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 30홈런 유격수' vs '무실책 유격수' 꼭 하나만 골라야 하나? 김주원이라면 둘 다 가능하다

배지헌 기자 2026. 3. 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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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5실책 스트레스에 '무실책 유격수' 선택?
-선배 박민우 "그러면 연봉 안 오른다" 현실적인 일침
-3할 30홈런과 안정적 수비,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주원과 박민우(사진=NC)

[더게이트]

3할 타율에 30홈런을 치는 유격수냐, 2할 5푼을 치더라도 실책이 하나도 없는 유격수냐.

지난 26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KBO 미디어데이에서 NC 다이노스의 간판 유격수 김주원이 마주한 난제다. 행사 2부 막바지에 진행된 밸런스 게임에서 이 질문을 받은 김주원은 '타율 0.250에 무실책 철통수비 유격수'를 골랐다. "3할 30홈런 타자도 너무 탐나지만, 무실책이라는 단어가 너무 꽂혔다"는 이유다.

김주원이 무실책을 선택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김주원은 지난 시즌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9, 15홈런, 44도루, 65타점, OPS 0.830의 성적을 거두며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6.33승을 기록,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명실상부 리그 최고 유격수로 올라섰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NC 김주원. (사진=NC 다이노스)

시범경기 5실책 스트레스였나

다만 유격수 수비에서 다소 많은 실책이 본인은 못내 아쉬운 듯하다. 김주원은 1군 주전으로 자리 잡은 2023시즌 30개, 2024시즌 18개에 이어 지난 시즌에는 29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했다. WBC를 마치고 돌아온 뒤 치른 시범경기 4경기에서도 실책 5개가 쏟아졌고, 지난 21일 수원 KT전에서는 한 경기에 실책 2개를 범하기도 했다. 실책 스트레스가 어찌나 컸으면 '2할 5푼을 치더라도 실책 없는 유격수'를 골랐을까 싶다.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난 김주원은 시범경기 실책이 잦았던 이유에 대해 "WBC 이후 체력적인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돌아와서 몸무게를 재보니 4~5kg 정도 빠져 있더라. 나름대로 잘 챙겨 먹었는데, 압박감 있는 경기를 계속 많이 치르다 보니 체중 변화로 나타난 것 같다"고 고백했다.

다만 시범경기 실책 중 일부는 정규시즌을 앞두고 의도를 갖고 시도한 테스트 과정에서 나온 것이기도 했다. 김주원은 "개막 전 시범경기 동안 시도해 보고 싶었던 게 있었다"면서 "(KT전) 첫 실책은 마침 딱 그런 타구가 와서 시도했던 것이고, 두 번째는 타구에 맞게 대응했어야 했는데 마음이 앞서 무리하게 하다가 실수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사실 실책 개수와 유격수의 수비력이 꼭 반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스타 유격수 출신으로 누구보다 수비를 중시하는 류지현 감독이 WBC 전 경기 주전 유격수로 기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김주원의 수비력을 방증한다. 김주원은 "수준 높은 선수들과 경기하며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며 "(8강전 때는) 그라운드 사정이 좋아 타구가 계산대로 오더라. 그런 압박감 속에서 큰 실수 없이 플레이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큰 플러스였다"고 밝혔다.
박민우와 이호준 감독, 김주원(사진=NC)

"2할 5푼에 무실책이면 연봉 안 올라" 박민우 팩폭에 드러난 진심

하지만 밸런스 게임으로 돌아가 '시범경기 실책을 의식해 '무실책 유격수'를 고른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김주원은 "3할 30홈런도 너무 멋있고 탐나는데, 여기에 무실책까지 딱 들어가면 진짜 퍼펙트할 것 같다"며 여전히 수비 완벽주의를 고집했다.

그러자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선배 박민우가 '팩폭'을 날렸다. 박민우는 "이렇게 팬들을 의식해서 발언하는 문화는 좀 바뀌어야 한다. 냉정하게 말해서 2할 5푼에 무실책이면 네 연봉은 안 오른다"고 꼬집었다. 이어 "3할에 30홈런을 치면 실책 30개를 해도 된다. 유격수가 3할 30홈런을 치는 게 팀 승리를 더 많이 가져다주고 연봉도 훨씬 많이 받는다"고 강조했다.

박민우는 또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로 따져도 3할 30홈런이면 8승은 될 것이고, 2할 5푼이면 무실책이어도 4승이 안 될 것"이라며 "타율이 2할 5푼이면 무실책이라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배의 논리적인 설득에 결국 김주원도 "마음은 무실책인데, 냉정하게 정말 하고 싶은 건 3할 30홈런"이라면서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렇다고 수비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어려운 타구를 잡으려다 나오는 실책도 있지 않냐'는 질문에 "그런 식의 실책은 그래도 괜찮은 것 같다"면서도 "쉬운 타구를 놓치는 게 제일 열받는다. 누가 봐도, 제가 생각해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건데 놓치면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김주원은 "작년보다 더 잘해야 한다. 타격도 중요하겠지만 실책 개수를 많이 줄여야 한다"면서 "수비에 집중하면서 타격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따지고 보면 3할 30홈런과 무실책 가운데 굳이 하나를 고를 필요가 있을까 싶다. 엄청난 공격력과 탄탄한 수비력, 둘 다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바로 김주원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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