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가자, 연극 보러
전국 영화관·문예회관으로 상영 확대 계획
세계 연극계를 이끄는 대표 기관 중 하나인 영국 내셔널 시어터(NT)의 신작 공연 영상을 올해 하반기부터 전국 영화관과 문예회관에서도 볼 수 있게 된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NT 공연 영상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늘면서 연극 관객 저변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연 콘텐츠 전문 제작·배급사 위즈온센은 NT와 'NT 라이브(Live)' 국내 독점 배급 계약을 체결했다. NT 라이브는 NT가 제작한 공연을 영화처럼 촬영해 전 세계 극장과 공연장에서 상영하는 영상화 사업 브랜드다. NT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연극 영상화 흐름을 주도해왔다.
그동안 국내에서 NT 라이브를 정기적으로 접할 수 있는 창구는 사실상 국립극장이 유일했다. 국립극장은 2014년 '워 호스'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33개 작품을 선보였다. NT 라이브는 국립극장의 대표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으며 상영이 확정될 때마다 빠르게 매진되는 성과를 보였다. 일반 연극보다 저렴한 2만 원대 가격으로 고화질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연극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4월 3~5일 국립극장에서 상영되는 NT의 2026년 신작 '햄릿'과 '워렌 부인의 직업' 역시 각각 2회 상영이 모두 조기 매진됐다. 특히 워렌 부인의 직업에는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엄브릿지 역으로 잘 알려진 이멜다 스턴턴이 친딸과 함께 출연해 기대를 모은다.

이전에도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출연한 '프랑켄슈타인'과 '햄릿'이 NT 라이브로 상영되며 큰 화제를 낳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상징적 사건인 리먼 브러더스 파산을 소재로 한 연극 '리먼 트릴로지'는 영화 '아메리칸 뷰티', '007 스카이폴'의 메가폰을 잡은 샘 멘데스 감독이 연출을 맡아 주목받았다.
다만 국립극장에서의 NT 라이브 상영은 작품 수와 회차가 제한적이었다. 작품당 2~3회 상영에 그쳐 관람 기회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위즈온센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국립극장뿐 아니라 영화관과 전국 문예회관으로 상영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예지 위즈온센 부대표는 "2026~2027 시즌 NT 라이브는 신작 5편을 포함해 총 11편으로, 이를 메가박스에서 모두 선보일 예정"이라며 "향후에도 매년 제작되는 6~8편의 신작을 지속적으로 상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작품별 상영 기간도 약 2~3주로 늘릴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메가박스는 '클래식 소사이어티' 브랜드를 통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공연 영상 등을 상영하고 있다. 메트는 오페라 영상화 사업을 선도해온 기관으로, 메가박스는 수요일과 토요일 정기 상영을 통해 해외 오페라 공연을 소개해왔다.

공연 영상화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다양한 장소에서 공연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 저변 확대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위즈온센은 유통뿐 아니라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EMK뮤지컬컴퍼니와 협력해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 실황을 영상으로 제작, 메가박스에서 상영했다. 신 부대표는 "당시 관객 수가 9만4000명에 육박하며 손익분기점을 크게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NT라이브가 지역 영화관, 문예회관 등에서 상영되면 연극 관객 저변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지역에서는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연극을 관람하기가 쉽지 않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연극 공연 5만6700회 가운데 4만4968회가 서울에 집중돼 79.3%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2%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서울 집중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일송 연극평론가는 "NT 연극을 지역 관객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NT 작품에 대한 신뢰와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지역에 거주하는 연극 애호가, 전공자들의 관심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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