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 밖 노동자 위한 보호입법 시급하다"

김철관 2026. 3. 2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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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노동법 바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 부재 실태 증언대회' 열려

[김철관 기자]

▲ 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 증언대회 한국노총과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 주최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회의실에서 ‘노동법 바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 부재 실태 증언대회’가 열렸다.
ⓒ 한국노총
한국노총 등이 26일 주최한 권리 밖 노동자 증언대회에서 "850만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에 대한 보호입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노총과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 주최로 26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노동법 바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 부재 실태 증언대회'가 열렸다.

증언대회는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와 더불어민주당 전현희·김주영·박홍배·이용우 의원이 공동 주관했다.

특히 증언대회에서는 노동법 보호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 보호 부재 실태가 공론화됐다. '에이모 데이터 라벨러 보수 체불' 사태를 비롯해 웹소설·웹툰 작가, 영화·방송 스태프, 창작·디자인 종사자 등 노동관계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해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는 다양한 직종의 증언 사례가 이어졌다.

또한 프리랜서·플랫폼노동자 보호를 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으로 조속한 입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날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고용관계 밖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포함해 일하는 모든 사람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일하는 사람 기본법'의 조속한 제정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실효성 있는 권리 보장을 위한 후속 입법과 함께 노동자 입증책임을 전환하는 '근로자 추정제도'의 입법화 필요성도 강조됐다.

에이모 데이터 라벨러 보수 체불 사례를 증언한 김단아 대책위 대표는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저희는 현재 어디에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돈을 받을 유일한 방법은 민사소송 뿐"이라며 "노동자로서의 인정이 가장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의 Ai와 관련된 수많은 정부 주도의 사업과 발전하는 인공지능산업에서는 데이터 라벨링 산업이 가장 밑에 있을 것"이라며 "밑에서부터 시작된 산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정부 차원에서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 혹은 앞으로의 데이터 라벨링 산업을 위한 간담회 등을 통해 업계의 어려움 등을 살펴보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패턴 디자이너로 일하는 이요안나씨는 "프리랜서와 플랫폼 디자이너들도 정해진 시간 동안
일하고 휴식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결국 이것은 개개인이 싸울
문제가 아니"라며 "거창한 권리를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구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도입된다면, 무엇보다 '서면 계약서 작성 의무화'가 현장에 정착되기를 바란다"며 "계약의 범위, 수정 횟수, 대금 지급 조건, 디자인 사용 범위, 부당한 계약해지 금지 조항이 명확히 문서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촬영 프리랜서 이지운씨는 "드라마와 영화의 경우는 작품을 들어가기 전 계약서 작성이 의무이지만 광고와 뮤직비디오 등은 구두계약이 대부분이다. 촬영 후 견적서를 통해 결제를 진행하는 방식인 관계로 아직도 현장의 스태프들은 임금 지급 지연이나 미지급 시 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라며 "저의 경우 나라장터를 통해 공공기관에서 진행됐던 촬영조차 임금이 미지급되어 내용증명을 받아냈으나 현재까지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 같은 일이 많다"고 토로했다.

또한 "사업자 폐업을 통해 지급을 미이행하는 사례들도 있어서 대부분이 프리랜서인 촬영업 종사자들은 법적인 권리를 여전히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드라마의 경우 갑작스러운 계약 해지 같은 일이 아직도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웹소설 작가인 김서정씨는 "저는 지금 이 순간도 예술을 하고 있고, 동시에 처절하게 노동하고 있다"며 "정부는 제2의 '케데헌'을 바라고, AI가 그 빈자리를 채울 거라 믿으시겠지만 착각이다. 한국적 서사의 정수를 만드는 창작자들이 노동자로도 인정받지 못해 굶어 죽어간다면, K-컬처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우리가 하는 일이 '노동'임을 먼저 인정하라"며 "순수냐 대중이냐를 따지
기 전에, 창작이라는 노동이 유지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보호망 안으로 우리를 포함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프리랜서 강사 이경숙씨는 "강의 시간과 장소, 커리큘럼까지 사실상 기관의 요구에 따르지만, 계약서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저는 노동법의 그 어떤 보호도 받지 못 한다"며 "강의 1~2시간을 위해 밤을 새우며 최신 AI 추세를 반영한 교안을 만들고, 먼 거리를 이동하는 시간은 노동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가장 불합리한 것은 '정당한 노동 가치'가 무시되는 강사비 책정이다. 현재 AI 교육은 급변하는 기술인 만큼 국가 공인 자격증이 없고 강사비 책정에 있어 통일된 기준이 부족하다"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공기관의 강사비 지급 기준은 기관의 예산 사정이나 담당자의 자의적인 해석에 의존하기 일쑤"라고 꼬집었다.

전문가 발언에 나선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 이사장은 "이제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통해 헌법에 보장된 기본적 권리를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이 차별 없이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훈 국립부경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기본법 제정을 통해 플랫폼·프리랜서 노동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부당한 계약 관행과 보수 체불 문제가 실질적으로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증언대회에 참석한 여당 국회의원들도 관련 입법 제정의 의지를 다졌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모든 일하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법이라면, 근로자 추정제는 그 권리가 실제로 작동하도록 하는 제도"라며 "두 제도가 함께 제대로 작동할 때 비로소 노동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영 의원은 "이번 22대 국회에서 일하는 사람 기본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기존 노동법 체계에서 소외되었던 다양한 노동자들을 일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보편적 권리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보장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공정성이 걸린 중대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용우 의원은 "계약서의 형식은 위탁이나 프리랜서일지 몰라도, 그 실질은 사용자의 지시를 받으며 땀 흘려 일하는 노동이다. 하지만 우리 법은 이분들에게 노동자라는 이름 대신 개인사업자라는 가면을 씌워 4대 보험, 퇴직금, 연차휴가와 같은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조차 박탈하고 있다"며 "고용 형태가 어떠하든,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보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고, 노동자가 스스로 노동자임을 입증해야 하는 가혹한 현실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박홍배 의원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는 국정과제 93번으로 '차별과 배제 없는 일터'를 제시하며 일터 기본법 제정을 약속했다"며 "저 역시 지난 1월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발의하였고, 근로자 추정제도 등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제도 개선을 위한 문제 인식이 우리 사회에 공유되고 있다는 것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는 그 방향으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증언대회에 앞서 김동만 한국노동공제회 이사장은 "데이터 라벨러, 프리랜서 강사, 디자이너, 영상 스태프, 소설 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노동자들이 실제로는 누군가의 지시와 통제 속에서 일하고 있지만, 계약의 형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노동법의 보호 밖에 놓여 있다"며 "이제는 어떤 계약을 맺었는가가 아닌 실제로 노동을 제공하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모든 일하는 사람의 권리를 보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현진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고용형태와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틀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실질적인 종속성과 노동의 내용에 기초하여 보다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입증 책임의 균형을 재조정하는 방향으로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는 단지 법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많은 일하는 사람들이 권리의 문턱에 접근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밝힌 후 '근로자 추정제' 도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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