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올 시간이구먼”… 치매예방 학습지 펴는 7080

이정헌 2026. 3. 26.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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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에 사는 70대 박모 할머니는 매주 월요일 집에 오는 학습지 방문교사를 오매불망 기다린다.

'어리석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치매를 피하고자 과거에는 미취학 어린이나 초등학생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방문학습지를 이용하는가 하면 수학 문제지를 푸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이다.

국민일보가 입수한 교원그룹의 '시니어 자기계발 프로그램(액티브라이프) 보고서'에 따르면 교원그룹이 운영하는 시니어 대상 방문학습지 이용객 가운데 약 38%가 70대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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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 운동엔 화투보다 공부”
시니어용 방문학습지 인기
지자체 뇌건강 강좌엔 대기줄


경기도 용인에 사는 70대 박모 할머니는 매주 월요일 집에 오는 학습지 방문교사를 오매불망 기다린다. 영어와 한자를 배울 수 있어 좋고 주기적으로 만나는 방문교사와 이야기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박 할머니는 25일 국민일보에 “배움에 나이가 어딨나. 무언가 배우면서 머리를 계속 쓰다 보면 인지능력도 올라가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노년기 가장 두려운 질병 중 하나로 꼽히는 치매를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분투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어리석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치매를 피하고자 과거에는 미취학 어린이나 초등학생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방문학습지를 이용하는가 하면 수학 문제지를 푸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이다.

국민일보가 입수한 교원그룹의 ‘시니어 자기계발 프로그램(액티브라이프) 보고서’에 따르면 교원그룹이 운영하는 시니어 대상 방문학습지 이용객 가운데 약 38%가 70대 이상이었다. 80대 이상도 14%나 됐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가만히 있거나 화투 치면서 시간을 보내기보다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인지 훈련과 자기계발을 하기 위해 방문학습을 신청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부 가정에서는 가족들이 할머니·할아버지를 위해 두뇌 운동 학습지를 만들기도 한다. 경기도 고양에 사는 강모(88) 할머니는 매일 손녀딸이 만들어준 수학 문제지를 2~3장씩 풀고 있다. 손녀 이모(33)씨는 인공지능(AI) 제미나이를 활용해 덧셈·뺄셈과 돈·날짜·수량 계산 문제를 모은 뒤 직접 손으로 문제지를 만들었다. 이씨는 “혼자 사는 할머니가 요새 거스름돈을 제대로 못 받는 등 깜빡하시는 일이 잦다고 해서 걱정하는 마음으로 두뇌 운동용 문제지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할머니는 사칙연산 중 덧셈·뺄셈은 두 자릿수까지 수월하지만 곱하기·나눗셈은 어렵게 느낀다고 한다. 이씨는 식물 세밀화 색칠공부책, 낱말 퍼즐, 틀린 그림 찾기, 미로찾기 등 문제지도 할머니에게 선물했다.

지방자치단체 등이 운영하는 치매 예방 활동에 대한 시니어 참여 열기도 뜨겁다. 특히 지자체 운영 평생학습 프로그램 중 두뇌 자극과 관련된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서울 강서구 평생학습관에서 주 1회 운영하는 식물 색칠공부 등 프로그램은 신청 접수가 조기 마감됐다. 경기도 시흥교육캠퍼스에서 다음 달 열리는 ‘두뇌 건강’ 프로그램도 이미 정원이 차서 대기 인원만 9명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이미 정기 접수 기간에 신청이 마감돼 따로 추첨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며 “경쟁률이 4대 1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두뇌 운동은 실제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안상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인지 개선을 위한 두뇌 운동이나 행동 치료는 건강할 때 시작할수록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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