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란이 만든 드론, 어쩌다 미군까지 쓰게 됐을까 [테크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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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통신, 바이오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하지만 너무나 생소한 기술 이야기를 쉽게 풀어 전해 드립니다.
샤헤드-136은 삼각 날개와 피스톤 엔진이 특징적인 드론입니다.
장엄한 분노 작전을 책임지고 있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지난해 샤헤드-136을 빼닮은 루카스(LUCAS) 드론을 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군은 이미 수년 전 이란의 샤헤드-136을 포획해 미국으로 보낸 상태였고, 미국 기업들이 역공학을 수행해 루카스라는 드론으로 재발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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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입증하며 美, 유럽도 베껴 제조해
지난 4년간 전장 용도에 맞춰 끊임없이 진화
편집자주
AI, 반도체, 통신, 바이오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하지만 너무나 생소한 기술 이야기를 쉽게 풀어 전해 드립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까지, 지난 4년간 전쟁을 바꿔 놓은 무기는 자폭 드론 '샤헤드-136'입니다. 꽁무니에 프로펠러를 달고 있는 가오리 모양 비행체로, 목표 지점에 도달하면 지상과 충돌해 폭발하지요. 원래는 국제 제재로 고급 무기를 수입하지 못하게 된 이란이 고육지책으로 만든 급조 무기였지만, 이제는 미군까지 베껴 사용할 만큼 진가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싸구려 부품 모아 만든 이란제 드론

샤헤드-136은 삼각 날개와 피스톤 엔진이 특징적인 드론입니다. 뭉툭한 코 부위에 50㎏ 폭발물을 달고 최장 2500㎞를 시속 100~200㎞로 비행합니다. 이 드론은 양산 가격을 낮추기 위해 최대한 저렴하고 흔한 부품을 사용한 게 핵심입니다. 엔진인 MD-550은 1980년대 개발돼 현재 수많은 중국 기업들이 라이센스 생산하는 제품이며, 항법용 컴퓨터는 영국산 교육용 컴퓨터 라즈베리파이 4입니다. 대당 가격은 5000달러(약 750만원)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이란은 2000년대 초 동맹 관계인 중동 민병대, 무장 집단 등에 샤헤드-136을 공급해 왔습니다. 느리지만 먼 거리를 배회하는 샤헤드-136은 중동 내 서구 군대 기지, 이스라엘군 등에 상당한 위협이었지요.
하지만 이 무기가 본격적으로 현대전을 바꾸기 시작한 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부터입니다. 러시아는 샤헤드-136을 '게란-2'라는 명칭으로 바꿔 자체 생산했고, 이제는 매일 1000대 넘는 드론을 우크라이나에 날려 보낼 만큼 막대한 양산 능력을 갖췄습니다. 대당 수백만원에 불과한 드론을 잡기 위해 수억원대 요격 미사일을 소모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우크라이나 또한 샤헤드에 대항하기 위해 저렴한 드론 요격체 개발에 몰두했고, 오늘날 우크라이나 전장은 사람이나 전차가 아닌 드론이 전쟁의 향방을 바꾸고 있습니다.
미군, 유럽도 사용하는 무기로 탈바꿈

아이러니하게도 샤헤드-136은 이란 최대의 수출 실적을 기록한 무기가 됐습니다. 이제는 미국, 유럽 군대에서도 샤헤드-136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엄한 분노 작전을 책임지고 있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지난해 샤헤드-136을 빼닮은 루카스(LUCAS) 드론을 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루카스 드론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스펙터웍스'라는 방위산업체에서 제조합니다. 이 드론은 실제로 샤헤드-136을 역공학(제품을 분해한 뒤 구조를 역으로 추론해 베끼는 것)해 만든 무기입니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군은 이미 수년 전 이란의 샤헤드-136을 포획해 미국으로 보낸 상태였고, 미국 기업들이 역공학을 수행해 루카스라는 드론으로 재발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인근 국가이자 러시아의 도발에 맞서 국방력을 증강하고 있는 폴란드 또한 지난해 말 샤헤드-136과 똑같이 생긴 신형 드론을 내놨고, 독일 퀀텀 시스템은 샤헤드-136을 베낀 드론으로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 회원국들에 훈련용 샤헤드-136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장에 맞춰 끊임없는 진화

샤헤드-136의 무서운 점은 단순히 염가 무기라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진화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러시아는 자국산 샤헤드-136인 게란-2에 다양한 센서를 부착해 다용도로 사용 중입니다. 예를 들어 폭탄이 아닌 가짜 신호 발생 장치를 탑재한 게란-2는 적군의 주의를 끄는 '미끼 드론'으로 쓸 수 있습니다.
미군의 루카스는 샤헤드-136과 매우 흡사하지만, 스타링크 수신기를 달아 인터넷 위성 통신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덕분에 통신 수단이 없는 오지에서도 안정적인 원격 조종과 유도 기능을 발휘할 수 있어 더욱 치명적인 무기가 됐지요.
러시아는 게란-3이라는 개량형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샤헤드-136의 MD550 피스톤 엔진을 러시아산 제트 엔진으로 갈아 끼운 제품입니다. 속도는 기존 샤헤드-136 대비 거의 3배 늘어난 시속 600㎞에 달하며, 동체 전체를 검게 칠해 야간 비행을 할 경우 맨눈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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