 임의로 체포하고 구금하는 행위가 월드컵 기간 팬들에게도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티브 콕번 앰네스티 국장은 "미국 정부는 2025년에만 50만 명 이상을 추방했다. 결승전이 열릴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관중석을 여덟 번 채우고도 남는 숫자"라며 "이런 공포 분위기는 축제를 즐기려는 팬들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개최 도시인 댈러스, 휴스턴, 마이애미가 ICE와 맺은 협약도 문제로 지목됐다. 앰네스티는 지역 경찰과 ICE의 협력이 인종 차별적 검문을 강화하고 지역 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ICE를 사실상 '준군사 조직'으로 규정했다. 실제로 ICE는 지난달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도 요원을 파견했고, 현지에서 거센 항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팬들의 발걸음을 막아서는 건 물리적 위협만이 아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알제리, 카보베르데,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등 50개국 팬들은 미국 관광 비자를 받기 위해 최대 1만 5000달러(약 2175만원)의 보증금을 예치해야 한다. 사상 처음 본선 진출권을 따낸 인구 52만 명의 소국 카보베르데 팬들에게 월드컵 관람은 사실상 가산을 탕진해야 하는 불가능한 일이 됐다. 지난주에는 튀니지가 이 명단에 추가됐다.

수익은 FIFA가, 대가는 팬들이
공동 개최국인 멕시코와 캐나다 상황도 다르지 않다. 멕시코는 치안 불안에 대응한다며 군 병력을 포함한 보안 인력 10만 명을 투입해 삼엄한 분위기를 조성했고, 캐나다 토론토는 FIFA 행사를 위해 노숙인 겨울 쉼터를 강제로 폐쇄해 비판을 샀다. 상황이 이토록 엄중함에도 16개 개최 도시 중 인권 보호 계획을 발표한 곳은 단 4곳에 불과하다.
콕번 국장은 "FIFA가 2026 월드컵으로 기록적인 수익을 거두는 동안, 팬과 지역 사회, 선수, 기자들이 그 대가를 치러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초 FIFA 스스로 '중간 위험' 수준으로 판단했던 이 대회는 이제 통제 불능 아노미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평화와 화합의 제전이어야 할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 벌써부터 시커먼 먹구름이 자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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