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선수, LA 올림픽 못 나간다...IOC, 여자부 출전 '생물학적 여성'으로 제한+유전자 검사 의무화
-파리올림픽 복싱 논란이 정책 전환 불씨…켈리프·린위팅도 영향권
-인권단체 반발 예상…"LA에서 법정 다툼으로 번질 수도"

[더게이트]
트랜스젠더의 올림픽 출전이 금지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부터 여자 종목 출전 자격을 '생물학적 여성'으로 명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출전 여부를 가리는 방식이 약 30년 만에 부활한다. 앞으로 올림픽 여자부 경기에 나서려면 1회성 SRY 유전자 검사를 통해 생물학적 여성임을 입증해야 한다.

파리의 상처가 낳은 결단?
이번 정책 변화는 2024년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에서 불거진 성별 논란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알제리의 이만 켈리프와 대만의 린위팅은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성별 적격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실격 처리됐으나, IOC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파리 대회 출전을 허용했다. 결과적으로 두 선수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켈리프는 대회 이후 "경기 결과와 별개로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LA 올림픽 출전을 위해 기꺼이 유전자 검사를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린위팅 역시 이미 세계복싱 주관 검사를 통과해 복귀 준비를 마친 상태다.
커스티 코번트리 IOC 의장은 "전직 선수로서 모든 올림픽 선수가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며 "이번 정책은 의학 전문가들이 주도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림픽은 아주 미세한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무대다. 생물학적 남성이 여자부에서 경기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으며, 일부 종목에서는 안전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RY 유전자는 Y염색체에서 발견되는 DNA 구간으로, 태아기 남성의 성적 발달을 시작하는 역할을 한다. IOC 전문가 그룹은 남성의 신체적 특성이 근력과 지구력을 요하는 모든 스포츠 종목에서 명확한 경기력 우위를 제공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30년 만의 유전자 검사 부활
올림픽 성별 검사는 1968년 처음 도입됐다가 과학계의 비판과 인권 침해 논란 속에 1996년 애틀랜타 대회를 끝으로 폐지됐다. 이번 결정으로 성별 검사는 약 30년 만에 다시 공식화됐다.
그동안 IOC는 2021년 지침을 통해 종목별 연맹이 자체적으로 출전 자격 기준을 정하도록 해왔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분산됐던 체계가 단일 기준으로 통합된다. 육상, 수영, 사이클 등 주요 종목 연맹은 이미 트랜스젠더 여성의 출전을 제한해왔으며, 이번 IOC의 방침은 이러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이번 정책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와도 일치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여성 스포츠 내 남성 퇴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LA 올림픽 출전을 시도하는 특정 선수들에 대한 비자 발급 제한을 경고한 바 있다.
미국 뉴스위크는 이번 결정이 경기장 내 자격 논란은 잠재울 수 있으나, 법정과 입법 기관에서의 다툼을 촉발할 것으로 분석했다. 유전자 검사가 개인 정보 침해와 차별 문제를 야기해 법적 이의 제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권 단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스포츠·권리연대(SRA)는 "성별 통제와 배제는 모든 여성 선수에게 해를 끼치며, IOC가 표방하는 존엄성과 공정성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질적인 영향을 받을 선수가 얼마나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2024년 파리 대회 당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트랜스젠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적용 범위는 좁지만, LA 올림픽을 앞두고 성별 정체성과 스포츠 공정성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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