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미국 월드컵 오지마?…아프리카 축구팬 울리는 미국의 '비자 보증금' 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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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포용적인 월드컵이 될 것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전 세계를 향해 공언한 약속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 중인 '비자 보증금 시범 프로그램'이 축구 축제의 현장을 차갑게 얼리고 있다.
이론상으로는 월드컵 무대를 누빌 스타 플레이어들도 비자를 신청할 때 보증금을 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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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면제 조항 전무... FIFA 물밑 협상
-인판티노의 '포용적 월드컵' 공언 무색

[더게이트]
"역사상 가장 포용적인 월드컵이 될 것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전 세계를 향해 공언한 약속이다. 하지만 아프리카 축구 팬들에게 이 말은 기만적인 거짓말이자 조롱처럼 들린다. 축제의 땅 미국으로 향하는 길목에 거대한 '돈'의 장벽이 세워졌기 때문이다.

사상 첫 본선행의 기쁨, 보증금 청구서에 가로막히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알제리, 튀니지, 카보베르데 등 본선 진출 확정 5개국이다. 특히 인구 52만 명의 소국 카보베르데의 처지는 더욱 안타깝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역사적인 순간을 현장에서 함께하고 싶어도, 인당 수천만 원에 달하는 보증금 때문에 갈 수가 없다.
보증금은 성인 기준 1만 달러에서 1만 5000달러, 어린이는 5000달러(약 725만원)다. 가족 단위 방문객에겐 재앙에 가깝다. 부모와 아이 두 명이 함께 이동하면 세 사람 몫의 보증금을 각자 내야 한다. 비자 만료 전 출국하면 돌려받을 수 있다지만, 당장 거액을 마련해야 하는 팬들에겐 사실상 '입국 거부권'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관중뿐만이 아니다. 현행 프로그램에는 국제 스포츠 행사에 출전하는 선수들에 대한 면제 조항이 아예 없다. 이론상으로는 월드컵 무대를 누빌 스타 플레이어들도 비자를 신청할 때 보증금을 내야 할 판이다. 위기감을 느낀 FIFA는 트럼프 행정부와 물밑 교섭에 나섰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연맹 임원진이라도 보증금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요청이다.
FIFA는 각국 연맹에 공식 초청장을 발급해 면제 근거를 만들겠다는 복안이지만, 이 혜택이 선수 가족에게까지 미칠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서는 선수단 본인과 필수 인력에만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정작 축제의 주인공인 팬들을 위한 면제 논의는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
비자 제도 자체의 경직성도 발목을 잡는다. 조별리그 일정상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를 오가야 하는 팀들이 수두룩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최근 대상국 국적자에게 단 한 번만 입국이 가능한 '단수 비자'를 발급하는 추세다. 복수 입국 비자가 없으면 자국 팀을 따라 국경을 넘나드는 응원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모두를 위한 월드컵'에서 말하는 '모두'에 아프리카는 포함되지 않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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