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곡의 오르간 편곡 좋아하지만, K팝은…”

장지영 2026. 3. 27.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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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오르가니스트’ 카메론 카펜터 서면 인터뷰
10년만의 내한… 4월 5·7일 부천과 서울서 콘서트
오르가니스트 카메론 카펜터 (c)Dovile Sermokas

카메론 카펜터는 세계 파이프 오르간계의 판도를 바꾼 아티스트다. 성당과 교회에서 엄숙한 종교음악을 연주하는 다수의 보수적인 오르가니스트들과 달리 카펜터가 현란한 의상과 헤어 스타일을 하고 클래식부터 영화음악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연주하기 때문이다. 그는 테크닉도 뛰어나지만, 기존의 곡을 오르간에 맞게 독창적으로 편곡함으로써 오르간을 현대적인 콘서트 악기로 확장했다.

카펜터는 지난 2016년 롯데콘서트홀 개관 페스티벌 당시 내한해 바흐를 자신만의 즉흥연주와 재해석으로 선보여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카펜터가 오는 4월 10년 만에 내한한다. 4월 5일 부천아트센터와 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공연을 앞두고 국민일보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흥미롭다고 느끼는 곡을 연주하기 위해 편곡을 시작했다. 그런 음악 대부분이 오르간곡이 아니기 때문에 연주하려면 편곡이 필요했을 뿐”이라며 “무엇보다 편곡 작업이 재밌다”고 밝혔다. 다만 편곡 대상으로 K팝을 생각해 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K팝을 오르간으로 연주하는 모습은 조금 거부감이 든다. 아마 다른 누군가는 어울리는 방식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카펜터는 어릴 때 홈스쿨링을 하며 피아노와 오르간을 배웠다. 특히 성당이나 교회 오르간이 아닌 극장 오르간(무성영화를 반주하기 위해 극장에 설치한 오르간)에 매료된 것이 그가 오르간을 본격적으로 배우는 계기가 됐다. 극장 오르간은 1910~1920년대 무성영화 시대에 영화의 긴박감과 감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현장에서 연주하던 파이프 오르간으로, 라이브 사운드트랙 역할을 했다. 지금도 영미권 무성영화 전문 극장에서 활용된다. 카펜터는 “극장 오르간 콘솔의 컨트롤 시스템과 수많은 색색의 스톱이 보여주는 방대한 음악적 가능성에 매료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일찌감치 아메리칸 보이 콰이어 스쿨에서 반주자 겸 솔리스트로 활동하며 무대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노스캐롤라이나 예술학교와 줄리아드 음악대학에서 음악적 기반을 다졌다. 1990년대 중반부터 그는 오케스트라 및 피아노 작품을 오르간으로 편곡한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여기에 시각적으로 화려한 모습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다만 “시각적인 화려함은 커리어 초기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지난 10년 동안 내 성격과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고, 지금은 공연에서 시각적인 요소가 예전만큼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2008년 텔락 레이블에서 발매한 음반으로 오르가니스트 최초로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어 2012–2013시즌에는 베를린 필하모니 역사상 최초의 상주 오르가니스트로 선정되며 그 위상을 확고히 했다. 최근엔 편곡 작업 외에 직접 작곡한 스코어를 바탕으로 역사적인 무성 영화를 라이브로 상영하는 공연을 늘려가고 있다. 그는 “내가 사랑하고 평생 배우며 익혀 온 악기를 연주하며 음악가로서의 삶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베를린 필하모니 시절은 오르간과 그 미래에 대한 내 철학을 증명해 보여줄 수 있었던 중요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2014년 직접 설계한 디지털 오르간인 ‘인터내셔널 투어링 오르간’(ITO)을 처음 선보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분리, 이동, 조립이 가능한 ITO로 전 세계 투어를 다니고 있는 그는 오르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카펜터는 “모든 파이프 오르간은 각각 다른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내 음악과 연주를 보다 개인적이고 일관된 방식으로 구현하기 위해 ITO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내한공연에서 그는 ITO가 아니라 부천아트센터와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이다. 두 곡 모두 원곡은 옛 건반 악기인 하프시코드나 피아노로 연주하지만, 이번에 그가 직접 편곡한 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전람회의 그림’ 편곡은 재작곡에 가까운 수준이다. 그는 “두 곡의 명확한 대비를 통해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며 “그 이상의 깊은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것은 관객의 몫”이라고 전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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