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7% 인상·특고 포함"…험로 예고된 최저임금위
위원장·부위원장 공석 상태
인상률 넘어 고용형태 등
제도 절반 둘러싼 충돌 예고
중동사태 변수까지 안갯속
공익위원 인선 반발 기류도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앞두고 임금 인상 수준과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노사 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임금 인상률,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여부 등 주요 쟁점이 뒤엉킨 가운데, 현재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위원장 공석 등 운영 공백이 겹치면서 심의 전부터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늦어도 오는 31일까지 다음 연도 최저임금 심의를 최임위에 요청할 계획이다. 통상 관례대로 다음 주 요청이 이뤄지면 다음 달 초 전원회의가 열릴 전망이다. 이번 심의는 단순한 인상률 결정을 넘어 고용 형태 등 제도 전반을 둘러싼 충돌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지역·업종별 차등적용 여부와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 적용 문제는 더 이상 논의를 미루기 어려운 과제로 다시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공방은 올해도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노동계는 올해 시간당 최저시급 1만320원으로는 여전히 생계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양대 노총은 물가 상승과 실질임금 감소를 반영해 올해 임금 인상 가이드라인으로 7% 안팎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최초요구안은 협상 전략 등을 고려해 이보다 높은 수준에서 제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경영계는 이미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무리한 추가 인상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특히 경기 둔화 국면에서 인건비 상승이 기업의 고용 여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역·업종별 차등적용 여부도 주요 쟁점이다. 경영계는 지역별 비용 구조와 업종별 생산성 차이를 반영해야 한다며 차등적용 도입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공개한 '중소기업 최저임금 관련 애로 실태 및 의견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 제도 개선 과제로 '취약 업종에 대한 차등 적용'을 꼽은 응답이 33.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중소기업의 66%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야 한다고 답했는데, 1만원이 넘는 최저임금이 부담된다는 의견이 전체 응답의 72%를 차지했다. 노동계는 차등적용이 도입될 경우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하고 노동자 간 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제도의 형평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사 간 입장차가 큰 사안이다.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적용 확대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배달라이더, 대리기사 등 비임금 형태의 종사자가 빠르게 증가한 배경이 가장 크다. 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배달라이더를 포함한 플랫폼 종사자 규모는 약 88만3000명이다. 2021년 66만1000명, 2022년 79만5000명에 이어 지속 증가 추세다. 이들은 현행 제도상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노동부는 노동법상 보호 대상이 아닌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 수가 약 144만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노동계는 노동시장 구조 변화에 맞춰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이들의 자영업적 성격과 산업 위축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임금근로자와 유사한 형태로 일하는 플랫폼·특수고용 종사자가 이미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의 취지가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생계 기준을 보장하는 데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보호 필요성을 검토하는 것은 타당한 요구"라고 말했다. 다만 기업 부담 증가 요인으로 직결되는 만큼, 현실에 맞는 노사 간 타협점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도 사각지대를 둘러싼 입법 논의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장애를 이유로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제도를 폐지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의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인상률을 넘어 '누구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올해 심의의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장 공석도 심의 절차를 둘러싼 변수로 지적된다. 이인재 전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인천대 총장직과 겸임이 어렵다는 이유로 사임하며 넉 달째 장기간 공석인 상태가 이어지면서 노사 간 신뢰 형성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익위원 중 위원장 선임을 둘러싸고 노동계 반발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은 공익위원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의 위원장 하마평에 과거 '미래노동시장연구회'를 주도하며 주 69시간제 등 노동자 불리 정책을 설계했다고 지적하며 반대하고 있다. 만일 위원회 핵심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첫 전원회의부터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높다. 노동계 관계자는 "위원장 공백 상태로, 노동계와 경영계의 의견을 조율하기는 쉽지 않다. 위원장 인선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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