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테크]K9자주포의 심장 국산화… K방산 기본 다졌다[양낙규의 Defence Club]
독일산 엔진 대신 국산화에 수출 신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을 계기로 국제 사회의 안보 수요가 증폭하는 것은 K 방산의 기회 요인이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맞서 중거리 지대공 유도 미사일 '천궁-Ⅱ'로 방어했는데, 90%를 넘는 요격 성공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K 방산의 실전 성능이 입증된 셈이다. K-9 자주포, K2 전차, 다연장 로켓 천무 등 다른 무기체계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면서 정부의 '4대 방산 강국 도약' 목표도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국산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산 무기 중 최대 수출품인 K9 자주포 엔진의 국산화에 성공한 STX엔진 창원공장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창원공장에 들어서자 본관 정문에는 'World Best'라는 로고가 한눈에 들어왔다. 회사 관계자는 "2021년 정부 지원을 받아 K9 자주포 엔진 국산화 개발에 성공했고, 3년이라는 개발기간 동안 부품 500여개를 국산화했다"며 "'K-방산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당초 K9 자주포의 심장에 해당하는 디젤엔진은 독일산이었다. STX엔진은 1999년 신형 자주포 전력화 계획에 따라 독일의 MTU 제품을 기술도입 생산을 했다.
K9자주포 수출 때마다 독일 엔진사 제동
생산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수출 때마다 곤욕이었다. K9 자주포는 터키와 인도, 노르웨이, 폴란드 등 유럽과 아시아 국가에 700여 대를 수출한 바 있다. K9 자주포를 수출할 때마다 독일 정부의 승인이 필요했다. 독일은 UAE 등 중동 국가의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수출 승인을 제한했다. K 방산은 수출 수주를 이뤘지만, 번번이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국산화 엔진이 필요했다. STX엔진은 도전장을 내걸었다. 결국 불모지에 가까웠던 국내 방위산업 디젤엔진에 성과를 이뤄냈다. 독일 MTU사와의 기술 제휴로 K9 자주포 엔진 부품의 80%를 국내에서 생산할 정도로 기술력이 개발 성공의 밑거름이었다.

국산화가 된 K9 자주포 엔진을 보기 위해 생산라인에 들어섰다. 금속을 잘라내는 가공 기계들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가공된 부품들은 생산라인에 종류별로 놓였는데 언뜻 봐서는 쇳덩어리에 불과했다. 500여개의 작은 부품들이 조립돼야 하나의 엔진이 탄생한다. 진열장에 놓인 수백 개가 넘을 것 같은 공구들만 봐도 조립과정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각종 부품의 생명은 정밀함이다. 가공이 정확히 되지 않을 경우 엔진이 멈출 수도 있다.
측정실 안에는 수치 측정 장비들이 다양했다. 한쪽에서는 엔진의 핵심 부품인 실린더(cylinder)의 크기를 측정해 설계도면과 비교했다. 오차범위는 0.002㎜를 나타내는 20㎛ (미크론). 회사관계자는 "한 부품을 측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0분"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깐깐하다는 의미다.
500여개 정밀 가공부품 조립해 엔진 생산
조립동의 좌측은 함정 엔진, 우측은 육상엔진 조립라인으로 구분됐다. 벽면에는 마치 물류센터처럼 각종 부품이 정리되어 있었다. 함정 라인에는 해양경찰의 500t급 경비함에 탑재되는 주 엔진(1163시리즈)을 조립 중이었다. 5700마력으로 지상 엔진에 비해 크기가 5배는 커 보였다. 육상엔진 조립라인에는 전차 엔진, 자주포 엔진을 조립이 한창이었다. 10여명의 직원이 500여개의 부품으로 조립을 했고 조립라인을 지날 때마다 엔진의 윤곽은 드러났다. 조립라인 끝에는 완성된 엔진 9대가 놓여 있었다. 이집트와 폴란드 등에 수출되는 K9 자주포 엔진이다. 엔진은 독일 MTU사의 엔진을 기술협력생산 한 엔진과 국산화 엔진 2가지로 구분됐다.
회사관계자는 "MTU사의 기술협력생산 엔진은 30여가지 핵심부품을 독일에서 가져와야 하지만 국산화 엔진의 경우 모두 한국산 부품"이라고 말했다. K9자주포 엔진을 국산화하면서 경제적 효과는 크다. 국내 납품, 수주 예정 물량, 수출 규제 탈피 등을 감안하면 6조 원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K9 자주포의 추가 수출시장 개척에 따른 엔진 공급물량 증가뿐만 아니라 MTU에 지급하는 라이선스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
해상·육상 엔진 한 곳에서 20여가지 시험
조립이 완성된 엔진은 곧장 시험가동에 들어간다. 7개의 시험동 중 3개는 해상엔진, 4개는 육상엔진을 담당했다. 시험동 안에는 마치 인공심장에 큐브를 꽂아 놓은 듯 가상의 변속기를 붙여 시험 중이었다. 엔진에는 여러 개의 배관이 연결돼 있는데, 가동을 위한 연료, 엔진오일을 주입하고 있었다. K-9 국산화 엔진은 엔진 회전수(rpm), 냉각수 온도, 전압 등 20가지 이상 시험을 한다. 6시간 동안 이들 시험을 모두 통과해야 납품이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협력사와 핵심 부품을 순수 국내 개발로 제조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며 "국산화율을 바탕으로 후속 군수지원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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