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상황]매년 감소하는 기업대출 증가율…그림자 금융 사용 늘었다
비차입금부채 잔액 2년간 2배 넘게 올라
취약업종 및 비우량기업 비중 높아…부실 트리거 우려
기업의 수익성, 대출, 이자지급능력 등으로 대표되는 기업신용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우량 업종과 취약 업종의 격차가 커진 가운데 금융기관들이 대출 규제를 강화해서다. 특히 대출이 어려운 상황에 놓인 취약 기업들의 그림자 금융 사용도 크게 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대출(사업보고서를 공시한 상장 및 일부 비상장기업(금융보험업 제외)을 대상 2648개 기업 대상)은 지난해말 기준 1949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과 2023년 기업대출 증가율은 각각 13.4%였으나 2023년 5.2%, 2024년 3.7%로 점점 줄었다.
기업 규모 등에 따라 기업신용이 나빠지면서 대출 증가도 점점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체율은 대기업이 0.2%였으나 중소기업이 2.48%로 장기평균 1.61%보다 높았다. 기업 매출영업이익률이 늘고, 부채비율은 줄고 있지만 기업 규모별 이자보상배율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차이를 보였다.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도 지난해말 6.8%로 2023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부채비율 200% 초과 기업도 2024년 말 14.4%에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2.7%로 감소했다.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채무 상환 능력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의 경우 대기업은 4.7배였으나 중소기업은 -0.4배로 나타났다. 특히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취약기업 비율도 대기업이 2024년말 30.2%에서 32.6%로 2.4%포인트 늘었고, 중소기업도 같은 기간 57.4%에서 61.4%로 4%포인트 증가했다.

이같이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에 이어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신용위험이 증대되며 금융기관들이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다. 직접금융인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순발행의 경우 2023년 2조3000억원, 2024년 2조9000억원, 지난해 7조1000억원으로 늘었지만, 2021년 15조9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 때문에 취약업종 및 비우량기업들은 주가스와프(PRS), 기업구매카드·당좌수표 상거래 기반 유동화 등 비차입금 부채, 이른바 그림자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RS는 기업이 보유 주식(기초자산)을 투자자에게 매도해 자금을 조달하는 동시에 파생상품계약을 통해 해당 주식의 가격변동분을 추후 정산하는 형태의 거래다. 기초자산의 주가 상승시에는기업이 투자자로부터 차액을 지급받지만 하락시에는 기업이 투자자에게 차액을 지급한다.
2023년말 기준 11조4000억원 수준이었던 비차입금부채 잔액은 2024년말 20조원을 넘겼고, 지난해에는 27조50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업종별 및 신용등급별로 기업들의 비차입금 부채 조달 현황을 살펴보면 석유화학·2차전지, 건설 등 최근 취약업종 및 비우량기업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대출 및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 기업들이 대체 수단으로 비차입금 부채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비차입금 자금조달로 인해 기업 신용위험이 과소평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게 한은의 지적이다. 상거래 기반 유동화의 경우 실질적으로는 단기차입에 가깝지만 재무제표의 매입채무 등 차입금 외 항목으로 인식돼 해당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실제보다 양호하게 평가될 수 있어서다. PRS도 스와프 기업의 손익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한은은 아직까지 비차입금 자금조달이 기업부문 자금조달에 차지하는 비중이 많지 않아 시스템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취약업종이나 비우량기업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어 이들 부채의 부실이 트리거로 작용해 관련 산업전반의 자금사정 악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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