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뺏기고, 텍사스는 탈라리코 돌풍…트럼프 '전쟁 역풍'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 시절 부산 서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 집권 시절 전남 목포에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격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87선거구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에밀리 그레고리(40) 민주당 후보 얘기다.
그레고리는 존 메이플스 공화당 후보를 2.4%포인트 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플로리다주는 공화당의 텃밭이다. 게다가 87선거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저인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곳이다.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선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11%포인트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트럼프가 최근 두 차례나 메이플스를 공개 지지하고, 우편 투표까지 했지만 허사였다. 트럼프의 독주에 대한 반감에다 최근 중동 전쟁을 둘러싼 역풍으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선거를 두고 “민주당이 일으킨 또 한 차례의 이변이다. 상징적 의미가 있는 승리”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후보가 최근 미국 주 의회 보궐선거에서 잇따라 선전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지난 12일 “(트럼프가 취임한) 지난 14개월 동안 민주당이 전국 주 의회에서 공화당이 보유했던 의석 28개를 탈환했다. 향후 연방 상·하원 선거의 주도권 향방을 가늠할 중대한 지표로 해석된다”고 짚었다. 민주당은 이후로도 의석 1개를 더 확보했다.
역시 공화당 텃밭인 조지아주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0일 치른 14선거구 하원의원 보궐 선거에서 숀 해리스(61) 민주당 후보가 37.3%로 1위, 클레이튼 풀러 공화당 후보가 34.9%로 2위에 올랐다. 다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다음 달 7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공화당 계열 후보가 받은 전체 득표가 민주당 후보군 득표보다 많아 풀러 당선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가 공개 지지한 풀러가 과반 득표를 하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공화당 진영의 타격이다.

텍사스주에선 민주당 신예 제임스 탈라리코(37) 하원의원이 연방 상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일 민주당 경선에서 53%의 득표율로 달라스 지역구 연방 하원의원 재스민 크로켓을 7% 차이로 따돌리고 민주당 후보 자리를 차지했다. 교사 출신 신학도 탈라리코는 무당(無黨)층과 온건 보수층을 공략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의 고향인 텍사스는 1988년 이후 선거에서 항상 공화당이 이긴 곳이다. 공화당 후보로 유력한 켄 팩스턴이 선거에서 맞붙을 경우 탈라리코에게 2~3%포인트 차로 진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중동 전쟁 이후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등 생활비 문제에 대한 유권자 불만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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