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인아, 세 턴째에 돌아와줘" 사자군단 안방마님의 간청, 농담처럼 말했지만 반쯤은 진심이다

배지헌 기자 2026. 3. 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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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태인, 팔꿈치 굴곡근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 제외
- 4월 복귀 목표…선발 로테이션 3번 거를 예정
- 강민호 "원태인만 오면 10개 구단 중 안 밀리는 선발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구자욱과 강민호(사진=삼성)

[더게이트=잠실]

"(원)태인이한테 말했어요. '두 턴까지는 내가 봐줄테니까 세 턴째에 들어오라'고요."

27일 공개된 2026 KBO리그 개막 엔트리에는 보이는 이름보다 보이지 않는 이름들이 더 화제다. 다음주 등판 예정인 리그 대표 좌완 에이스 류현진·양현종이 제외됐고, 또 다른 베테랑 좌완 김광현은 어깨 수술로 빠졌다.

여기에 눈에 띄는 또 하나의 빈자리. 삼성 라이온즈의 국내 에이스 원태인도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중요한 고비마다 선발 등판해 팀을 구했던 원태인은 현재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 중이라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구자욱과 박진만 감독, 강민호(사진=삼성)

4월 복귀 목표로 재활 중인 원태인

원태인은 지난 2월 초 괌 1차 스프링캠프 훈련 도중 오른쪽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다. 귀국 후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팔꿈치 굴곡근 1단계 손상 진단이 나왔고, 3주 휴식 소견이 뒤따랐다. 이 부상으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서도 하차해야 했다.

이후 요코하마에서 재활 치료를 진행한 끝에 3월 6일 손상 부위의 90% 이상이 회복됐다는 진단을 받고 캐치볼을 재개했다. 현재는 차근차근 투구 수를 늘려가며 4월 복귀를 준비 중이다. 삼성 구단은 개막 후 선발 로테이션 3번 정도를 거르고 1군에 올라온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원태인은 삼성은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다. 데뷔 3년차인 2021년 14승을 시작으로 2022년 10승을 거뒀고, 2024년에는 15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지난해도 12승으로 국내 투수 최다승을 기록했다. 7시즌 통산 187경기 68승 50패, 평균자책 3.77에 탈삼진 734개. 가장 믿음직한 국내 선발 자원으로 자리매김해온 에이스의 건강한 복귀는 올시즌 삼성의 우승 도전에 필수 조건이다.

동료들도 원태인의 합류를 애타게 기다린다. 특히 오랜 시간 배터리를 함께해온 베테랑 포수 강민호가 그렇다.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난 강민호는 특유의 서글서글한 웃음과 함께 원태인과 나눈 대화를 털어놨다.

강민호는 "태인이한테 말했다. '두 턴까지는 내가 봐줄테니까 세 턴째에 들어와'라고 했다"면서 "NC전에 돌아오라고 날짜까지 일단 줘놨다. 본인이 결정을 하겠죠"란 말로 은근한 압박(?)도 잊지 않았다. 삼성은 4월 10일부터 12일까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3연전을 치른다. 그 타이밍에 맞춰 원태인이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팀은 원태인 선수만 들어오면 10개 구단 중에서 밀리지 않는 선발진이 된다"면서 삼성 국내 선발진에 자신감을 보인 강민호다. 강민호는 "최원태 선수도 작년 이후 많이 좋아졌고, 이승현 선수도 군 입대를 앞두고 정신을 차려서(웃음) 구위가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며 "원태인 선수가 돌아왔을 때 정말 강력한 선발진이 완성되지 않을까 싶다. 박진만 감독님이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른 피 에이스 원태인(사진=삼성)

매닝 부상 이탈에 더 간절한 원태인 복귀

원태인의 초반 공백은 외국인 투수 맷 매닝의 부상 이탈과 맞물려 더 아쉬움을 준다. 외국인 에이스로 기대하고 영입한 매닝은 지난달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100만 달러를 주고 영입한 외국인 투수가 공 한 개도 못 던지고 사실상 시즌아웃된 셈이다.

삼성은 아직 매닝을 웨이버 공시하지 않은 채 카드로 쥐고 있다. 임시 대체 선수로 데려온 호주 출신 잭 오러클린이 당장 공백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WBC 호주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오러클린이지만 긴 이닝과 긴 시즌을 소화하는 능력은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삼성 관계자는 "물론 대체 외국인 선수는 계속해서 물색하는 중"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오러클린이 잘 적응해서 좋은 투구를 해주는 게 최선"이라고 밝혔다.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미야지 유라 역시 시범경기에서 일본 시절과는 달라진 메커니즘으로 제구 불안을 드러낸 만큼, 삼성은 오러클린을 중심에 놓고 다양한 가능성을 살피면서 고민할 전망이다. 시즌 초반 이래저래 변수가 많은 삼성 마운드, 푸른 피 에이스의 복귀가 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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