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수식어 아쉽다는 '김미영 잡는' 김미영, '신용 칼잡이' 될까
거상 김만덕은 조선왕조실록에도 이름이 오른 여성 리더입니다. 부모를 잃고 힘겹게 살았지만, 혼자 힘으로 사업에 뛰어들어 부를 쌓았고, 이를 가난한 사람들과 나눈 삶의 가치가 실록에도 남게 된 거죠. 그가 처했던 상황, 문제의식 그리고 걸어왔던 길은 지금과도 통합니다. 유리천장은 아직도 튼튼하니까요. '오늘의 김만덕 이야기'를 매주 전합니다. <편집자말>
[이주연, 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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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5일 신임 신용정보원장 후보로 단독추천된 김미영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
| ⓒ SBS 보도화면 갈무리 |
지난 25일 신용정보원 원장후보추천위원회는 '김미영 잡는 김미영'으로 잘 알려져 있는 김미영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신용정보원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습니다. 그동안 신용정보원장은 주로 고학력자나 금융위원회 출신이 맡아왔는데요, 그와 같은 일종의 관례를 깬 선택입니다. 김 후보가 취임하면 신용정보원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여성 원장을 맞이하게 됩니다.
김 후보는 '입지전적'이란 표현과 잘 어울리는 인물입니다. 1985년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은행에 입사한 그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동국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금감원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여성 최초로 검사역을 맡으면서 그 이름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고, '김미영 팀장'으로 대변되는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릴 때 불법금융대응단장을 맡으면서 더 유명해졌죠.
그리고 2023년 5월에 금감원 부원장으로 발탁됐습니다. 역시 여성으로서는 최초였습니다. 앞서 소개한 <중앙일보> 보도는 그때 나왔던 것이었는데요. 인터뷰 기사 제목은 '여성·고졸 이중벽 깼다'였습니다. 2024년 7월 11일자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는 더욱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는 '늘 최초 여성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사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최초 여성' '최초 내부 출신' 등의 수식어가 없는 사회다... (중략) 남자 직원이 승진했다고 하면 커리어나 전문성에 포커싱이 되지만 나의 경우는 '최초 여성'이라는 점이 주목받았다. 어떤 능력을 발휘했는지, 어떤 전문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각되지 않았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제가 되긴 하지만 이런 부분은 좀 아쉽다. 커리어가 모델이 되어야 하고, 성별이 모델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성과 인권] 제주청년센터 홍보영상 논란... 핵심은 "불쾌감이 아니라 공적책무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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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논란에 휩싸인 제주청년센터 홍보영상 관련 jtbc 보도영상 |
| ⓒ jtbc 유튜브 갈무리 |
이로인해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결국 다음 날(24일) 제주청년센터는 2차 사과문을 통해 "해당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현저히 부족했음을 통절히 실감한다"며 "해당 영상의 기획 및 승인 과정에 참여한 관계자들에 대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습니다. 잘못된 기획을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따라 잘못된 영상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 다음이 오히려 더 큰 문제인 거죠. 영상 제작 이후 누군가는 잘못을 지적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 영상 자체가 게시 되는 일이 없었어야 됐습니다. 공공기관으로서 최소한 있어야 할 '게이트 키핑' 과정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이 심각한 문제입니다.
"논란 이후의 대응 또한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해당 기관은 공적 콘텐츠로 인한 문제 발생에 대해 책임을 명확히 인정하기보다, 이를 해프닝이나 오해로 축소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책임은 '불쾌감을 유발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공적 책무를 위반했는지에 있다." - 3월 24일, 사단법인 제주여성인권연대 성명서 중 일부
제주청년센터는 "해당 영상의 승인과정에 참여한 관계자들에게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조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지켜보겠습니다.
[여성과 정치]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 국회의 책임은 없습니까?
남양주 교제 폭력·스토킹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2주가 흘렀습니다.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24일 전체회의에서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에게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국가가 적절한 도움을 주지 못해, 막을 수 있었던 비극적인 죽음을 막지 못했다"라며 "피해자는 보호조치 공백 상태에 놓여 있었다, 공백 상태에 대해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경찰 보호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당 이주희 의원 역시 "스토킹·교제폭력 피해 사례를 전수조사해서 그 중 제도의 허점이 드러난 사례를 추적해 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라며 "(더불어) 가해자에 대한 감시 관리 체계를 법무부 등이 아닌 성평등가족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맞습니다. 공권력에 보호를 요청했던 이 여성이 왜 죽어야만 했는지 하나하나 톺아봐야 합니다. 그래서 제도의 공백을 메워나가야 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국회의 직무유기도 따져 봐야하지 않을까요.
그 '공백'을 채우고자 이미 수많은 법안이 발의돼 있습니다. 친밀한 관계 폭력 범죄를 가정폭력 범죄와 동일하게 취급하자는 취지의 가정폭력 처벌법 개정안, 2024년 7월 이미 발의돼 있습니다. 별도의 교제폭력 처벌법을 신설하자는 법안 역시 같은 시기 발의됐습니다. 스토킹처벌법을 개정해 교제폭력 피해자에 대한 조처를 하자는 개정안 역시 2024년 11월 발의됐습니다. 관련 법만 스무 개에 달합니다.
발의 후 국회는 뭘 했나요. 법제사법위원회 처리만을 '촉구'하고 있었나요. '촉구'면 국회의 역할을 다 한 것일까요. 자성이 먼저 필요합니다. 더 이상 단 한 명의 여성도 교제폭력으로 사망해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가져야 할 곳, 국회입니다. 말 만으로는 그 어떤 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원민경 장관도 이날 회의에서 "하루빨리 (스토킹처벌)법이 개정돼 피해자를 공백 없이 보호하고 이후 더 필요한 논의가 있다면 (추가 대책을) 진행하는 것이 맞겠다"라며 "아직도 스토킹처벌법이 개정되지 않아 매우 유감"이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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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026년 2월 18일(현지시간) 청소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독 소송 증언을 위해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1심 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
| ⓒ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2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고등법원 배심원단은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Meta)와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에 각각 420만 달러(한화로 약 62억 원), 180만 달러(한화로 약 26억 원) 배상을 결정했습니다.
소송을 제기한 사람, 20세 미국 여성 케일리(Kaley)입니다. 케일리는 6세 때부터 유튜브를 썼고 9세 때부터 인스타그램을 이용했다고 하는데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며 중독성 있는 플랫폼 사용이 반복됐고, 마르고 아름다운 몸을 다룬 콘텐츠로 가득한 피드를 '무한 스크롤'하며 지냈다고 합니다. 이 같은 일상으로 인해 케일리는 우울증·자살 충동 등을 겪게 됐다고 주장했는데요. 법정에서 케일리는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기 전에는 내 몸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배심원단은 메타와 유튜브가 자사 플랫폼이 미성년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알았음에도, 사용자에게 적절히 경고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원고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판결했습니다. 원고 측 변호인은 "배심원단이 이 기업들이 아이들보다 수익을 선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그 의미를 평가했습니다.
메타와 유튜브는 그녀가 겪은 정신 건강 문제는 그녀의 가정사·학습 장애 등에 의한 것이라며 소셜 미디어 사용과의 연관성을 부인했습니다. 두 기업은 항소를 예고하고 있는데요. 항소에서 이번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이번 평결이 확정되면 향후 다른 재판에서도 유사한 결론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공영라디오(NPR)는 이 판결 소식을 전하며 미 전역에서 유사 소송이 2000건 가량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SNS 중독 문제,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죠. 지난 1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내놓은 '2025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가 인스타그램(87.1%)으로 조사됐습니다. 95.1%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3.3시간을 시청한다고 하는데요. 매일 3.3시간을 갉아먹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동영상,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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