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나이 모스크에서 전제군주제를 생각하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3월 중순 브루나이를 다녀왔습니다.
동남아시아 헌법 연재 중 브루나이 편입니다.
내가 당신은 중국인이냐고 물었더니, 그는 단호하게 자신은 브루나이인이며 조상이 중국인이라고 했다.
택시에서 내리면서 중국계 기독교인인 그가 브루나이인으로 앞으로도 당당히 살아가기를 응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월 중순 브루나이를 다녀왔습니다. 동남아시아 헌법 연재 중 브루나이 편입니다. <기자말>
[여경수 기자]
브루나이의 수도는 반다르스리베가완이다. 그리 넓지 않은 시내에 주요 관공서와 관광지들이 모여 있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갔더니 사람들이 없었다. 공항 직원에게 물어보니 일요일은 시내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브루나이에서는 매주 일요일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시내에서 차량 운행이 금지된다고 한다. 국왕이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차량 이동을 통제하는 정책이라고 한다. 이러한 정보를 알고 왔지만, 공용 버스도 운행하지 않는 줄은 몰랐다. 공용 버스 정류장에도 이러한 안내가 없었다. 무언가 상식적이지 않았다.
택시를 타고 시내로 가니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택시 요금은 정찰제로 20달러였다. 택시 기사는 자신이 중국계 종족에 기독교인이라고 했다. 종족으로나 종교로나 여기서는 소수자의 삶이다. 그에게 무상 의료와 무상 교육을 물어보니, 국적자에 한해 무상 의료가 제공되며 정부가 운영하는 학교만 대상이라 중국인 학교는 지원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
|
| ▲ 방구난 라파우 : 브루나이 왕실의 의례 장소 |
| ⓒ 여경수 |
다시 대한제국의 역사가 떠올랐다. 고종은 황제 즉위 공간인 환구단을 건립했다. 지금 그 자리에는 유명 호텔이 들어서 있고, 남아 있는 황궁우와 아치형 문은 옆 건물에 압도당한 채 사람들의 발길도 뜸하다. 고종이 추구하던 국가의 모습을 이곳에서 보는 듯한 낯선 감정이 일었다.
나는 걸어서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로 향했다. 브루나이는 1959년 자치 헌법을 통해 입헌군주제의 틀을 마련하였다. 하지만 1962년 12월 봉기에 대처하면서 국왕이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그 순간 모든 것이 바뀌었다. 비상사태 선포 중에는 국왕이 공익에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어떠한 명령도 발할 수 있으며, 그 명령이 헌법 조항과 충돌하더라도 명령이 우선한다.
|
|
| ▲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 |
| ⓒ 여경수 |
배를 보니 맹자가 생각났다. 그는 '백성은 물이요, 군주는 배'라고 말했다.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통치자가 권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격언이다. 브루나이 군주의 배가 국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이 나라에서, 군주의 권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가 이번 헌법 기행의 가장 큰 궁금증이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순진한 한국 언론...미국 프로그램이 보여준 현대차 로봇의 실체
- [단독] '그알 조폭연루설' 정면으로 뒤집는 법정 증언 있었다
- 문제는 'ABC'가 아니다...유시민 작가가 놓친 정치의 본령
- 27세에 AI 전권 맡기다, 중국 텐센트의 '결단'
- "한국은 가장 적대적인 국가"라면서 왜 헌법은 공개 안 할까
- '교사' 괴롭힘으로 교육지원청 고발된 학부모, 알고 보니 '교사'
- 엄마가 아빠에게 죽도록 얻어맞던 날
- 서울 109명, 인천 20명, 경기 50명... 이 숫자가 던지는 아픈 질문
- '종전안 거부' 이란의 역제안... 백악관 "다신 오판하지 말라"
- 금투세 논의, 다시 시작할 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