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중간선거 이기는 것으로는 부족"…뉴욕시도 反 트럼프 시위
전쟁·ICE·헌법 등 다양한 구호 등장
중간선거에서 정부 심판 목소리 커
탄핵 언급하는 시민들 적지 않아

"저희는 부모이고, 민주적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이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 일환으로 집회에서 항의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28일(현지시간) 오후 2시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일대는 '노 킹스'(No Kings)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수십만 명의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노 킹스 시위는 '미국에 왕은 없다'는 의미의 반(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위로, 이날 시위대는 센트럴파크에서 그랜드 센트럴 역까지 6번가와 7번가의 도로 위에서 약 1.6㎞를 행진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제시카 문(40)은 "혼란과 (법질서 등의) 파괴가 우리의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감각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이것이 미래 세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 매우 우려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녀와 남편이 들고 있는 팻말에는 'We the People'(우리 국민은)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이 세 단어는 미국 연방 헌법 서문의 첫 세 단어다. 이 문구는 미국의 권력이 왕이나 특정 지배층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상징한다. 제시카 문과 그녀의 남편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권재민의 원칙을 어기고 있다는 의미에서 헌법 서문의 첫 세 단어가 적힌 팻말을 들고 왔다고 설명했다.

시위대는 침착하지만, 그 열기가 뜨거웠다. 6번가와 7번가 각각 3차선의 도로 위로 사람들이 빼곡하게 모여서 이동했다. 누군가 '오오~ 예예~'라고 선창을 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는 물러나야 한다'(Oh~Yeh~ Donald Trump has to got to go), '주권자는 우리이며!, 우리가 잘못된 권력을 바꾼다!'(We the People! People Power!) 등의 구호를 노래로 만들어 함께 불렀다.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연령도, 인종도, 직업도 다양했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근무자, 회계사, 작가, 은퇴자 등등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이를 데리고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점도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민주주의를 지켜라', 'ICE(이민세관단속국) 반대', '전쟁 반대' 등 다양한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도로를 점령했다. 한 부부는 아이가 시위를 잘 볼 수 있도록 어깨 위로 앉히고, 도로 가장자리의 의자 위로 올라가 전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공통으로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밝힌 리사(49)는 "트럼프는 표현의 자유, 투표권, 언론의 자유 등 민주주의의 기반이 되는 모든 것을 억압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아니라 왕이 되려고 하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미국인 남성 존 루이스(58) 역시 " 트럼프 행정부의 문제가 너무 많지만, 가장 큰 문제는 그가 정부를 마치 왕처럼 운영한다는 점이다. 의회나 국민의 의견을 거의 반영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한 노부부는 "우리가 모두 행동하길 바란다. 상원에서 67표만 있으면 탄핵이 가능하다"며 "중간선거에서 이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노부부는 "JD밴스 부통령은 트럼프보다 똑똑하지만, 이성적이지 않다. 그도 물러나야 한다. 밴스 부통령의 부인이 인도계 이민자 출신이다. 그는 적어도 이민 정책을 비판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 남성 시위자는 기자의 국적을 묻고는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과의 관계에서도 좋지 않은 선택을 해왔다. 관세를 부과하고, 이란 전쟁 등을 일으킨 매우 나쁜 행정부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많은 구호가 보이는데 무엇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고개를 저으며 "문제가 너무 많아서 한 가지만 꼽을 수 없다"며 "중간 선거에서 우리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 특파원=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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