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괴롭다” 日 Z세대 확산 ‘어텐션 디톡스’란

강창욱 2026. 3. 3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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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전문 리서치 시부야109 랩 조사 결과
“SNS, 인정욕구 충족 아니라 괴로움과 연결”
스마트폰·SNS 거리두기 노력 ‘어텐션 디톡스’
끊기 위한 기성세대 ‘디지털 디톡스’와 달라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 복귀 위한 재충전


일본 젊은층에서 소셜미디어로부터 거리를 두는 ‘어텐션 디톡스’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설문 응답자 70%가 스마트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산책, 독서 등 다른 활동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부야109 랩이 지난 12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도쿄 등 수도권 15~24세 남녀 574명에게 물은 결과 62.2%가 ‘스마트폰 피로를 느낀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79.3%는 최대 원인으로 SNS를 지목했다.

시부야109 랩은 시부야 대표 쇼핑몰 시부야109를 운영하는 시부야109엔터테인먼트 산하의 Z세대 전문 마케팅 리서치 조직이다.

오사다 마이 시부야109 랩 소장은 지난 29일 아사히신문 계열 온라인 매거진 ‘아에라(AERA) 디지털’에 “Z세대가 디지털 환경에서의 커뮤니케이션과 정보량 과다에 지쳐 있다”며 “이런 조짐은 몇 년 전부터 있었는데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다시 한번 가시화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에라는 “Z세대라고 하면 한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즐겁게 SNS로 소통하는 모습을 떠오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이들 사이에서 스마트폰과 SNS에 지치기 시작했다는 조사 결과에 주목했다.

이번 조사에서 SNS 이용 시간을 줄이고 싶다는 응답은 67.6%였다. 소위 Z세대 10명 중 약 7명이 단순히 피로를 느끼는 것을 넘어 SNS를 멀리하고 싶어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응답자는 “(스마트폰을 계속 만지는 것이) 나에게 안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보게 된다”며 “그런 자신에게 짜증이 나고 그 감정에 또 지친다”고 말했다고 시부야109 랩은 전했다.

“이불에 들어간 뒤 스마트폰을 만지는 습관이 있는데 어느새 3시간이 지나 있어 위험하다고 느낀다. 눈이 아프고 수면 부족이라 건강해지고 싶다”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왜 내 사진엔 ‘좋아요’ 안 누를까”

젊은층이 스마트폰이나 SNS를 멀리하고 싶어 하는 건 주목(어텐션)에 대한 피로감 때문이다.

시부야109 랩은 그 피로감을 세 가지로 분류했다. SNS 콘텐츠를 올리거나 보는 등 자신의 행동에서 발생하는 ‘자기 어텐션’, SNS를 통해 주변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생기는 타인 어텐션, 뉴스나 논란 게시물 등 원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유입되는 정보에서 발생하는 ‘정보 어텐션’.


스마트폰 피로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정신을 차려 보니 SNS로 시간이 사라져 있다’(43.1%)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자기 전 계속 보다가 수면 부족이 된다’(36.4%) ‘(화면을) 스크롤할 때마다 새로운 정보가 계속 올라온다’(26.3%) 순이었다.

분류별 항목의 평균 선택 수를 비교했을 때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유발하는 어텐션은 ‘자기 어텐션’으로 나타났다.

이 피로감은 SNS 이용 과정에서 타인의 반응을 확인하고 그 결과 자존감이 떨어지거나 우울감을 느끼는 흐름을 보였다. ‘내가 얼마나 인정받았나’에 계속 시선이 쏠리면서 피로감을 느낀다는 얘기다.

자기 어텐션으로 인한 피로는 불안(32.1%), 공허감(30.4%), 열등감(25.7%)의 형태로 나타났다.

한 고등학생은 조사에서 “(SNS 게시물을) 열심히 올렸는데 ‘좋아요’가 전혀 안 오면 자신감이 떨어진다”며 “‘나는 매력이 없는 건가’ ‘이 친구는 나를 그냥 겉으로만 아는 사이로 생각하는 걸까’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SNS에서 가장 피곤한 것이 자기 어텐션이라고 답한 20대 여성은 크리스마스에 ‘도쿄 크리스마스 마켓’을 방문해 사진을 SNS에 올린 경험을 들었다.

마침 같은 시간에 비슷한 사진을 친구도 올렸는데 그때 ‘좋아요’ 수가 자신보다 친구 쪽이 더 많은 것을 보고 자신에게 부정적 감정이 커졌다고 한다. ‘저 친구는 내 게시물에는 댓글을 안 달면서 이 아이한테는 댓글을 다네’ 같은 비교에 ‘나는 인망이 없나’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오사다 소장은 전했다.

유행 따라가는 것도 힘들다

타인에 대한 어텐션은 따라가기에 대한 압박의 형태를 보였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SNS상에서의 유행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피로나 소외, 불안을 느끼는 식이다.

타인 어텐션에 지친 이들은 불안(37.8%)과 함께 자존감 하락(37.2%)과 고립감(32.7%)을 호소했다.


한 고등학생 응답자는 “(친구가) 최근 유행이나 ‘이거 알아?’라고 물었을 때 모르면 분위기가 어색하다”며 “알고 있어야 대화에 낄 수 있어서 귀찮지만 그래도 화제에서 뒤처지는 건 싫다”고 말했다.

오사다 소장은 “예전에도 학교에서 ‘어제 그 드라마 봤어?’라는 상황은 있었지만 그때는 같은 시간에 하나의 콘텐츠를 보는 게 당연한 시대였다”며 “지금처럼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취향도 다양화된 시대에 다들 아는 걸 따라가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게 있다면 피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보에 대한 어텐션은 자극적인 노출에 중독이나 불안을 느끼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대학생 응답자는 “논란이 된 게시물이나 비방·중상 글이 추천으로 뜬다”며 “마치 집단공격 같은 구조라 기분이 나빠지는데 그래도 왜 논란인지 궁금해서 댓글까지 보게 된다”고 말했다.

정보 어텐션 역시 불안(33.2%)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귀찮음(31.9%), 자존감 하락(31.4%)으로 나타났다.

“SNS가 괴로운 곳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 피로의 배경 감정은 ‘귀찮다’(25.8%) ‘불안을 느낀다’(25.2%) ‘자존감이 낮아진다’(24.4%)가 주를 이뤘다.

인터뷰에서는 “친구와 메시지를 많이 주고받으면 계속 반응해야 해서 점점 귀찮아진다” “가짜 뉴스나 신뢰하기 어려운 내용이 유입돼서 불안해진다” “게시물에 대한 반응이 적으면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확인됐다.


오사다 소장은 SNS가 자존감이 낮아지는 장소가 되고 있다고 아에라에 지적했다. 그는 앞선 20대 여성의 사례를 들어 “SNS는 원래 크리스마스 마켓의 멋진 사진을 올리면서 인정 욕구를 충족시키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올리면 올릴수록 오히려 자신감이 없어진다”고 해설했다.

이어 “자신이 좋아하는 걸 올렸더니 그걸 비방당하고, 거기서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한다”며 “SNS가 젊은층에게 ‘괴롭다는 감정과 연결돼버리는 장소’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젊은층에게 SNS는 흔히 ‘인정욕구를 충족하는 공간’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타인과 연결돼 있다고 느끼는 ‘공간’으로서의 성격이 더 강하다”며 “이 ‘느슨하게 계속 연결된 상태’ 자체도 피로의 원인이 되고 있다”로 해설했다.

앞선 조사에서도 ‘SNS를 통해 인정욕구가 충족된다’고 답한 비율은 39.8%에 그쳤고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어텐션 디톡스, SNS 끊기 아냐

이번 조사에서 SNS나 스마트폰에서 벗어난 시간을 갖고 싶다는 Z세대는 그 시간에 하고 싶은 것으로 휴식(43.6%) 리프레시(41.1%) 한 가지에 집중하는 시간 갖기(37.2%)를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산책(20.2%) 독서(20.2%) 영화관 관람(16.4%) 등을 다수가 선택했다.


보고서는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어텐션 디톡스’를 하고 싶다는 욕구는 이미 실제 소비행동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어텐션 디톡스’는 기존 ‘디지털 디톡스’와 달리 스마트폰이나 SNS를 끊기 위한 시도가 아니라 재충전을 위한 노력으로 해석됐다.

오사다 소장은 “기성세대에게 스마트폰과 SNS는 살아오던 중간에 일상 속으로 들어온 것”이라며 “그게 ‘투 머치(과도한 상태)’라 멀어지자는 행동이 디지털 디톡스”라고 아에라에 설명했다.

그는 “반면 지금의 젊은이에게 디지털은 태어났을 때부터 존재하던 것”이라며 “거기서 완전히 벗어나는 게 목적이 아니라 적절한 거리감으로 리프레시(재충전)한 뒤 다시 디지털 세계로 무사히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의 새로운 행동이 어텐션 디톡스”라고 정의했다.

오사다 소장은 보고서에서 ‘에너지 충전의 기회’로서 어텐션 디톡스 소비가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업 입장에서는 젊은층이 안심하고 스마트폰을 내려놓을 수 있는 오프라인 경험을 설계하고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도예, 뜨개질 같은 공예 체험이나 영화관처럼 양손을 사용해야 하는 활동이나 공간은 ‘어텐션 디톡스의 장’으로 재정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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