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내 공 못 친다는 근자감으로" 만루에서 눈빛 돌변한 롯데 신인, 아버지 앞 데뷔전에서 첫 세이브까지 [IS 인터뷰]

윤승재 2026. 3. 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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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롯데 박정민. 대구=윤승재 기자


'그냥 2루타 한 대 맞자.'

믿었던 클로저가 눈앞에서 무너졌다.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김원중이 9회말 1사 2, 3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맞고 강판됐다. 뒤를 이은 선수는 올해 입단한 대졸 신인 박정민. KBO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그에게 3점 차 승계 주자 위기는 가혹해 보였다.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했다. 박정민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이어 대타 전병우에게 연거푸 볼 3개를 던진 뒤 결국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장타 한 방이면 역전까지 허용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 다음 타자는 삼성의 홈런 타자 김영웅이었다.

하지만 박정민은 가장 큰 위기에서 안정을 찾았다. 체인지업을 연거푸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더니, 149km/h의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기세를 올린 박정민은 후속 타자 박세혁마저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경기를 매조지했다.

롯데 박정민. 롯데 제공

박정민의 활약으로 롯데는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6-3으로 승리했다. 7회까지 6-0으로 앞서던 롯데는 8회 1점을 내준 뒤, 9회 이재현-김성윤-구자욱-디아즈에게 4연속 안타를 맞으며 추가 2실점했다. 마무리 김원중의 난조로 분위기가 급격히 넘어가는 흐름이었으나, 신인 박정민의 패기가 개막전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후 만난 박정민은 "마운드에서 정신을 차리고 긴장감을 이겨냈는데, 던지고 돌아오니 꿈꾸는 것 같고 당장 이 순간이 믿기지 않는다. 첫 등판을 한 건지, 세이브를 올린 건지 기억이 잘 안 난다"며 신인다운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만루 상황에서의 승부를 묻자 눈빛이 돌변했다. 그는 "'내가 생각한 곳으로만 공을 던지면 상대가 못 친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승부했다"며 "초반에 공이 날려서 빠르게 영점을 조정했다. (김영웅과의 승부에선) '그냥 2루타 맞자. 맞더라도 전력으로 후회 없이 스트라이크를 던지자'는 생각뿐이었다"고 돌아봤다.

롯데 송성빈-박정민. 롯데 제공

위기를 넘긴 뒤에야 비로소 안도의 미소를 지었던 그는 "마지막 삼진 순간이 너무 짜릿했다. 자면서 꿈에 나올 것 같다"며 "마지막 끝내던 장면이 너무 생생해 앞으로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세이브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관중석에 아버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박정민은 "어머니는 못 오셨지만, 아버지가 친구분들과 함께 야구장을 찾으셨다"고 말했다. 데뷔 첫날부터 강렬한 투구를 선보인 아들은 아버지에게 잊지 못할 최고의 선물을 안겼다. 

대구=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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