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인수한 라인야후가 그리고 있는 그림은?

김남규 2026. 3. 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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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가 일본 라인야후에 인수됐다. 지난해부터 본사인 카카오가 매각 의지를 보였으며, 라인이 나설 수도 있다는 루머가 돌았었는데, 결국 현실이 됐다.

공시에 따르면 라인야후가 직접 인수한 것은 아니라, 라인야후가 출자한 투자 목적 법인 ‘LAAA(엘트리플에이) 인베스트먼트’가 카카오로부터 카카오게임즈 지분 일부를 인수하고, 카카오게임즈가 발행하는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에 참여하는 형태다.

거래가 5월 중 완료되면 LAAA 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게임즈의 최대주주가 되며, 카카오는 2대 주주로서 카카오게임즈와 전략적 협력을 이어가게 된다.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의 지분 37.5%를 보유하고 있었다.

카카오게임즈

이번 거래를 위해 2400억 규모의 신주가 발행됐으며, 600억 전환사채도 발행되는 만큼, 거래가 완료되면 카카오게임즈에 약 3000억원 정도의 신규 자금이 투입되게 된다.

이번 공시에서는 카카오가 지분을 얼마나 매각하는지 구체적인 수량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LAAA(엘트리플에이) 인베스트먼트가 신주 구입을 통해 약 16%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고, 최대 주주가 바뀌려면 30% 이상 지분을 보유해야 하는 만큼, 카카오가 보유 지분의 절반 정도를 넘기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현재 카카오가 보유 중인 지분인 33,730,000주의 절반 정도를 LAAA(엘트리플에이) 인베스트먼트가 구입하면 카카오게임즈 전체 주식의 약 32%를 확보하게 된다.

2400억 규모의 유상증자

카카오가 카카오게임즈를 매각하게 된 이유는 명확하다. 이전부터 카카오톡과 AI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주력 사업 모델이 아닌 자회사들을 모두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기 때문이다.

예전 카카오 게임하기가 흥행하던 시절에는 카카오게임즈가 자사의 주요 IP인 카카오프렌즈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캐시카우였다. 카카오톡 사용자들을 계속 유지시키는 주요 콘텐츠이기도 했고,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프렌즈로 게임을 만들 때마다 막대한 라이선스 비용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할 때 계열사 디스카운트도 없었다.

하지만, 현재의 카카오게임즈는 5분기 연속 적자 상태가 되면서, 캐시카우가 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캐주얼 게임 라인업이 아니라 ‘오딘 발할라 라이징’으로 대표되는 하드코어 게임이 주력 수입원이기 때문에, 카카오톡과 직접적인 시너지 효과도 없어졌다.

다만, 카카오가 게임산업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고 카카오게임즈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보유 지분의 절반은 계속 남겨둔 것은, 직접 관리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라인야후가 카카오게임즈를 잘 활용해서, 보유하고 있는 지분 가치를 끌어올려주기를 바라는 상황으로 보인다.

라인야후

카카오가 매각한 이유가 명확한 만큼, 이번 거래의 핵심은 라인야후가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느냐는 것이다. 적자 상태의 기업을 인수하겠다는 것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답이 없는 상황으로 몰려 있는 라인게임즈를 카카오게임즈와 합쳐서 상황을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이번 거래가 진행됐다는 추측이 많다. 라인게임즈는 2017년 설립 이후 연간 적자가 계속 이어지면서 2024년 말 기준 결손금이 약 3021억원에 달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으며, 2대 주주인 홍콩계 투자법인 앵쿼에쿼티파트너스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된 라인게임즈

현재는 라인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 모두 합병 가능성에 대해서 선을 긋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이번 계약에는 임직원의 고용 안정과 기존 근로조건의 승계를 명문화했으며, 당분간 사명 변경 계획도 없다고 한다.

또한, 같은 라인야후 소속이긴 하지만, 이번 거래의 주체는 LAAA 인베스트먼트이며, 라인게임즈의 최대 주주인 Z 인터미디엇 글로벌 코퍼레이션과는 별개의 법인인 만큼, 합병 과정이 쉬운 것도 아니다. 특수관계인 거래로 분류되기 때문에 여러 기관에서 주시하기 때문이다. 라인게임즈 실적이 개선되거나, 아니면 카카오게임즈가 라인게임즈 손해를 감당할 수 있을만큼 흑자 기업이 되면 모를까, 지금 당장 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여러모로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향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으나, 지금 당장은 라인게임즈와의 합병 추진이 쉽지 않은 만큼, 라인야후가 현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즈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원래 라인게임즈가 맡아야 했던 라인 플랫폼의 게임 콘텐츠를 책임지는 공급자 역할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다양한 캐주얼 게임을 개발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동남아 시장에서 관심도가 높은 MMORPG 라인업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일본 및 동남아 시장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라인 플랫폼의 마케팅 효과, 결제 편의성 등이 더해지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오딘Q’ 등을 준비 중인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아키에이지 크로니클’를 준비 중인 엑스엘게임즈 등 개발력을 갖춘 자회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라인게임즈보다 강력한 콘텐츠 공급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과 동남아에서 절대적인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라인 플랫폼

본인들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주인이 바뀌게 됐지만,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도 나쁜 상황은 아니다. 개발 자금 확보를 위해 넵튠까지 매각한 상황에서 추가 자금 3000억이 확보됐으며, 해외 시장 개척이 중요한 시점에 동남아 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는 라인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아무런 플랫폼 지원없이 자력으로 해외 시장에 도전해야 했던 ‘오딘 발할라 라이징’ 때와 달리 ‘오딘Q’는 꽤 든든한 지원을 받으면서 해외 진출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에 밀려 2인자 취급을 받고 있지만, 일본 및 동남아에서는 카카오톡이 발 끝도 못 따라갈 정도로 라인의 지배력이 절대적이다.

또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IPO에도 새로운 변수가 생길 수 있어 보인다. 이재명 정부가 중복 상장을 철저히 막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보니 넷마블 네오도 상장 포기를 선언했지만, 카카오가 아닌 라인야후 산하 개발사가 된 것이 변수가 될 수 있어 보인다. 물론, 카카오 산하에서 빠졌다고 하더라도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사이니, 중복 상장 규제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에서 실적을 올린다면 일본쪽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

실적 개선의 선봉장이 되어야 하는 오딘Q

카카오게임즈 주가를 보면 매각 소식이 발표됐을 때 잠깐 주가가 치솟았으나, 지금은 발표되기 전 주가로 다시 돌아간 상태다. 라인야후의 뒷배경인 소프트뱅크 때문에 잠깐 기대감이 생겼으나, 사업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 아니며, 2400억 규모의 신주 발행으로 주식수가 대폭 증가해 한주당 가치는 오히려 예전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신작 출시가 지연되고 있어, 2분기까지는 흑자 전환도 쉽지 않다.

매각 소식 때 잠깐 치솟았다가 다시 제자리로 내려온 카카오게임즈 주가

결국 라인야후로 주인이 변경되긴 했으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3분기에 출시될 ‘오딘Q’를 시작으로, 신작들이 실적을 내줘야 이번 거래가 의미가 있어진다. 카카오게임즈가 준비 중인 신작들이 라인야후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을 완성시켜줄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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