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줄이고 폰 충전은 낮에…시민들 황당한 '에너지 절약법'

▶전기차·휴대폰은 낮시간에 충전하기 ▶샤워시간 줄이기 ▶저녁시간(5~8시) 가전제품 절약하기
생활 속 에너지 절약을 위해 정부가 제시한 행동 수칙 중 일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5일부터 공공부문 차량 5부제를 시행하는 한편, 범국가적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펴기로 했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내놓은 조치다.
낮에 휴대폰 충전, 주말에 세탁…에너지 수요 분산

이전에도 고유가 위기가 닥칠 때마다 정부는 범국민적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해왔다. 하지만, 과거의 유사한 캠페인이 ▶점심시간에 소등하기 ▶컴퓨터 코드 뽑기 등 일상 속에서 에너지 낭비를 줄이도록 권고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에너지 수요를 분산하는 데 더 무게를 뒀다.
이는 일조량에 따라 태양광 발전량이 급변하는 등 시간대별로 전력 수급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단순히 생활 패턴뿐 아니라 에너지 공급 구조까지 고려해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실제로 최근 전력거래소의 전력수급현황을 보면 해가 뜬 뒤부터 태양광 발전량이 점점 늘다가, 해가 지고 태양광 발전량이 급감한 시점부터는 LNG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패턴을 나타나고 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한낮에 최대 원전 30개와 맞먹는 엄청난 양의 전기를 생산할 정도로 태양광 발전량이 늘면서 봄·가을철에는 낮에 전기가 과잉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에너지 절약도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에너지 수급에 따라 스마트하게 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샤워 시간 줄여 에너지 부족 해결?”…효과도 의문
정부의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에너지 안보 위기가 심각한 만큼 정부 방침에 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생활 패턴과 맞지 않은 비현실적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40대 직장인 최모씨는 “낮에는 한창 일하다가 퇴근해서 밤에 씻고 핸드폰 충전하고 빨래하는 직장인들은 실천할 수 없는 캠페인”이라며 “에너지 부족을 왜 국민들 샤워 시간을 줄여서 해결하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캠페인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은 “짧은 시간 동안 충전할 수 있는 급속 충전기가 부족하다 보니 아파트에 있는 완속 충전기에서 밤사이에 충전하는 전기차주들이 많다”며 “이런 패턴을 바꾸려면 급속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고, 충전 요금도 시간대별로 탄력성 있게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국노래자랑 후임도 檢출신' 尹 정부서 돌던 웃픈 지라시 | 중앙일보
- 20년간 감기 안 걸렸다…94세 방사선 교수의 '20분 습관' | 중앙일보
- "강남·마용성 30%는 빠진다"…'부동산계 유시민'의 계산법 | 중앙일보
- 새벽 길가서 여성 2명 숨진 채 발견…안성 아파트 앞 무슨 일 | 중앙일보
- 여자 교도소 샤워실서 혼수상태로 발견…30대 재소자 결국 숨졌다 | 중앙일보
- '미성년 2명 성폭행' 50대 유명 배우, 교도소서 숨진 채 발견 | 중앙일보
- '29금 영화' 따라하며 아내와 성관계…남편이 법정에 선 이유 | 중앙일보
- [단독] "난 디스크 환자인데 왜"…1인당 年 165알 먹는 이 약 | 중앙일보
- 삼성전자 85만주, 1000억 잭팟…고위공직자도 '불장' 덕 봤다 | 중앙일보
- [단독] 39도 고열인데 "퇴근 못 해"…20대 유치원 교사의 참극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