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가 5배↑ 새로운 황제주 ‘삼천당제약’… 홀로 고공행진

이광수 2026. 3. 27. 02:0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슈 분석]
이란 악재에도 질주, 코스닥 1위
‘시총 27조’ 코스피 대형주 추월
경구 인슐린 한방에 주가 급등
영업이익은 84억… ‘거품’ 지적도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사옥. 삼천당제약


코스닥에 상장한 삼천당제약이 이란사태에도 흔들림 없이 급등하며 ‘황제주’(1주 주가가 100만원 이상인 주식) 반열에 올랐다. 삼천당제약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5배 가까이 상승했다. 삼천당제약이 개발 중인 세계 최초 ‘먹는 인슐린’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바이오기업인 알테오젠을 제치고 코스닥 시총 1위에 오르며 시장에서 뒤늦은 분석에 나서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미 분석의 영역을 넘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은 이날 전일 대비 4만3000원(3.86%) 오른 115만8000원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만 398.06% 상승한 금액이다. 이란사태로 증시가 조정받는 가운데 코스피는 올해 들어 26.70%, 코스닥은 22.81% 오른 것에 비하면 압도적인 상승 폭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황제주가 탄생한 것은 2023년 9월 에코프로 이후 약 2년 7개월 만이다.

국내 시총 상위주가 대부분 이란사태 이후 조정을 받고 있지만, 삼천당제약은 짧은 반등 후 곧바로 급반등에 성공해 이날 기준 시총 약 27조1600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우량주인 포스코 홀딩스(27조7000억원)에 필적하고, 한미반도체(26조4000억원) SK(24조3900억원) 우리금융지주(24조3700억원) 등 코스피 상위종목도 제쳤다.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것 같지만, 삼천당제약은 83년 역사를 가진 전통 제약사다. 1943년에 설립된 삼천당제약은 200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 대부분은 건성질환·각막염 치료제 ‘하메론’ 이나 ‘티어린프리’,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삼천당제약의 주가 급등을 이끈 핵심축은 경구용 인슐린이다. 삼천당제약은 지난 19일 유럽 의약품청(EMA)에 경구 인슐린의 임상 1·2상 시험 계획서(IND)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전 세계 인슐린 시장 규모는 약 40조원으로 추산된다. 지금까지는 당뇨 환자들이 인슐린을 피하주사제로 맞아왔지만, 먹는 인슐린으로 간편하게 혈당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 연간 40조원 시장의 상당 부분을 가져올 수 있다. 이 같은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삼천당제약은 “경구용 제품이 상용화되면 당뇨환자 처방량이 늘어 시장 규모는 최소 3배 증가해 연간 12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이 경쟁 중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기반 비만·당뇨 치료제도 마찬가지로 경구용 제형으로 개발 중이다. 수급도 긍정적이다. 외국인이 올해 들어 3920억원, 기관이 2160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통상 고점의 신호로 여겨지는 개인은 오히려 6100억원 순매도했다.

최대주주인 전인석 삼천당대표가 최근 낸 메시지도 주가에 불을 붙인 요인이다. 전 대표는 증여세 등 세금 납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며 지난 24일 삼천당제약 주식 약 2500억원어치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최대주주의 주식 매도는 주가 하락으로 작용하지만, 주식 처분 소식과 함께 “당장 며칠 내로 회사의 체급을 완전히 바꿀 중대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주 서한을 보내면서 상승 분위기에 힘을 더했다.

삼천당제약은 안약 전문 제약사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초 발간한 기업설명회(IR) 자료를 보면 기존 제약 사업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다. 회사에서 실적 성장 축의 하나로 내세우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 부분은 주가 폭등 요인으로는 주목받지 않고 있다.


가파르게 오른 주가에 시장의 의구심도 있다. 삼천당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2318억527만원, 영업이익은 84억6651만에 그친다. 기업가치 27조원을 정당화하기 어려운 실적이라는 평가다. 삼천당제약 분석 보고서를 내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단 한 곳이다. 한투증권도 목표가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미 많이 올라 매수 보고서를 낼 수 없다면 보고서를 내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바이오투자 심사역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시장성은 알겠지만, 가파른 주가 상승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