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관광 전략, 체류·소비 중심으로 바뀐다

윤일선 2026. 3. 3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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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윤빈 관광마이스국장
500만 관광도시 전략 전환
미식·야간·해양 콘텐츠 확대
부산 해상관광택시가 광안리와 수영강, 해운대 일대를 오가며 운항하는 모습. /부산시 제공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360만명을 돌파한 부산시가 관광 정책의 무게중심을 ‘유치 확대’에서 ‘체류와 소비’로 옮긴다. 방문객 수를 늘리는 단계를 넘어 오래 머물고 더 많이 쓰게 하는 질적 성장 전략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나윤빈 부산시 관광마이스국장은 30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360만 돌파는 부산의 도시 활력이 전 세계로 확장됐다는 의미”라며 “이제는 얼마나 많이 오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머무르고 얼마나 소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은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364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정주 인구 323만9016명을 넘어서는 규모다. 관광객 소비도 1조531억원으로 2018년 집계 이후 최대를 기록하며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 기반도 마련됐다는 평가다.

광안대교에서 열린 ‘브런치 온 더 브릿지’ 행사 현장.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리 위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부산의 해안 경관을 감상하며 브런치를 즐기고 있다. /부산시 제공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부산만의 입체적 도시 구조가 있다. 바다와 도심이 결합한 경관, 미쉐린 가이드로 대표되는 미식 경쟁력, 부산국제영화제와 불꽃축제 등 사계절 이어지는 콘텐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나 국장은 “부산은 오감이 쉴 틈 없이 즐거운 도시”라며 “자연과 도시, 문화가 동시에 작동하는 입체적 관광지”라고 설명했다.

시는 이러한 흐름을 이어 2028년 외국인 관광객 500만명, 관광 지출 1조5000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단순 방문객 증가가 아닌 체류일과 1인당 소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구조로 관광을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관광도시 브랜딩’ ‘관광 경쟁력 강화’ ‘관광 영역 확장’ ‘체험 콘텐츠 확대’ ‘고부가가치 목적 관광 육성’ 등 5대 전략을 추진한다. 특히 김해공항 노선 확대와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 원도심 관광벨트 조성 등 인프라 확충을 통해 관광 수용력을 높이고, 부산·울산·경남을 잇는 초광역 관광권을 구축해 남부권 전체를 하나의 관광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부산 남구 봉오리산에서 바라본 신선·감만 컨테이너터미널 야경. 부산시는 올해 ‘도심 관광’ ‘미식 관광’ ‘야간 관광’ 등의 콘텐츠를 활용해 국내외 관광객 유치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별바다 부산’ ‘광안리 드론라이트 쇼’ ‘더 베이 101’ 등의 야간 관광프로그램이 관광객을 하루 더 머무르게 하는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관광 정책의 중심은 ‘체류형 관광’이다. 해운대와 광안리 중심의 관광 동선을 북항과 원도심, 영도, 기장 등으로 확장하고 국가별 맞춤형 2박3일 이상 코스를 개발해 ‘하루 관광’을 ‘머무는 관광’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야간 관광과 워케이션도 핵심 축이다. 시는 ‘별바다 부산’을 키워드로 야경과 공연, 야시장 등을 결합한 콘텐츠를 확대하고, 해운대·영도 등지에 업무와 휴식을 결합한 워케이션 환경을 구축해 장기 체류 수요를 유도하고 있다.

해양 관광 역시 강화된다. 시는 올 하반기 선박 검사를 마치는 수륙양용 투어버스를 도입하고, 광안리와 수영강, 해운대를 잇는 해상 관광택시 도입도 추진한다. 7개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서핑과 카약, 선셋 프로그램 등 사계절 해양레저 콘텐츠를 확대해 ‘바다 중심 관광도시’ 이미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수륙양용버스 외부 도장을 마친 모습. 부산시는 해양 관광 콘텐츠 강화를 위해 수륙양용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시는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16개 구·군을 대상으로 권역별 특화 콘텐츠 사업을 추진하고, 크루즈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미식 체험 프로그램 등 글로벌 미식관광도시 조성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별바다 부산 나이트 디너 크루즈’와 ‘부산 발코니 뮤직쇼’ 등 야간 관광 특화 프로그램을 통해 체류형 관광을 강화한다.

나 국장은 “24시간 즐길거리 가득한 체류형 관광도시로 도약하겠다”며 “도심·미식·야간 관광이 함께 발전함으로써 부산 전역에 다양한 즐길거리가 확산하고 서로 연결되는 관광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장 다변화 전략도 병행한다. 중화권과 일본이 전체 방문객의 53.5%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인 만큼 이를 유지하면서도, 동남아와 구미주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팬스타그룹의 초대형 연안 유람선 ‘그레이스호’가 부산 앞바다에서 운항하고 있다. /팬스타그룹 제공


부산·울산·경남을 연결하는 초광역 관광권 구축도 추진된다. 부산을 동남권 관광의 관문 도시로 육성하고 인근 지역과 연계한 관광 루트를 확대해 체류 시간을 늘리고 관광 수요를 남부권 전반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관광객 증가는 지역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소비가 1조원을 넘어서며 쇼핑과 음식, 숙박, 전통시장 등 지역 상권 전반으로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관광 스타트업과 청년 일자리도 함께 늘어나며 관광이 지역 산업 성장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는 영화·음악·전시·비즈니스 행사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하나의 브랜드로 연결한 ‘페스티벌 시월’을 통해 도시 관광 수요를 확대하고, MICE 산업과 연계한 고부가가치 관광도 강화할 계획이다.

밤바다 위를 수놓은 드론의 불빛이 부산의 밤 하늘을 물들이고 있다. ‘페스티벌 시월’의 대표 프로그램 ‘월드드론페스티벌’은 기술과 예술이 만난 부산의 새로운 가을 풍경을 보여줬다. /부산시 제공


나 국장은 “관광은 단순한 방문 산업이 아니라 지역 소득과 일자리, 도시 인프라를 함께 바꾸는 정책”이라며 “관광의 성과가 시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는 향후 관광 서비스 품질 개선에도 힘을 쏟는다. 바가지요금 QR 신고 시스템 운영과 착한가격업소 확대, 종사자 교육 등을 통해 관광객 신뢰도를 높이고 재방문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나 국장은 “부산을 다시 찾고 싶은 도시는 결국 편리하고 안심되는 경험에서 시작된다”며 “한 번 방문한 관광객이 스스로 홍보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부산은 바다와 도시, 문화가 결합한 세계적으로 독특한 관광 자산을 가진 도시”라며 “500만 관광객 시대를 넘어 세계인이 찾는 해양·문화 관광 허브 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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