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봇의 놀라운 진화, 손에서 땀을 흘린다

임선영 2026. 3. 3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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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AI미래지도] 샤오미가 발표한 '바이오닉 핸드' 5대 기술 혁신 해부

[임선영 기자]

 중국 샤오미의 휴머노이드 로봇 '사이버원'의 홍보영상.
ⓒ 샤오미
최근 열흘 간에 샤오미는 굵직한 3대 기술 발표를 쏟아냈습니다. 먼저 LLM(대규모언어모델) 분야에서는 2026년 3월 18일 MiMo-V2 시리즈 대형 모델 3종을 동시 공개했는데 추론·에이전트(Agent) 특화 모델 MiMo-V2-Pro, 시각·영상·음성을 통합한 멀티모달 모델 MiMo-V2-Omni, 감성 음성 합성 모델 MiMo-V2-TTS 입니다. 이들을 오픈소스로 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신형 샤오미 SU7(예상판매가 22만 9,900위안~)과 YU7 Ultra 출시, 2026년 한 해 동안 순수 전기차와 주행거리 연장(Range Extender) SUV를 아우르는 최대 6개 신차종을 투입해 연간 55만 대 인도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3월 27일, 샤오미의 1세대 풀사이즈 휴머노이드 로봇 '사이버원'의 차세대 바이오닉 핸드(Bionic Hand) 기술을 공개했습니다.

샤오미가 궁극적으로 구축하려는 것은 '인차가(人車家, 사람·자동차·가정) 전 생태계'이기에 세 가지는 독립된 제품 발표가 아니라 하나의 그림을 구성하는 퍼즐 조각으로 여겨집니다. 오늘은 바이오닉 핸드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1. 테슬라 출신이 가져온 전환점

작년말, 저도 이 내용을 소개하긴 했었습니다만 이렇게 결과물이 빨리 나올 줄은 몰랐네요. 2025년 11월 26일 샤오미의 로봇 개발 부서에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이 있었습니다. 전 테슬라 옵티머스 드렉스터러스 핸드(Dexterous Hand) 팀 핵심 멤버인 루저위(卢泽宇, Zach Lu)가 공식적으로 샤오미에 입사해 로봇 드렉스터러스 핸드 사업 책임자 직을 맡은 것입니다.

루저위는 2023년 싱가폴 국립대학교(NUS)에서 기계공학·로봇·자동화공학 분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테슬라에 합류해 2년 여에 걸쳐 옵티머스 드렉스터러스 핸드의 핵심 개발 전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촉각 센서(tactile sensor) 개념 평가·시제품 검증부터 유사 인간 손의 '촉각 피부(tactile skin)' 개발·통합, 공장 환경에서의 파지(gripping) 및 조작 작업 설계에 이르기까지 하드웨어부터 저수준 감지·구조 설계·제어에 걸친 완전한 경험을 보유한 인물입니다.

입사 후 그는 테슬라에서 쌓은 '센서 융합(sensor fusion)에서 산업 실전 기준'에 이르는 희소한 경험을 샤오미에 이식해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험실 데모에서 대규모 양산 응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마지막 1센티미터' 조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의 합류는 단순한 인재 영입을 넘어 샤오미의 드렉스터러스 핸드 기술이 연구 단계에서 공장 투입 등급의 완성도로 도약하는 예고편이었습니다.

2. 90.2%: 연구실 데모가 아닌 공장 현장에서 개발한 사이버원

앞서 2026년 3월 초, 샤오미 관계자는 자동차 공장의 셀프 태핑 너트(self-tapping nut) 장착 공정에서 사이버원이 3시간 연속 자율 작업을 완수하며 양측 동시 설치 성공률 90.2%를 달성하고 생산 라인의 76초 사이클 타임(cycle time)을 충족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수치가 갖는 의미는 단순한 기술 자랑이 아니라 '실험실 로봇'이라는 한계선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의 정해진 속도와 품질 기준을 지속적으로 충족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입니다.

샤오미는 그 성과에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샤오미 측은 이번 최적화를 통해 공장 작업에 안정적으로 사용 가능한 바이오닉 핸드를 구현하고 작업 성공률을 100%에 근접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그 목표를 향한 기술적 도약이 2026년 3월 27일, 신세대 바이오닉 핸드 솔루션으로 공표되었습니다.

3. 하드웨어 진화: 60% 압축, 64% 자유도 증가

신세대 바이오닉 핸드의 핵심은 '인간 손과의 형태적 동일성'입니다. 샤오미는 기존 228mm×105mm×64mm였던 크기를 187mm×88mm×36mm로 약 60% 압축해 실제 작업자 손 크기와 완전히 동일하게 만들었고 자유도(Degrees of Freedom, DoF)는 64% 증가시켰습니다. 주동 자유도(active DoF)는 83% 향상되었으며 풀 팜(full palm) 촉각 센서(tactile sensor) 커버리지는 8,200mm²에 달합니다.

생체역학 모델 기준 인간 손의 자유도(DoF)는 27개입니다. 샤오미는 이 수준에 근접한 22~27 자유도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를 통해 로봇 손이 단순 파지를 넘어 손바닥 안에서의 정밀 조작(in-hand manipulation)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그러나 소형화와 고자유도를 동시에 추구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근본적인 난제가 드러났습니다. 첫째, 손으로 물건을 잡으면 눈에 보이지 않아서 더 풍부한 촉각 감지를 통해 더 나은 손바닥 내 조작이 가능해야 하지만 풀 팜 촉각 솔루션을 제공하는 바이오닉 핸드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둘째, 촉각 데이터 수집이 효율이 낮은 원격 조작 방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4. 촉각 장갑(Tactile Glove)과 이중 소프트웨어 스택

이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것이 바로 촉각 장갑 방식입니다. 촉각 장갑은 손끝, 손가락 하단, 손바닥을 포함한 풀 팜 촉각을 보다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고 작업자가 장갑을 착용해 직접 조작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대규모 데이터셋을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마모 및 손상 문제를 완화하고 유지 보수도 편리해집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이중 모델 스택이 구현됩니다. '샤오미 로보틱스-0(Xiaomi Robotics-0)'은 시각-언어-행동(Vision-Language-Action, VLA) 통합 모델로 로봇의 상위 인지 및 계획을 담당하며 'TacRefineNet'은 촉각 정보에 특화된 정밀 조작 모델로 실제 물체 접촉 시의 섬세한 제어를 맡습니다. 가상 환경에서 촉각 정보를 융합하고 모방 학습(imitation learning) 및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전략을 적용해 대량의 디지털 부품을 학습·훈련함으로써 인간 손에 근접하는 파지 자세를 생성하는 방식입니다.
 샤오미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장에서 작업하고 있다.
ⓒ 샤오미
5. 생체 모방 발한(Bionic Sweating): 열 관리 혁신

신세대 바이오닉 핸드에서 가장 독창적인 기술은 단연 열 관리(thermal management) 시스템입니다. 자유도를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모터를 좁은 공간에 집적시킨 결과 열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실제 중부하 운용 시 단일 손의 모터 타워 소비 전력이 100W를 초과할 수 있으며, 70% 종합 효율 조건에서 30W 이상이 열에너지로 전환됩니다. 특히 고열 손실이 발생하는 구속 회전(stall) 상태에서 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방출하느냐가 연속 고부하 작업 지속 시간을 직접 결정합니다.

샤오미가 찾은 해법은 인간의 땀샘을 모방하는 것이었습니다. 샤오미는 상온에서 1mL의 물이 증발하면 2,000J 이상의 열을 흡수할 수 있다는 원리에 착안해 컴팩트한 전완부 구조에 금속 3D 프린팅으로 액체 냉각(liquid cooling) 순환 채널을 제작했습니다.

마이크로 펌프(micro pump)를 이용해 모터의 열을 기화 구역으로 이동시켜 증발 흡열 방식으로 신속하게 냉각하는 구조입니다. 실제 테스트에서 이 바이오닉 발한 시스템(bionic sweating system)은 분당 0.5mL의 물을 기화시켜 약 10W의 능동 냉각 성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6. 15만 회, 61시간: 공장에서 단련한 신뢰도

하드웨어의 완성도는 내구성 테스트로 입증됩니다. 샤오미 측에 따르면 신세대 바이오닉 핸드는 15만 회 이상의 파지 동작 반복 사이클 수명을 달성했으며 61시간 연속 테스트를 완료했습니다. 이는 이전 모델이 간단한 조작에서도 1만 회 내에 건(tendon), 스프링, 슬리브(sleeve) 등의 부품이 손상되는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진전입니다.

체적 60% 압축, 풀 팜 촉각 센서 커버리지 8,200mm², 15만 회 파지 수명, 바이오닉 발한 방식의 능동 냉각 — 이 네 가지 성과 각각이 공장 현장 투입을 위한 실질적 기술임을 샤오미는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7. 공장에서 시작해 거실로 향하는 길

촉각 감지 및 공장 검증 노하우는 소프트웨어 스택이 소화해야 할 데이터의 질을 결정하고 고도화된 소프트웨어는 다시 하드웨어의 한계를 밀어붙이는 연속적인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냅니다.

샤오미 CEO 레이쥔은 샤오미가 로봇 분야에 4~5년째 투자하고 있으며 휴머노이드 로봇의 산업 응용 방향을 지속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가전을 통해 이미 수억 명의 일상 속에 들어와 있는 기업입니다. 그 연장선에서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은 샤오미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최종 목적지입니다. 그러나 그 목적지로 가는 길은 거실이 아니라 공장에서 시작됩니다. 업계 전반적으로 공장 → 물류창고 → 상업시설 → 가정의 순서로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현실적인 경로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환경이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공장에서 먼저 신뢰성을 쌓고, 수익 모델을 창출한 후 그 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점점 더 복잡한 환경으로 나아가는 방식입니다. 사이버원의 바이오닉 핸드가 자동차 조립 라인에서 나사를 조이는 것은 그 첫 번째 계단입니다.

공장에서 수익을 내며 기술을 고도화하고, 언젠가 그 손이 가정에서 노인의 약봉지를 열고 아이의 등하교길을 동반하는 날, 레이쥔의 샤오미는 명확한 미래상을 지니고 조용히 현실적인 한 걸음을 내딛고 있는 듯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임선영씨는 중국전문가로 <중국경제미래지도>의 저자입니다. 이 글은 본인의 페이스북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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