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한복판에 이런 숲길이 있다니... 오래 머물고 싶다

김종신 2026. 3. 26. 08:3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3월 1일, 꽃샘추위가 남아 있던 초봄이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울산 도심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 생태 정원,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을 걸었습니다.

울산 한복판에 이런 숲길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습니다.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은 울산의 편견을 지우는 길이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봄에 걷기 좋은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김종신 기자]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봄에 걷기 좋은 울산 여행지
ⓒ 김종신
3월 1일, 꽃샘추위가 남아 있던 초봄이었습니다. 바람 끝은 차가웠고 하늘빛도 낮게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울산 도심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 생태 정원,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을 걸었습니다. 숙소에 남은 가족들은 따뜻한 방에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대숲에 들어서는 순간, 그 선택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 보기에는 아까운 풍경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동안 울산을 공업도시의 이미지로 먼저 떠올렸습니다. 공장과 굴뚝, 산업단지의 인상이 앞섰습니다. 태화강 변에 서 보니 울산은 그 한 장면으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도시였습니다. 강은 생각보다 넓었고, 정원은 한눈에 다 담기지 않을 만큼 깊었습니다. 도시의 단단한 표정 곁에 이렇게 부드러운 초록이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십리대숲, 바람 소리만으로도 마음이 맑아지는 길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봄에 걷기 좋은 울산 여행지
ⓒ 김종신
우리는 먼저 십리대숲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입구에서부터 대나무가 빽빽하게 서 있었습니다. 높이 곧게 뻗은 줄기들이 하늘을 가르고, 잎들은 바람이 스칠 때마다 서걱서걱 낮은 소리를 냈습니다. 그 소리는 생각보다 깊었습니다. 사람들 말소리보다 먼저 귀에 들어왔고, 걷는 속도를 저절로 늦추었습니다. 대숲 사이 길은 곧지도 넓지도 않았지만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천천히 걸을수록 길의 결이 또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봄에 걷기 좋은 울산 여행지
ⓒ 김종신
아내는 앞서 걷다가도 가끔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 짧은 걸음 사이로 빛과 그림자가 자꾸 달라졌습니다. 어떤 곳은 햇살이 엷게 스며들었고, 어떤 곳은 초록 그늘이 깊었습니다. 울산 한복판에 이런 숲길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습니다.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은 사진만 찍고 지나기에는 아까운 곳이었습니다. 오래 머물며 바람 소리를 들어야 비로소 이 길의 맛이 살아났습니다.
겨울 끝의 정원에서, 울산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봄에 걷기 좋은 울산 여행지
ⓒ 김종신
대숲을 벗어나자 정원이 넓게 열렸습니다. 3월의 정원은 아직 겨울의 결을 조금 품고 있었습니다. 마른풀은 황금빛에 가까웠고, 나무들은 새잎을 틔우기 전의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풍경은 비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봄이 막 들어서기 직전이라 풍경의 결이 더 또렷했습니다. 정돈된 길과 강변의 시야, 곳곳의 쉼터가 어우러지며 태화강 국가정원의 폭을 보여주었습니다.
조금 더 걸어 강 쪽을 바라보니 태화강이 도심을 부드럽게 감싸며 흐르고 있었습니다. 강 건너편 건물들과 이쪽의 정원이 서로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자연과 도시가 맞서는 장면이 아니라, 한 도시가 지나온 시간을 조용히 보여주는 장면처럼 보였습니다. 울산 여행에서 제가 다시 보게 된 것도 바로 그 부분이었습니다. 공업도시라는 한 장의 이미지로는 다 담기지 않는 도시,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함께 있는 도시였습니다.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봄에 걷기 좋은 울산 여행지
ⓒ 김종신
안내센터에 들러 태화강과 숲길의 지나온 시간도 톺아보았습니다. 기념품 가게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울산큰애기 굿즈는 앙증스러워 무뚝뚝한 50대 남자의 마음도 살짝 흔들었습니다. 고래를 형상화한 굿즈들은 울산이라는 도시가 강뿐 아니라 바다와도 닿아 있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게 했습니다.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은 울산의 편견을 지우는 길이었습니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대숲을 걷고 나온 뒤의 마음은 이상하게 따뜻했습니다. 울산에서 어디를 먼저 걸을지 묻는다면 저는 주저 없이 이곳을 권하고 싶습니다. 대나무 숲은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말없이 곁을 내어줄 뿐입니다.

▣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방문 정보
- 주소: 울산광역시 중구 태화강국가정원길 154 (노상공영주차장 내비게이션 설정)
- 주요 코스: 십리대숲(은하수길) → 무지개 분수 → 안내소 → 태화강 전망대
- 관람 시간: 정원과 대숲 24시간 개방 (은하수길 점등은 일몰 후 ~ 23:00)
- 관람료: 입장료 무료 (태화강 전망대와 일부 체험 시설 제외)
- 편의 시설: 국가정원 안내소와 주요 산책로 구간별 공중화장실 상시 운영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에나 이야기꾼 해찬솔 개인블로그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