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건 중 4건은 거래 취소...강남 아파트 신고가 파동의 전말
공동주택(아파트) 실거래 가격 통계는 2006년 1월 1일부터 도입돼 올해로 20주년을 맞는다. 2006년부터 2025년까지 축적된 아파트 매매가 정보는 총 1063만 63건. 오마이뉴스는 3월 한달간 한국도시연구소와 공동으로, 대한민국 20년 아파트 실거래가 분석을 진행했다. 1063만 건의 방대한 거래 데이터를 통해 지난 20년간 '아파트 주소'가 한국의 자산 격차를 얼마나 심화시켰는지를 들여다봤다. <편집자말>
[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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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큰폭으로 오르면서 고가 아파트 소유자들의 보유세액도 많게는 5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17일 국토교통부가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 공시가격 변동률과 그에 따른 보유세액을 추정한 결과 강남3구 및 마포, 용산, 성동 등 한강벨트권의 보유세도 공시가격 급등에 따라 상승이 예상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3구 아파트 모습. 2026.3.17 |
| ⓒ 연합뉴스 |
<오마이뉴스>는 한국도시연구소가 집계한 2022년 1월~2025년 12월 3년간 서울 아파트(1만6398개 단지) 월별 평균 실거래가격 자료를 활용해 월별 신고가 경신 건수를 집계해본 결과, 서울시 아파트 신고가 건수가 가장 많았던 때는 지난 2025년 6월(1604건)과 2025년 3월(1268건) 순으로 나타났다. 분석 기간 3년을 통틀어 신고가 거래 건수가 1000건이 넘었던 것은 2025년 3월이 최초였는데, 그만큼 신고가 거래가 이례적으로 많았다는 방증이다.
신고가 파동이 처음 들이닥친 2025년 3월은, 서울시(시장 오세훈)가 강남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때이기도 하다. 당시 서울시는 '과감한 규제 완화로 시민 재산권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2025년 2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삼성동, 청담동, 송파구 잠실동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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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서울 아파트 신고가 거래 건수, 2025년 3월과 6월 신고가 거래 급증이 눈에 띈다. |
| ⓒ 신상호 |
이같은 급등세는 서울시가 지난해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황급히 재지정한 뒤에야 주춤해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뒤인 4월 강남구 신고가 거래는 56건, 송파구 41건, 서초구 20건으로 3월과 비교하면 400건 이상 급감한 수치다.
신고가 2차 파동이 있었던 2025년 6월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 직후다. 한국은행(총재 이챵용)은 지난 5월 29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0.25%p 인하했다. 인하 직후인 2025년 6월 서울시 아파트 신고가 거래 건수는 1604건으로 급증했다. 전달(919건)과 비교하면, 74.5% 증가한 수치고, 전년 6월(535건)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강남구(233건), 서초구(142건), 송파구(117건) 등 강남 3개구에서 신고가 아파트 거래가 폭증했다.
강남 3구를 비롯 성동구(141건), 마포구(130)건, 양천구(121건) 등에서도 신고가 아파트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신고가 파동이 강남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6월 신고가 파동은 강남을 비롯한 서울 전역에 걸쳐 나타난 것이다.
서울 아파트 신고가 파동은 지난해 10월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진정 국면에 접어든다. 당시 정부는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전세 보증금을 끼고 돈을 빌려 집을 사들이는 갭투기를 금지하는 내용의 투기 억제책을 발표했다. 대책 발표 이후인 2025년 11월 서울 아파트 신고가 거래 건수는 862건으로, 10월(1562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12월에도 990건으로 1000건 미만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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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파트 월별 거래 해제 건수. 2025년 급증했다. |
| ⓒ 신상호 |
신고 취소 6240건 가운데, 아파트 최고가 거래를 신고한 뒤 해제한 건수는 1801건에 달했다. 특히 매매가가 높은 서초구와 용산구, 강남구, 송파구 등에서 아파트 최고가를 신고했다가 취소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가 거래를 신고했다가 계약을 해제한 비율을 보면 서초구(47.5%), 용산구(45.2%), 강남구(44.6%), 송파구(41.4%) 등으로 나타났다. 최고가 거래 신고 중 10건 중 4건은 취소했다는 뜻이다. 이는 아파트 최고가를 신고하고 이후 계약을 취소하는 형태의 '가격 띄우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정밀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아파트 최고가 계약을 신고한 뒤 취소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띄우는 불법 부동산 업자들의 사례는 지속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X에 공개한 자료를 보면, 시세보다 높은 금액으로 매매 계약을 신고한 뒤 취소하는 방식 등의 불법 행위로 경찰에 단속된 인원은 총 44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도 지난 2월부터 허위거래 신고 등 부동산 거래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를 집중 수사 중인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단속보다는 현행 아파트 가격 신고제도 자체를 고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통계를 보면 서울도 의심 사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당국이 허위 거래 단속을 하더라도, 허위거래를 한 뒤 나중에 신고를 취소하는 형태로 매매가를 띄우는 것을 완전히 근절하긴 어렵다"면서 "신고 접수 과정에서 이상 거래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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