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벚꽃 성지’에 대형 가림막 등장… 사상 처음

강창욱 2026. 3. 2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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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대표 벚꽃 명소에 시야를 가리는 대형 현수막이 처음으로 설치됐다.

TV아사히는 도쿄 메구로구 나카메구로 벚꽃 축제 현장에 '정체금지' '일방통행'이라고 적힌 핑크색 현수막이 설치된 모습을 27일 보도했다.

공사장을 연상시키는 색깔과 설치 방식이 벚꽃 명소에 어울리지 않았다.

일본 관광 명소에서 시야를 막는 가림막은 2024년 5월 야마나시현 가와구치코에서 설치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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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따라 만발한 벚꽃 유명한 나카메구로
일부 다리에 ‘정체금지’ 적힌 현수막 설치
사진 찍으려 멈춰서는 곳… 원천차단 조치
일본 도쿄 내 벚꽃 명소로 유명한 나카메구로의 한 다리 위에 '정체금지'라고 적힌 분홍색 가림막이 설치된 모습. TV아사히 보도 영상


일본 도쿄 대표 벚꽃 명소에 시야를 가리는 대형 현수막이 처음으로 설치됐다. 사진 촬영을 위해 인파가 몰리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TV아사히는 도쿄 메구로구 나카메구로 벚꽃 축제 현장에 ‘정체금지’ ‘일방통행’이라고 적힌 핑크색 현수막이 설치된 모습을 27일 보도했다. 이런 막이 설치된 건 올해가 처음이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현수막이 설치된 장소는 나카메구로역에서 약 130m 떨어져 있는 다리 ‘히노데바시’의 난간이다. 나카메구로 일대에는 길이 15m, 폭 5m 정도의 다리 10여개가 일정 간격으로 메구로강을 가로지르고 있다. 역에서 가장 가까운 히노데바시는 메구로강을 따라 걷는 벚꽃길의 출발점 같은 곳이다. 벚꽃철 이 일대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지나는 장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매년 3월 말이면 히노데바시를 비롯해 메구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서 강변을 따라 만발한 벚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축제 기간에는 사람과 차량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방문객이 다리 위에 멈춰 서는 것을 금지한다. 곳곳에 배치된 교통 통제 요원들은 다리 위에서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외국인들과 실랑이를 벌이다시피 한다. 일본에선 길을 막는 행위가 민폐로 여겨진다.

올해 가림막 같은 현수막은 히노데바시 등 일부 장소에만 설치됐다. 히노데바시의 경우 기자가 방문했던 지난해 3월 말에는 난간에 현수막 대신 노란색과 검은색이 번갈아 교차하는 색깔의 두꺼운 테이프를 여러 겹으로 쳐서 강 방향 시야를 막았었다. 공사장을 연상시키는 색깔과 설치 방식이 벚꽃 명소에 어울리지 않았다. 분홍색 현수막은 이를 대체한 수단으로 보인다.

일본 관광 명소에서 시야를 막는 가림막은 2024년 5월 야마나시현 가와구치코에서 설치된 적이 있다. 편의점 뒤로 웅장하게 솟은 후지산을 찍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장소에 시야 차단용 막을 설치했었다. 사진 촬영 행위보다도 무단 횡단과 쓰레기 투기가 늘어난 게 원인이었다.

나카메구로에 사실상의 가림막이 쳐진 배경에도 비슷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지난해 축제 기간 메구로강 주변 길에는 버려진 쓰레기가 넘쳐났다고 TV아사히는 설명했다. 방문객들이 다리 위 차로를 수시로 횡단하면서 차량 통행에도 지장이 생겼다.

가림막 설치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경치가 좋은 장소인데 시야가 막혀서 아쉽다”는 방문객이 있는 반면 “많은 사람의 안전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조치 아니겠느냐”는 사람도 있었다.

40대 주민은 TV아사히에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외국인도 많아서 대응으로 시도해볼 가치는 있다고 본다”며 “최소한의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관을 해치려고 한 게 아니라 저기가 가장 심하니까 설치한 게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축제 주최 측인 나카메구로역 앞 상점가의 모토하시 다케아키 이사장은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고 방송에 설명했다. 그는 “강 주변 도로는 폭이 4미터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좁다”며 “사람이 가득 찼을 때 차량이 들어오면 어떻게 될지 그런 위험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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