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운용, 리파인 상대 공개 질의…"법원에 거짓말했거나 회계오류거나"
법원 서면과 재무제표, 둘 중 하나는 틀렸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코스닥 상장사 리파인이 교환사채(EB) 관련 89억원대 회계 손실을 두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머스트자산운용과의 소송에서 법원에 제출한 해명이, 역설적으로 89억원의 파생상품 손실이 회계 오류임을 자인하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리파인의 2대 주주인 머스트자산운용은 오는 31일 예정된 리파인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이 같은 모순을 겨냥한 공개 질의서를 발표했다.
리파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189억원으로 전년(205억원)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06억원에서 91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EB에 내재된 파생상품(교환권)의 평가손실 약 89억원이 금융비용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현금 유출이 수반되지 않는 회계상 비용이다.
EB의 교환권은 주가가 오를수록 발행 회사에 손실로 잡힌다. 회사와 최대주주 리얼티파인(LS증권·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도 지난해 7월 EB 조기 행사 당시 언론을 통해 "주가 상승에 따른 파생상품 평가손실 우려"를 사유로 내세웠다.
그런데 법원에 제출된 해명은 달랐다.
머스트운용에 따르면 리얼티파인은 배임 논란이 불거진 교환사채 발행 무효 소송(서울동부지방법원 2025가합101564) 과정에서 "1회차 이자 수령 시점에 조기 행사하기로 이미 내부 확정된 상태였다"고 법원에 준비 서면을 제출했다. 처음부터 주식으로 바꿀 것이었으므로 6%라는 고금리 이자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논리다. 리얼티파인은 EB를 발행 3개월 만에 조기 행사했다.
이 같은 진술에 따르면, 회사의 회계 인식이 잘못됐다는 것이 머스트의 지적이다.
머스트는 "조기 행사가 발행 시점부터 확정돼 있었다면, 시가 변동에 따른 파생상품 평가손실 89억원을 손익계산서에 반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확정된 계약은 파생상품의 변동성을 인식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대형 회계법인의 감사본부 및 심리실 확인을 거쳤다고 부연했다.
머스트 주장에 따르면, 리파인은 두 가지 굴레 중 하나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법원 진술이 진실이라면 발행 당시부터 행사가 확정된 계약임에도 89억원의 파생상품 손실을 장부에 반영해 실적을 왜곡한 회계처리 오류가 된다. 감사보고서 재발행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대로 법원에 제출한 서면이 거짓이라면 조기 행사 계획 없이 최대주주에게 고금리 이자를 몰아주려다 주가 급등으로 실적이 악화되자 뒤늦게 행사를 결정한 것이며, 법원에는 배임 회피용 허위 진술을 한 셈이 된다.
머스트운용은 조기 행사 사유가 파생상품 평가손실에 대한 걱정 때문인지, 아니면 발행 시점부터 조기 행사가 계획돼 있었기 때문인지 명확히 설명해달라고 했다.
이어 "(법원 진술대로) 조기 행사가 계획돼 있었다면 금융부채 손실이 손익계산서에 잡힌 배경과 회계처리가 적절하다는 근거를 설명해달라"며 "조기 행사 계획을 발행 당시 공시에 누락하고 회계법인에도 알리지 않아 회계처리가 잘못된 것이냐, 회계법인에 알렸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냐, 아니면 법원에 사실과 다른 준비서면을 제출한 것이냐"고 압박했다.
아울러 머스트운용은 EB 발행에 찬성 의결한 LS증권 측의 조주영·박수진, 스톤브릿지캐피탈 측의 현승윤·성익환, 사외이사 윤승현 등 5명 이사의 재선임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파인과 리얼티파인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리파인을 위해 의사결정할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머스트운용은 교환사채발행무효 소송과 함께 이사들을 상대로 한 주주대표소송(2025가합101615)을 병행하고 있다.
한편 리얼티파인의 법원 진술 자체가 궁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처음부터 지분 확보가 목적이었다면, 고금리 이자를 지급하고 복잡한 절차를 거치는 EB 대신 블록딜로 자사주를 인수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딜을 주도한 인력들이 과거 투자했던 반도체 기업 ISC는 2022년 연 5% 금리의 EB를 발행한 이후 지금까지도 주식으로 교환하지 않고 이자를 받고 있다. 회사로부터 고금리 이자를 챙기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기 때문이다. ISC는 LS증권의 리파인 투자제안서에도 선례로 언급돼있다.
리파인의 최대주주 역시 ISC처럼 장기간 고금리 이자를 수취하며 남겨둘 구조를 설계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머스트운용이 지분을 공시하고 문제를 삼기 시작하자 부랴부랴 행사에 나섰다는 것이 머스트의 분석이다. 법원에 낸 "처음부터 조기 행사가 계획됐다"는 서면은 배임 혐의를 벗기 위한 사후적 해명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머스트의 공개 질의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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