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겠습니다…인현동 '희생자' 이지혜
母 김영순씨 “지혜 아픔에 사회적 응답”

26일 오전 11시쯤 인천 중구의회 본회의장. '인천시 중구 인현동 화재 사고 관련 보상 조례' 개정안이 통과됐다. 의원 7명 전원 발의, 그리고 전원 찬성.
방청석에서 긴장된 표정으로 지켜보던 유가족들은 이종호 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자 눈시울을 붉히며 손을 마주 잡았다. 이재원 인현동 화재 참사 유가족협의회장은 "이 순간이 오기까지 26년 넘게 걸렸다"고 했다.
개정 조례는 1999년 10월30일 인현동 화재 참사로 숨진 고 이지혜(당시 17세) 학생이 희생자로 인정받아 명예를 회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러 참사 현장에 갔던 고 이지혜 학생은 '종업원'으로 분류됐다. 기존 조례는 종업원을 가해자와 함께 보상 범위에서 제외했다. <인천일보 2025년 10월29·31일자 3면 '잃어버린 명예, 그 후'>
경남 김해에서 소식을 접한 고 이지혜 학생 어머니 김영순(70)씨는 "아프고 먹먹하다"고 했다. 그는 인천일보와 통화에서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단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며 "지혜의 삶과 아픔에 대한 사회적 응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조례 개정으로 고 이지혜 학생과 유가족 아픔을 치유하는 제도적 기반이 만들어졌다. 지난달 국민권익위원회 '제도 개선' 의견을 수용한다고 밝혔던 중구는 보상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김정헌 중구청장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재난피해자권리센터와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인천지역연대 등 8개 단체는 입장문에서 "국가와 지자체가 재난 피해자 권리를 보호하고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책임을 이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이제 이지혜 학생은 차별과 낙인에서 벗어나 평범하고 소중했던 아이로, 진정한 '희생자'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순민·전민영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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