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경보기 이번에도 오작동인줄 알아”…경찰, 안전공업 임원 6명 출금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사고는 사업주의 안전불감증과 관할기관의 안일한 인식이 만들어낸 ‘후진국형 인재(人災)’에 무게가 살리고 있다.
대전경찰청 안전공업 화재사고 전담수사팀(팀장 노규호 수사부장)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26일 중간브리핑을 갖고 손주환 대표 등 안전공업 관계자 6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 출국금지 조치했다고 밝혔다. 대전노동청은 손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안전공업 직원들 "한 달에 한 번꼴로 오작동"
경찰 전담수사팀은 화재 이후 안전공업 직원 등 53명을 조사,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다. 직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화재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왔다. 일부는 연기를 보고 일부는 고함을 듣고 대피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화재가 급속히 확산한 데다 직원들이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했을 것으로 생각해 대피가 늦어지면서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했다. 직원들은 화재경보기가 울린 시간을 5~10초, 30초 정도로 각각 진술했다. 안전공업 본사와 공장(동관)은 한 달에 한 번꼴로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했던 사실이 직원 진술 등을 통해 확인됐다. 안전공업에는 P형 화재수신기(아날로그방식)이 설치돼 있는데 이 장비는 로그기록이 남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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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발화지점, 1층 4라인 천장 덕트 추정
지난 23일 안전공업 본사와 2공장(대화동)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손주환 대표와 임원의 휴대전화 9대, 건축설계도면, 소방안전일지 등을 확보한 경찰은 공장 불법 증축 과정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9명이 한꺼번에 숨진 동관 2~3층 휴게실(100평·330㎡) 불법 증축 과정에 손주환 대표와 임원직의 지시가 있었는지 노사간 합의로 설치가 이뤄졌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안전공업 노조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휴게실 설치가 불법이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손주환 대표는 23일 불법 증축이 인명 피해를 키운 게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도 잘 모르겠다. 불법 준공이라는 감사 결과가 나오면 책임져야 하겠지만, 지금은 조사가 나와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환경개선 요구를 임원직이 묵살했다”는 직원 진술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안전공업 직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현장 직원들이 안전을 확보해 줄 것을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임원들이 이를 반려했다””고 답했다. 안전공업 노조도 “3개월에 한 번씩 진행하는 산업안전보건운영위원회에서 사측에 환경시설과 집진시설 등 화재 위험이 높은 곳의 개선을 요구했다”며 “경고와 요구를 묵살한 결과가 결국 참살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최근 5년간 안전점검에서 스프링클러 불량 지적
최근 5년(2021~2025년)간 안전공업이 자체 진행한 소방안전 점검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안전공업은 2021년부터 매년 상하반기에 진행한 소방점검에서 스프링클러와 화재감지기, 옥내소화전 등이 불량 상태였던 게 점검에서 적발됐다. 이들 설비는 화재 발생 초기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년 두 차례 정기 점검 대상에 포함된다.

손주환 대표를 입건한 대전노동청은 화재로 숨진 14명 가운데 2명이 협력업체 직원인 것을 파악, 불법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최초 발화지점과 관련, 목격자 진술의 사실관계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점심시간 1층 공장을 직원 1명이 감독하던 상황의 적법 여부도 따져볼 방침이다.
경찰 "화재로 많은 분 희생된 게 가장 중요"
대전경찰청 조대현 광역범죄수사대장은 “이번 사고는 화재 원인과 급속한 연소 이유와 함께 많은 분이 희생된 게 가장 중요하다”며 “압수한 자료와 관계기관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뒤 추가 소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진호·김방현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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