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2000원, 지금이라도 넣어야"…2차 최고가격제에도 불안한 기름값 [데일리안이 간다 139]

허찬영 2026. 3. 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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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7일 0시부터 휘발유와 경유 도매가격 상한을 올리면서 주유소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당장 큰 폭의 가격 인상에 나선 주유소는 많지 않지만, 시민들은 기름값 상승을 우려해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아 이동하는 모습이다.

기자가 찾은 영등포역 인근 주유소 기름값(휘발유 기준)은 1798원으로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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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석유 최고가격제에 따라 보통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 지정
27일 오전 9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ℓ당 1830.2원…전날 대비 10.8원 올라
최고가격에 주유소 마진 등 더하면 소비자 가격 2000원 넘어설 전망
기름값 상승 전 주유하려는 시민들 주유소 몰려…"100원이라도 쌀 때 넣으려고"
정부가 27일 0시부터 휘발유와 경유 도매가격 상한을 올린 가운데 서울 여의도의 한 주유소는2000원이 넘는 가격을 내걸었다.ⓒ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정부가 27일 0시부터 휘발유와 경유 도매가격 상한을 올리면서 주유소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당장 큰 폭의 가격 인상에 나선 주유소는 많지 않지만, 시민들은 기름값 상승을 우려해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아 이동하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에서 다음 달 9일까지 2주간 적용할 2차 석유 최고가격 지정안을 발표했다. 보통 휘발유는 1934원, 자동차 및 선박용 경유는 1923원, 실내 등유는 1530원으로 각각 지정됐다. 이는 1차 석유 최고가격 대비 210원씩 오른 수준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1830.2원으로 전날보다 10.8원 올랐다. 경유 가격도 1826.3원으로 10.5원 상승했다. 2차 최고가격제 시행 영향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전국 휘발유 가격은 중동 사태 이후 지난 10일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 25일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각에서는 주유소 휘발유·경유 판매가격이 ℓ당 2000원대를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석유 최고가격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격 기준이다. 실제 판매가격에는 여기에 주유소 마진과 운영비 등이 추가로 반영된다. 최고가격 보통 휘발유 기준 1934원에 주유소 평균 마진인 100원과 운영비 등을 더하면 소비자 가격은 2000원을 넘어설 수 있다.

현재까지 기름값이 ℓ당 2000원을 넘는 주유소는 극히 일부지만 통상 주유소가 5일에서 최대 2주 정도의 재고를 보유하는 점을 고려하면 내주부터 소비자 가격 인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서울 영등포역 인근 한 주유소에는 기름을 넣기 위해 찾아온 차량들로 가득했다.ⓒ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이날 데일리안이 찾은 서울 시내 주유소에는 한시라도 빨리 기름을 넣으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 주유소 진입로에는 차량이 줄지어 서 있기도 했다.

기자가 찾은 영등포역 인근 주유소 기름값(휘발유 기준)은 1798원으로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보다 낮았다. 다만, 당산역이나 여의도역 인근 주유소는 각각 1995원, 2010원으로 이미 평균 가격을 넘어서기도 했다.

영등포역 인근 주유소에서 만난 장민현(39)씨는 "어제 저녁에 뉴스를 보니 조만간 기름값이 2000원을 넘을 거라더라. 그래서 100원이라도 더 쌀 때 넣어두려고 시간 내서 주유소를 찾았다"며 "진짜로 2000원이 되면 기름 넣기 무서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한 주유소의 휘발유, 경유 가격.ⓒ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김승민(45)씨도 "요즘 기름값이 하도 올라서 한 달 주유비가 체감될 정도로 늘었다"며 "원래는 5만원 단위로 끊어서 주유하는데 이제는 저렴한 주유소만 보이면 무조건 가득 채우고 본다"고 했다.

물류 배송 일을 한다는 윤성수(35)씨는 "정부에서 가격 상한선을 정한다고 해서 기름값이 어느 정도 잡힐 걸 기대했는데 그것보다 국제 유가가 오르는 속도가 더 빠르니 너무 벅차다. 주유소 한 번 올 때마다 두 눈을 질끈 감게 된다"며 "근처에서 가장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는 게 일상이 됐다"고 토로했다.

한 주유소 직원 박모(50대)씨는 "최고가격제 발표 소식에 어젯밤부터 사람이 많이 몰렸다"고 말했다. 이어 "정유사에서 받아오는 가격에 마진만 조금 남기는 수준인데 기름값이 비싸다고 짜증 내는 고객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2000원까지 오르면 손님이 끊길까 걱정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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