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 대체자 찾기 대실패, 김진규는 스타일이 아예 다르다… 최악의 빌드업으로 일관한 이유

김정용 기자 2026. 3. 29.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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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메이커라고 다 똑같은 게 아니다.

황인범의 자리에 기계적으로 김진규를 투입했을 때, 한국은 기존 빌드업 방식을 유지할 수 없었다.

황인범 대신 김진규만 갈아 끼우는 게 아니고, 김진규의 공 전개 방식이 구현될 수 있도록 구도를 만들어야 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황인범이 부상 등의 이유로 결장하는 일이 생긴다면 이런 김진규 사용법으로 대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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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규(오른쪽).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플레이메이커라고 다 똑같은 게 아니다. 황인범의 자리에 기계적으로 김진규를 투입했을 때, 한국은 기존 빌드업 방식을 유지할 수 없었다.

28일(한국시간) 영국 밀턴케인스의 스타디움MK에서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가진 한국이 코트디부아르에 0-4로 패배했다.

앞선 A매치 3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가 끊겼다. 지난해 브라질전 0-5 패배에 이어 다시 대패를 당했다.

이번 경기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마지막 단계다. 코트디부아르전에 이어 4월 1일 오스트리아전까지 친선경기 2연전을 치르며 월드컵을 위한 마지막 옥석 고르기와 조직력 다지기 작업을 진행한다.

여러모로 부진했던 이 경기에서 눈에 띈 점 중 하나는 빌드업이 전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전까지는 괜찮았다"고 했는데, 이때도 한국이 공을 오래 잡고 있다가 가끔 전방으로 빠르게 넘기는 플레이가 먹혔을 뿐 후방 빌드업을 통해 앞까지 공을 전달한 상황은 매우 드물었다. 공은 뒤에서만 왔다갔다 하다가 결국 조현우 골키퍼가 뻥 차는 식으로 넘어가곤 했다.

3-4-2-1 대형에서 한국 스리백 앞에는 박진섭과 김진규 두 미드필더가 있었다. 박진섭은 박용우, 원두재 등이 줄부상을 당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의 대체자다. 김진규는 대표팀 붙박이 주전 황인범을 대체했다. 박진섭이 수비형, 김진규가 좀 더 공격적인 미드필더였다.

그런데 두 미드필더가 스리백 앞에서 3-2 구조를 만들어 요즘 유행하는 빌드업 방식의 구도를 재현하긴 했지만, 실제로 공이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박진섭과 김진규는 수비를 보면서 공을 받으므로 상대 진영은 등진 상태였다. 몸을 스스로 돌리지 못하면, 할 수 있는 건 백 패스가 전부였다. 때로는 미드필더 중 한 명이 뒤로 더 내려가서 수비수 김민재 옆으로 자리잡으며 앞을 바라보는 상태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엔 앞을 보긴 했으나 자신이 뒤로 내려왔으므로 공을 받아 줄 미드필더가 부족한 상태를 자초했다. 역시 빌드업은 잘 되지 않았다.

결국 상대 압박이 강하지 않을 때는 앞으로 몸을 돌릴 수 있는 선수, 그리고 패스만으로 풀어나가기 힘들 때는 직접 공을 몰고 전진하면서 빌드업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둘 다 황인범이 가진 능력이다.

김진규는 K리그1 정상급이자 국가대표급 미드필더가 분명하지만, 스타일이 황인범과는 다르다. 공을 잡았을 때 제자리에서 하는 키핑, 짧고 긴 패스를 통한 공격 전개, 그리고 공 없을 때 움직임으로 전방까지 올라가는 플레이가 두루 가능하다. 하지만 직접 공을 몰고 전개하는 상황은 드물다. 공이 없을 때 역동적이고, 공을 잡으면 정적인 선수다.

황인범(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진규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이론상 스스로 공을 잡고 운반할 수 있는 미드필더가 파트너로 존재해야 한다. 지난해 K리그1 우승팀 전북현대에서는 강상윤이 그런 동료였다. 이번 대표팀은 파트너가 더 정적인 박진섭이라 둘의 단점만 동시에 부각됐다. 김진규와 백승호를 조합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홍 감독은 좀 더 덩치가 큰 미드필더를 한 명 두고 싶어하는 성향이다.

황인범 대신 김진규만 갈아 끼우는 게 아니고, 김진규의 공 전개 방식이 구현될 수 있도록 구도를 만들어야 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황인범이 부상 등의 이유로 결장하는 일이 생긴다면 이런 김진규 사용법으로 대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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