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한 번도 증명하지 못한 과제, 넓은 공간 어떻게 메울건데? 2연전에 주어진 결정적 질문

김정용 기자 2026. 3. 2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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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월드컵에서 플랜 A로 쓸까 고려하는 전술은 필연적으로 경기장 곳곳에 빈 공간을 노출하며, 이를 커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숙제를 푼 적은 없다. 이번 2연전에서 증명해내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한국은 2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밀턴케인스의 스타디움 MK에서 코트디부아르, 1일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 하펠 슈타디온에서 오스트리아와 두 차례 평가전을 갖는다. 오는 6월 시작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소집이다.

홍 감독은 여전히 4-2-3-1 대형과 3-4-2-1 대형을 동시에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무게는 후자에 실린다. 최근 대표팀 훈련도, 이번 대표팀 선수 구성도 3-4-2-1이 더 유력하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두 대형은 요즘 세계적으로 애용되면서도 그 성격이 극단적으로 다르다. 원톱이라는 것만 빼면 대형의 특징이 완전히 차이난다. 포백과 스리백, 측면 자원이 두명과 한명,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한명과 두명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숫자놀음에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전술의 특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4-2-3-1은 현대축구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쓰이는 대형답게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전후로도, 좌우로도 여러 겹으로 선수가 배치되기 때문에 촘촘한 조직을 짜기 가장 용이하다. 답답해 보일지라도 균형 잡힌 축구를 하려 했던 홍 감독이 청소년 대표팀을 이끌 때부터 애용했고, 그와 잘 맞았다.

이와 달리 3-4-2-1은 측면 수비와 중원 장악 측면에서 필연적인 약점이 있다. 스리백의 좌우에 측면 공간을 내주게 되고, 이를 메우러 윙백이 후퇴해 파이브백을 만들면 이번엔 수비형 미드필더와 함께 중원을 장악해 줄 선수가 부족해진다. 두 공격형 미드필더가 측면 수비에 가담해 5-4-1을 만들면 수비는 가장 안정적이지만 공격의 위력이 크게 떨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3-4-2-1이 잘 돌아가려면 중원의 넓은 공간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기동력의 소유자가 필수적이다. 이 대형을 잘 써먹은 최근 사례들은 대부분 혼자 힘으로 중원을 쓸어담을 수 있는 미드필더를 보유한 경우가 많았다. 처음 세계적으로 유행시킨 10년전 첼시에는 은골로 캉테가 있었다. 이 대형으로 가장 많이 재미를 봤던 아탈란타의 경우 기동력 있는 두 미드필더 조합에 특히 신경을 써 왔다. 이 대형으로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을 달성한 바이엘04레버쿠젠에는 로베르트 안드리히가 있었고, 지난 시즌 마인츠05에는 사노 가이슈가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공간 커버다. 그러므로 현 대표팀 중원 조합을 이야기하면서 '수비력을 보강해야 하니 박진섭' 등의 이야기가 오가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미드필더 2명이 주도하고 그 주위 선수들이 보완하면서 이루는 중원의 기동력과 빈 공간을 향해 한 발 먼저 움직이는 판단력이다. 발이 느리고 대인수비 능력만 좋은 선수는 이 대형에 부적합하다.

김진규(오른쪽). 서형권 기자
박진섭(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홍 감독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전투적이고 활동량 많은 미드필더로 옌스 카스트로프 카드를 고려한 듯 보이지만, 카스트로프는 첫 프로 1부 시즌을 보내면서 중앙이 아닌 측면 자원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윙백 카스트로프가 중원 싸움에 힘을 보태는 식으로 기여할 순 있지만 근본적인 중앙 조합 문제를 해결하진 못한다.

팀마다 해결책은 각각 다를 수 있으므로, 한국 중원에 박진섭이 배치될 경우 다른 전술적인 묘안으로 공간을 점유할 수도 있다. 결국 활동량 많은 선수는 다른 포지션에라도 필수적이다. 수비수가 자주 앞으로 전진하면서 세 번째 중앙 미드필더처럼 뛸 수도 있고, 공격형 미드필더 중 한 명이 자주 뒤로 내려가면서 수비 숫자를 늘려줄 수도 있다. 다만 이제까지 한국 스리백에서는 두 가지 방안 모두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공격이냐 수비냐, 패스나 수비냐 같은 잘못된 질문으로는 한국의 문제에 대처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기동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중원 기동력이 부족할 경우 어떤 대안으로 공간을 메울 것이냐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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