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제 급증에 ‘2학년 검사’ 투입… 평검사들 “버틸 자신이 없다”

박재현,이서현 2026. 3. 2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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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2학년'으로 불리는 저연차 평검사들이 각 지역 검찰청의 미제 사건 해결을 위해 대거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국민일보 취재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제 사건 해결을 위해 법무부가 각 검찰청에 파견 명령을 내린 2학년 검사는 12명이다.

한 평검사는 "이미 전국 검찰청이 미제로 씨름하고 있는데, 저연차 검사에게 더 많은 미제 사건을 처리하라고 파견 명령을 내리는 건 너무 잔인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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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인력 차출에 업무 공백 늘어
법무부 인사 없이 12명 파견 명령
개혁 파고 앞 간부들 향한 불만도
법무부가 최근 미제 사건 해결을 위해 저연차 평검사를 각 검찰청에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게양된 태극기와 검찰기 모습. 연합뉴스


이른바 ‘2학년’으로 불리는 저연차 평검사들이 각 지역 검찰청의 미제 사건 해결을 위해 대거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사건의 해결이나 수사 주특기와 무관한 미제 처리를 위한 파견은 검찰에서 전례가 없던 일이다. 특검 인력 차출로 인한 일선청의 업무 부담과 검찰개혁의 파고 앞에서 평검사들 사이에서는 “버틸 자신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국민일보 취재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제 사건 해결을 위해 법무부가 각 검찰청에 파견 명령을 내린 2학년 검사는 12명이다. 2학년 검사는 초임지를 거쳐 두 번째 임지에서 일하는 3~4년차 저연차 검사를 뜻한다. 각 지청에서 향후 파견 예정 검사 명단을 공지한 상황이어서 이들의 ‘미제 해결’ 파견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법무부는 정식 인사발령을 내지 않고 ‘미제가 많으니 몇 달만 일해 달라’며 파견 명령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학년 검사들은 하루아침에 자신이 속해 있던 지청에서 수원지검, 청주지검, 서울북부지검,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등으로 파견됐다. 전국 검찰청 미제 사건은 2024년 6만4546건에서 지난해 9만6256건으로 49%가량 급증했고, 지난달 기준으로는 12만1563건으로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수석검사는 “후배 검사가 재판에 다녀왔더니 당장 다음 주부터 다른 곳으로 출근하라는 명령을 법무부로부터 받았다”며 “미제 사건 처리를 위해 하루아침에 근무지가 바뀌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한 평검사는 “이미 전국 검찰청이 미제로 씨름하고 있는데, 저연차 검사에게 더 많은 미제 사건을 처리하라고 파견 명령을 내리는 건 너무 잔인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법무부의 이 같은 검사 파견은 연이은 특검으로 인한 인력 차출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3월 사직서를 낸 검사는 58명이고, 5개 특검에 파견된 인력 67명을 합치면 모두 125명이 현장을 떠났다. 일선 검사는 특검·사직 등으로 떠난 동료의 사건까지 떠맡아야 한다. 사명감으로 버텨온 평검사들조차 업무 부담이 임계점에 이르면서 1차 특검 공소유지팀 지원이나 사직으로 이탈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평검사들이 과로로 쓰러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울산지검과 대전지검 천안지청의 평검사들은 과로로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기류로 평검사 다수가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사직자 175명 중 평검사는 66명이었다.

검찰청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 역시 평검사들이 사기를 잃게 했다. 여권은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천명하면서도 정작 수사·기소·공소유지까지 담당하는 특검을 연이어 출범시켰다. 한 부부장검사는 “검찰의 권한을 빼앗고, 악마화하면서도 정작 특검 등을 통해 일은 더 많이 하라는데,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책임 있는 검찰 고위 간부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자 후배 검사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검찰청 폐지, 미제 사건 중첩 등의 위기 상황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에 닻을 올린 상황에서도 공소 취소의 주체인 검찰은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한 대검찰청 간부는 “앞으로 안 좋은 일밖에 없을 텐데 후배들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고 했다.

박재현 이서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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