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수의 이집트 문명] 최초의 파라오는 누구인가 ①

기원전 3세기 역사가 마네토에 따르면, 고대 이집트의 제1왕조는 메네스(Menes)와 함께 시작한다. 그는 상·하이집트를 통일하고, 멤피스에 통일 수도를 건설했다. 통치 기간은 짧게는 30년, 길게는 62년으로 본다.
메네스의 이름은 다른 기록에도 나온다. ‘아비도스 왕명표’(사진)와 ‘토리노 왕명표’는 모두 메네스와 동일인으로 여겨지는 ‘메니’라는 이름의 인물을 이집트 최초의 파라오로 기록하고 있다. 두 왕명표 모두 신왕국 19왕조 시대(기원전 1292~1189년)의 것으로 메네스의 시대보다 약 2000년 후의 기록이다.

그러나 정작 메네스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시대의 유물과 기록에서는 그의 존재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고고학적으로 확인되는 실체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록은 그 자체로 사료적 가치를 갖는 게 아니다. 사료적 가치는 다른 기록이나 고고학적 근거 등을 토대로 교차 검증될 때 생겨난다.
현재 거의 유일한 고고학적 단서는 나카다에서 출토된 상아 라벨이다. 이 유물에는 세레크(왕의 이름을 둘러싼 궁전 형태 테두리)에 ‘아하(Aha)’라는 왕명이 새겨져 있다. 이는 파라오 호르-아하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그 옆 건물 형상 내부에는 ‘mn’이라는 표기가 등장하는데, 이를 메네스의 이름으로 해석하는 견해가 유력하다.
그러나 ‘mn’이 인물의 이름인지 동사인지, 호르-아하와 메네스가 동일 인물인지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일부 연구자들은 메네스나 메니라는 이름 자체가 통일 군주의 일반적 칭호였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또 다른 첫 파라오 후보도 있다. 나르메르(Narmer)다. 그는 나르메르 팔레트 등의 유물을 통해 고고학적으로 존재가 입증된 인물이다. 그가 메네스와 동일 인물인지 아닌지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지만, 그의 역사적 실체만큼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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