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급하다고 '마구잡이 축구' 하는 게 국가대표의 전술인가

김정용 기자 2026. 3. 29.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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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막판에 마음만 급해지고 공격의 정교함은 오히려 떨어진다.

한국에서 제일 축구를 잘 하는데다 유럽파가 과반수인 팀의 경기라기에는 막판 허둥대는 모습이 기대 이하였다.

그러면 상대는 패스로 쉽게 빠져나가고, 오히려 압박하러 간 한국 공격수는 이후 수비에 기여하지 못하는 잉여자원이 되고 만다.

이날 한국의 경기 막판 모습이 그렇게 지리멸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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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경기 막판에 마음만 급해지고 공격의 정교함은 오히려 떨어진다. 처음 보는 모습도 아니다. 한국에서 제일 축구를 잘 하는데다 유럽파가 과반수인 팀의 경기라기에는 막판 허둥대는 모습이 기대 이하였다.

28일(한국시간) 영국 밀턴케인스의 스타디움MK에서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가진 한국이 코트디부아르에 0-4로 패배했다.

앞선 A매치 3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가 끊겼다. 지난해 브라질전 0-5 패배에 이어 다시 대패를 당했다.

이번 경기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마지막 단계다. 코트디부아르전에 이어 4월 1일 오스트리아전까지 친선경기 2연전을 치르며 월드컵을 위한 마지막 옥석 고르기와 조직력 다지기 작업을 진행한다.

초중반에도 상대가 과감하게 확 덤벼들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개인돌파를 당하고, 실점까지 이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한국 수비는 전술부터 개인적 대응까지 다 기대 이하였다. 가장 대인방어가 좋은 김민재를 스위퍼 자리에 배치해 아예 상대 선수를 일대일로 막을 기회조차 주지 않는 배치, 스토퍼 자리에 있는 선수들의 소극적인 경합 등의 문제가 반복됐다.

여기에 더해, 한국이 이번 경기뿐 아니라 고질적으로 보이는 단점은 마음이 급해졌을 때 플레이까지 급해지는 양상이다. 홍명보 감독이 지시하는 전술이든, 선수 각자의 판단이든 체계가 무너지는 걸 볼 수 있었다. 선수들은 팀 단위 압박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혼자 공 가진 선수에게 압박하러 들어가곤 했다. 그러면 상대는 패스로 쉽게 빠져나가고, 오히려 압박하러 간 한국 공격수는 이후 수비에 기여하지 못하는 잉여자원이 되고 만다. 코트디부아르가 더 쉽게 공격하도록 도와주는 나쁜 압박이었다.

실점하는 조현우(한국)와 득점하는 에반 게상(코트디부아르). 게티이미지코리아
양현준(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끝까지 경기 강도를 유지하는 건 원래 어려운 일이지만 이번 경기는 FIFA가 더 많은 교체를 허용했기 때문에 8명이나 되는 카드를 썼다. 즉 경기 막판에 뛰고 있던 필드 플레이어 중 단 두 명을 뺀 모든 선수는 출장시간이 최대 45분, 짧으면 단 몇 분이었다는 뜻이다. 전속력 질주를 계속 반복하면서 상대보다 높은 집중력을 보여야 했다. 그런데 상대가 공격할 때 근처에 있는 한국 선수가 따라가는 시늉만 하고 진짜 전속력으로 붙지 않는 모습, 상대가 돌파해 들어올 때 바짝 막지 않고 여유를 준 채 수비하는 시늉만 하는 모습 등이 보였다. 이런 문제가 쌓여 네 번째 실점으로 이어졌다.

경기 막판까지 정신 똑바로 차리고 공통된 전술에서 뛰어야 한다. 어느 선수는 느슨해지고 어느 선수는 혼자 흥분하는 등 제각각이 되면 축구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날 한국의 경기 막판 모습이 그렇게 지리멸렬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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