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전역 사거리’ 日무기 개발 美 전폭 지원

강창욱 2026. 3. 2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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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일본의 초고속 활공탄 개발에 3억4000만 달러(약 5116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국무부는 2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일본이 자체 개발 중인 개량형 초고속 활공탄(HVGP)의 능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장비와 용역 제공을 승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사거리가 약 수백㎞인 초기형 초고속 활공탄을 개발한 상태다.

미국 입장에서 초고속 활공탄 개발 지원은 중국 견제 비용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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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3억4000만 달러 지원키로
일본 요청 수용… 군사원조 일환
궤도 바꾸며 시속 6000㎞ 날아가
센가쿠 열도 분쟁 등 중국 염두
장거리화… 사실상 공격능력 확보
일본 방위장비청이 2024년 7월 영상으로 공개한 초고속 활공탄(HVGP) 시험 발사 장면.


미국이 일본의 초고속 활공탄 개발에 3억4000만 달러(약 5116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국무부는 2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일본이 자체 개발 중인 개량형 초고속 활공탄(HVGP)의 능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장비와 용역 제공을 승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원 규모는 모두 3억4000만 달러 상당이다.

이번 결정은 일본에 대한 대외유상군사원조(FMS)의 일환이라고 국무부는 설명했다. 국무부를 이를 승인하고 의회에 통보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26일 전했다.

초고속 활공탄은 마하 5(시속 6125㎞) 이상의 극초음속으로 궤도를 바꿔가며 목표에 접근할 수 있는 미사일 체계다. 빠른 속도에다 궤도까지 변경할 수 있어서 기존 미사일 방어 체계로는 요격이 어렵다.

앞서 일본 정부는 초고속 활공탄 성능 향상을 위한 장비 및 용역 구매를 미국에 요청했다. 시험장(사격장)과 물·가스·전기 등 시험시설 지원부터 시험 계획 수립 및 데이터 제공, 양국에서의 조정 회의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됐다.

국무부는 “외딴 섬들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함으로써 일본이 현재와 미래의 위협에 대처하는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일본은 이러한 물품과 서비스를 자국 군에 통합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거리 1000㎞ 넘는 개량형 개발… 중국 염두
일본은 사거리가 약 수백㎞인 초기형 초고속 활공탄을 개발한 상태다. 이 무기는 이달 말 중부 육상자위대 후지 기지에 배치된다. 방위성은 내년 3월 말까지인 2026회계연도 내 홋카이도 가미후라노 기지, 미야자키현 에비노 기지 등으로 배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1000㎞ 이상 날아갈 수 있는 개량형을 개발해 2030년 초에는 실전에 배치할 계획이다. 사거리는 최대 3000㎞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의 지원은 이 속도를 앞당기기 위한 협력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에 초고속 활공탄은 도서 방어 전략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우선 염두에 둔 지역은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가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다.

중국은 군경을 동원해 센가쿠 열도 일대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멀리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방어 수단’이 필요하다는 게 일본 입장이다. 미 국무부가 지원 효과로 밝힌 ‘일본의 도서 방어 능력 강화’도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전권 부인’ 헌법 9조 해석 확대 연장선
미국 입장에서 초고속 활공탄 개발 지원은 중국 견제 비용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직접 개입하지 않아도 동맹국이 먼저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방식으로 전방 억지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이 장거리 초고속 활공탄을 갖게 되면 역할에도 변화가 생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국방 체계는 방어 목적으로 한정돼 공격 능력에 제한을 받아 왔다. 장거리 타격 능력을 확보하면 사실상 공격 능력까지 보유한 나라로 성격이 바뀐다. 일본은 이를 ‘반격 능력’이라고 부른다.

초고속 활공탄은 일본 주변 해역에 접근하는 적대 함정을 겨냥해 설계된 무기다. 개발 중인 개량형은 미사일 발사 시설 등 지상 목표물까지로 타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거리 역시 동아시아 전역을 포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초고속 활공탄 고도화는 일본 스스로 전력(군대) 보유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헌법 9조의 해석을 확대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공격 능력을 명시적으로 갖기 위해서는 헌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국내외 저항으로 쉽지 않은 만큼 일본 정부는 해석을 넓히는 방식으로 군사력 범위 확대를 시도해왔다.

최근 중동 전쟁 격화, 중국과의 영유권 긴장 고조 등 안보 환경 악화는 일본의 움직임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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