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서울 전월세 시장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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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국민일보는 서울 전세 시장의 현주소를 짚은 기사를 내보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수천 세대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전세 매물이 아예 자취를 감춘 사례가 서울 외곽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3830세대에 이르는 서울 강북구 SK북한산시티에는 전세 매물이 단 한 건도 없었다.
그런데 올해 서울 외곽의 전세 시장은 '씨가 말랐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매물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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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국민일보는 서울 전세 시장의 현주소를 짚은 기사를 내보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수천 세대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전세 매물이 아예 자취를 감춘 사례가 서울 외곽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3830세대에 이르는 서울 강북구 SK북한산시티에는 전세 매물이 단 한 건도 없었다. 노원구의 3003세대 대단지 월계그랑빌에서도 전세 매물이 사라졌고, 1155세대 규모의 서대문구 남가좌현대 역시 전세 매물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보통 3월은 봄 이사철로 전세 거래가 활발한 시기다. 그런데 올해 서울 외곽의 전세 시장은 ‘씨가 말랐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매물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지금의 상황이 2020년 임대차 3법 시행 직후 벌어졌던 ‘전세대란’보다 더 심각하다고 한다. 당시에는 전세가 줄어든 대신 월세가 늘어나는 흐름이라도 있었지만, 지금 서울 외곽의 임대차 시장은 전세와 월세가 동시에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전세 가격이 수십억원에 이르는 강남 3구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이 지역에서는 오히려 전세 매물이 쌓이고, 전셋값이 하락하는 이른바 ‘역전세’ 흐름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금 서울의 전월세 시장은 이처럼 기묘한 양극화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서울 외곽의 ‘전세 멸종’ 현상은 단순한 수급 불균형을 넘어 서민 주거 사다리 붕괴로 이어질까 걱정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3월 20일까지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계약 가운데 갱신계약 비중은 46.9%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5.0%와 비교하면 1년 만에 11.9% 포인트나 급증한 수치다. 특히 3월 들어서는 이 비중이 50.8%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새집을 구해 옮기기보다 기존 집에 그대로 머무는 이른바 ‘눌러앉기’가 그만큼 늘고 있다는 뜻이다.
현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1차적 원인으로 지난해 발표된 ‘10·15 대책’과 그에 따른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를 꼽는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됐고, 과거 서민 주거지에 전세 물량을 공급하던 이른바 ‘갭투자’가 사실상 차단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세대출 보증 비율 축소 등 금융 규제까지 겹치면서 세입자들이 이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결국 정부가 투기 억제를 명분으로 촘촘히 쳐놓은 실거주 의무와 금융 규제의 그물이 역설적으로 민간 임대시장까지 막아버린 셈이다. 물론 원인이 이것만은 아니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와 연립·다세대주택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과거 아파트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서민들의 ‘최후 보루’였던 비아파트 시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크다. 여기에 2020년 도입된 임대차 3법이 정착되면서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일반화됐고, 그 결과 매물 순환이 둔화된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서민들은 대개 수도권의 비교적 저렴한 전·월세로 신혼 살림을 시작해 알뜰히 돈을 모은다. 그렇게 마련한 목돈을 발판으로 대출을 활용해 더 나은 지역의 전세로 옮기거나 내 집 마련에 나선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이 같은 서민 주거 사다리를 무너뜨리고 있다.
최근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집값 안정에 고삐를 죄고 있고, 효과를 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서민들의 보금자리인 전월세 시장도 살펴봐야 한다. 실거주 의무 강화는 집값 잡기의 일환이기에 양보하기 어렵더라도 민간 임대 공급 유도와 전세자금 대출 조정 등은 필요해 보인다.
모규엽 산업2부장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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