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집중’ 카카오, 카카오게임즈까지 판다
![카카오게임즈의 대표 인기 게임 ‘오딘: 발할라라이징’ 이미지. [사진 카카오게임즈]](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6/joongang/20260326000411530nbac.jpg)
카카오가 자회사 카카오게임즈 지분을 일본 라인야후(LY)에 매각하고 경영권을 넘겨준다.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해 인공지능(AI) 사업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과거 ‘공동체’라 부를 정도로 끈끈했던 카카오 그룹 본사와 계열사 간 관계가 ‘선택과 집중’이라는 시장 논리 앞에 재편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25일 “LY의 투자 전문 자회사 LAAA 인베스트먼트가 카카오가 보유한 카카오게임즈 지분 일부를 인수하고, 카카오게임즈가 발행하는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 규모는 3000억원 가량이다. 거래가 5월 중 완료되면 LAAA 인베스트먼트는 40% 이상 지분을 확보하며 카카오게임즈의 최대주주가 되고 카카오는 2대 주주가 된다. LY는 2023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카카오는 최근 AI사업과 관련없는 계열사들을 잇달아 정리하고 있다. 지난 1월 포털 다음 운영사 AXZ를 업스테이지에 매각 결정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카카오헬스케어를 차바이오텍에 지분 교환 방식으로 매각한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 매각도 이 같은 구조 개편의 일환이다. 카카오 안팎에선 잇따른 매각 결정을 두고 특유의 조직 문화가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거래라는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는 과거 그룹이란 명칭 대신 공동체라부르고, 임직원을 크루(crew)라 칭할 정도로 끈끈한 문화를 내세웠다. 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사업 영역을 지나치게 확장한 탓에 계열사 문제로 그룹 전체가 어려움에 처했고, AI 시대에 뒤처졌다는 위기감까지 겹치면서 과감한 구조 개편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다음과 카카오게임즈 모두 그룹 성장의 주축 역할을 해왔지만, 결국 AI 집중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맞춰 매각 수순을 밟게 됐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10월 주주 서한을 통해 “AI 시대 핵심에 집중하기 위해 계열사를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어발 소리까지 들었던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2024년 말 119개에서 지난해 말 94개로 줄었다. 카카오는 매각 대금을 AI 분야 투자에 쓸 계획이다.
LY는 카카오게임즈 인수를 통해 게임 개발과 배급(퍼블리싱) 역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LY는 포털(야후)과 메신저(라인)를 통해 유입된 이용자를 계속 머무르게 할 콘텐트로 게임을 활용할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는 LY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된다. 국내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동남아 게임 시장을 공략하고 싶은 LY와 카카오게임즈의 수요가 서로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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