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교도소 생활 후 "목숨 내놓고 일한 애국자"…'고문 기술자' 이근안 88세로 사망
황서율 2026. 3. 26. 19:52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주도한 '고문 기술자' 이근안(88) 전 경감이 25일 숨졌다. 고인은 최근 건강 악화로 서울 한 요양병원에서 지내다 숙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1970~1980년대 치안본부 대공수사관으로 근무하며 공안 사건 수사 과정에서 고문 등을 주도한 인물이다. 고인은 영화 '남영동 1985' 등 군사정권 시기를 다루는 영화의 고문 수사관 역할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1979년 남민전 준비위 사건, 1981년 '서울대 무림사건' 등을 처리해 내무부 표창을 받았으며, 1985년에는 김근태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의장을 고문했다.
민주화 이후 자신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자 11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 1999년 자수했다. 이후 납북어부 김성학씨를 불법 감금·고문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7년의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했다.
출소 이후 목사로 지내왔지만 "나는 고문 기술자가 아닌 애국자"라고 표현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2011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자서전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고백' 출판기념회에서 "당시 간첩과 사상범을 잡는 것은 애국이었다. 애국이 아니면 누가 목숨을 내놓고 일했겠느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례식장은 서울 동대문구 모 병원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5시20분으로 예정됐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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