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디 갈 거야?" 그 질문에 말문이 턱 막힙니다

김태현 2026. 3. 3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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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디 갈 거야?"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듣는 말이다.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은데, 그 기회를 스스로 닫아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그만큼 신중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만큼, 우리에게 조금 더 시간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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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터고와 일반고를 고민하는 중학생... "너는 어떤 삶을 살고 싶어?"라는 질문을 듣고 싶습니다

[김태현 기자]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넘겼지만, 같은 질문이 반복될수록 마음이 점점 무거워진다.
ⓒ adiyusuf90 on Unsplash
"너는 어디 갈 거야?"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듣는 말이다. 친구들과 복도를 걸어갈 때도, 수업이 끝난 뒤에도, 심지어 집에 돌아가 밥을 먹는 순간에도 이 질문은 따라온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넘겼지만, 같은 질문이 반복될수록 마음이 점점 무거워진다.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완전히 알지 못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나에게 묻는다. 앞으로 어떤 길을 갈 건지, 어떤 직업을 가질 건지, 어떤 삶을 살 건지를 지금 정하라고 한다.

요즘 나는 마이스터고 진학을 고민하고 있다. 취업이 잘 된다는 점,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비교적 빠르게 사회에 나갈 수 있다는 점이 끌린다. 특히 에너지나 설비 같은 분야는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다는 말을 들을 때면, 현실적인 선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마음 한쪽에서는 계속 질문이 생긴다. '이 선택이 정말 맞는 걸까?'

마이스터고를 선택하면 비교적 이른 나이에 진로가 어느 정도 정해진다. 물론 그게 장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다른 가능성을 포기하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은데, 그 기회를 스스로 닫아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변의 말들은 더 혼란을 만든다

"요즘은 기술이 최고야."
"그래도 대학은 가야 하지 않겠어?"

누구의 말이 맞는지 알 수 없다. 아니, 어쩌면 모두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어렵다. 정답이 없는데도, 선택은 반드시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진로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지만, 정작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부족하다. 우리는 선택을 요구받지만, 선택하는 방법은 배우지 못한다. 빠르게 결정을 내리라는 말은 듣지만, 충분히 고민할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학생들은 결국 주변의 기준에 맞춰 선택하게 된다. 성적에 맞춰, 분위기에 맞춰, 혹은 '안전해 보이는 길'을 따라간다. 나 역시 그 흐름 속에 서 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다, 틀리지 않을 선택을 하려는 마음이 더 커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은 이런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빨리 어른이 되어야 할까. 조금 더 돌아가도 괜찮지 않을까. 조금 더 고민해도 괜찮지 않을까. 진로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정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그만큼 신중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는 '신중함'보다는 '속도'를 더 강요받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마이스터고를 갈지, 일반고를 갈지 여전히 고민 중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느끼고 있다. 지금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선택지가 아니라,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기회,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시간,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여유. 이런 것들이 먼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너는 어디 갈 거야?"라는 질문 대신, "너는 어떤 삶을 살고 싶어?"라는 질문을 듣고 싶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만큼, 우리에게 조금 더 시간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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