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비상”…아시아 국가들 ‘주4일제’ ‘재택근무’ 재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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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석유·가스 공급난이 심해지자 아시아 국가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시행했던 재택근무, 주4일제, 현금성 보조금 등 각종 비상 대책을 다시 꺼내 들고 있다.
파키스탄 당국도 공공기관을 주4일제로 전환하고 직원의 절반가량을 재택근무로 돌렸다.
스리랑카는 매주 수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모든 정부 기관과 학교가 주4일제에 돌입했으며, 공무원들의 재택근무를 독려하는 한편 민간 기업들에도 이를 확대 시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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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석유·가스 공급난이 심해지자 아시아 국가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시행했던 재택근무, 주4일제, 현금성 보조금 등 각종 비상 대책을 다시 꺼내 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 필리핀,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은 막대한 연료 소비를 줄이기 위해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근무 형태 개편에 돌입했다.
태국은 이달 초부터 대부분의 정부 부처에 전면 재택근무 지침을 내리고 공무원들의 해외 출장을 제한하고 있다. 필리핀 역시 필수 대민 서비스와 치안·소방 부서를 제외한 전 정부 기관에 주4일 근무제를 도입했으며, 온라인 대체가 가능한 오프라인 행사와 출장을 전면 금지했다.
파키스탄 당국도 공공기관을 주4일제로 전환하고 직원의 절반가량을 재택근무로 돌렸다. 이달 중순부터 2주간 각급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고 대학 강의는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심지어 당국은 시민들에게 ‘국민 스포츠’인 크리켓 경기 관람을 위해 외출하지 말고 집에서 시청하라고 권고할 정도로 연료 절약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스리랑카는 매주 수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모든 정부 기관과 학교가 주4일제에 돌입했으며, 공무원들의 재택근무를 독려하는 한편 민간 기업들에도 이를 확대 시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베트남 정부도 민간 부문의 재택근무 확대를 촉구하며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치솟는 에너지 가격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위해 보조금 카드도 꺼냈다. 뉴질랜드는 다음 달부터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매주 50뉴질랜드 달러(약 4만3700원)의 임시 지원금을 지급한다. 니콜라 윌리스 뉴질랜드 재무부 장관은 “이들 가정이 세계적인 유가 충격으로 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그들에게 시의적절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24일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한 필리핀은 오토바이 택시 등 대중교통 운수 종사자들에게 1인당 5000 페소(약 12만5000원)의 유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일부 지자체는 학생과 노동자에게 무료 버스 탑승권을 배포 중이다. 말레이시아도 소비자들의 휘발유 가격 부담을 덜기 위해 관련 보조금 예산을 종전 7억 링깃에서 약 3배 늘어난 20억 링깃(약 7544억원)으로 대폭 증액하기로 했다.

이처럼 각국이 이번 ‘에너지 대란’을 극복하기 위해 2020년 코로나 사태 당시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적극 차용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지난 23일 의회 연설에서 현재의 에너지 위기를 코로나 팬데믹에 빗대며 국가적 대비 태세를 촉구한 바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는 전날 보고서에서 코로나 위기 대응책이 현재의 극심한 공급망 차질을 해결할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즈는 “아시아 신흥국 정부들은 사태 심각성에 따라 팬데믹 시대의 정책을 참고해 경제 활동에 대해 봉쇄 수준의 제한을 가할 수도 있다”면서 “예를 들어 사람들에게 집에 머물도록 지시하고 전체 산업을 폐쇄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과거 팬데믹 때는 각국 중앙은행이 앞다퉈 금리를 내려 경기 부양을 지원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에너지발(發) 인플레이션 압력 탓에 오히려 금리 인상을 압박받고 있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만 두 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호주중앙은행(RBA)은 그 핵심 배경으로 에너지발 물가 상승 리스크를 지목하기도 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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