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고 있는 美 사모대출…AGAIN 2008? [스페셜 리포트]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6. 3. 25. 21: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였다면, 아마 더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When you see one cockroach, there are probably more).”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언급한 말이다. 이른바 바퀴벌레 이론이다. 발언이 나온 건 저신용자 대상의 자동차 담보대출 업체 트라이컬러와, 자동차 부품 공급사 퍼스트브랜즈가 파산한 직후였다. 이들은 사모대출(Private debt)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사기 행위가 적발돼 무너졌다.

당시만 해도 다이먼 의견은 월가 특유의 ‘과장된 경고’ 정도로 치부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사모대출 시장 곳곳에서 균열 신호가 감지된다. 불안감이 커진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이 급증했다. 이를 감당 못한 운용사들은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유동성 미스매치’로 표현되는 사모대출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현실화됐다.

월가에서는 크레디트 전반으로의 위험 전이를 우려한다. 금융권 크레디트 크런치(신용 경색)로 이어질 수 있단 판단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026년 크레디트 시장을 전망하며 테일 리스크(tail risk·확률은 낮지만 발생하면 파괴력이 큰 위험) 시나리오로 ‘사모대출 스트레스의 전염(Stress in private Credit generate contagion)’을 꼽았다. 규제 사각지대에서 몸집을 불린 사모대출 시장이 붕괴할 경우 엮여 있는 모든 금융 시스템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월가를 중심으로 사모대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AP=연합뉴스)
2008 위기가 만든 ‘그림자 금융’

5년 만에 2배 커진 사모대출 시장

사모대출은 은행 대신 사모펀드나 자산운용사가 기업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시장이다. 사모대출 시장이 커진 건 2008년 금융위기 이후다. 전통적 은행 시스템 관련 규제가 강화되자 위험 자본은 규제 사각지대로 향했다. 이른바 그림자 금융 영역이다. 대표적인 게 사모대출이다.

이승재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사모대출 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볼커 룰(Volcker Rule), 바젤 III(Basel III)와 도드-프랭크법(Dodd-Frank Act) 등 강력한 은행 규제의 직접적인 결과물”이라며 “규제당국이 은행의 자본 확충을 요구하고 위험 대출을 억제하면서 중소기업과 레버리지 바이아웃(LBO) 시장에 거대한 대출 공백이 발생했는데, 이를 메꾼 것이 대형 사모펀드”라고 설명했다.

이후 사모대출 시장은 2020년대 코로나19 충격 이후 또 한 번 성장 국면을 맞았다. 팬데믹 초기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대폭 낮추고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금융 시장에는 막대한 자금이 풀렸다. 이후 경제 활동이 재개되자 물가가 빠르게 상승했고, 이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됐다.

금리 급등은 은행권에 예상치 못한 부담으로 돌아왔다. 은행이 보유한 장기 채권 가치가 급락하면서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등 미국 지역은행 위기가 촉발됐다. 이후 은행권 전반에서 대출 심사가 한층 보수적으로 바뀌었다. 코로나 시기 저금리로 대규모 채무를 발행했던 중소기업은 은행을 통한 차환이 어려워졌다. 이렇게 빈자리는 사모대출이 차지했다.

성장세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대체투자 시장 분석 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의 운용자산(AUM)은 지난해 2조3000억달러로 집계됐다. 2020년(1조2000억달러)과 비교하면 5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중 미국 시장 규모가 1조8000억달러로 추정된다. 프레킨은 2030년 4조달러가 넘는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균열의 시작 ‘ABF 중복 담보’

연이은 사기가 만들어낸 노이즈

사모대출 시장은 직접 대출(Direct Lending)과 자산 기반 금융(Asset Backed Finance)으로 구분된다.

초기 사모대출 시장은 직접 대출 중심이었다. 자산운용사나 사모펀드가 중소기업이나 사모펀드 인수 기업 등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구조다. 대출 조건은 해당 기업의 신용도 평가다. 미래 현금 창출 능력이나 재무 구조를 따져본다. 차주가 정기적인 이자를 지급하고 만기에 원금을 상환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는 의미다. 개인 신용 대출과 유사한 맥락이다. 차주 입장에선 은행 대출보다 금리는 높지만 보다 빠르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수요도 나타났다. 자산 기반 금융(ABF)이다. 담보를 기반으로 한 대출이다. ABF는 자동차 대출·신용카드 채권·장비 리스 등 특정 자산(Asset)이나 자산 집합(Pool of Assets)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는 구조다. 금융 시장에서 ABF는 직접 대출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유는 단순하다. 직접 대출은 기업 실적 악화라는 변수가 있지만, ABF는 악화 시 담보 자산 매각으로 회수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타깃 기업층도 넓다.

금융 업계 관계자는 “직접 대출은 결국 실적 개선이나 현금 창출이 꾸준한 일부 기업을 대상으로 한정되지만, ABF는 담보로 설정할 수 있는 자산 범위가 훨씬 넓다”며 “카드 매출채권이나 소비자 대출은 물론 항공기나 지식재산권(IP) 같은 자산까지 유동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형성될 수 있는 자산 풀(pool) 규모 자체가 훨씬 크다. 기업 수보다 실물 경제에서 만들어지는 자산의 종류와 규모가 훨씬 방대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ABF 시장이 더 크게 확장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현재는 ABF 규모가 직접 대출을 훌쩍 넘어선다. 지난해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브룩필드 발표 자료(Comparing Direct Lending and AssetBacked Finance)에 따르면, ABF 시장 규모가 직접 대출보다 2배 이상 큰 것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 KKR도 비슷한 자료를 내놨다. KKR에 따르면 2024년 기준, ABF 시장 규모는 2006년 대비 2배 이상 커졌다.

하지만 ABF를 향한 금융 시장의 믿음과 수요는 연이은 사기로 붕괴됐다. 지난해 9월 자동차 부품 업체 퍼스트브랜즈(First Brands)가 자사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담보로 여러 금융기관에서 중복 대출을 받은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일종의 이중계약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퍼스트브랜즈는 ABF 형태로 투자은행(IB) 제프리스(Jefferies)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문제는 이후였다. 퍼스트브랜즈가 기존 대주에게 알리지 않은 채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하고 일부 담보 자산을 해당 회사로 이전한 것이다. 옮겨진 자산은 다시 새로운 대출의 담보로 사용됐다. 동일 자산이 여러 대출에 담보로 활용되는 구조가 된 꼴이다. 여기에 퍼스트브랜즈가 자회사의 지급보증까지 제공해 회사의 총 차입 규모는 10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사기 행위가 밝혀진 뒤 퍼스트브랜즈는 12월 파산했다.

뿐만 아니다. 같은 해 10월에는 자동차 대출 업체 트라이컬러(Tricolors)도 파산했다. 동일 차량 번호를 담보로 대출을 실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특히 트라이컬러는 담보 자산이라 할 수 있는 개인 차주 신용도까지 조작한 것이 확인됐다.

시장 충격은 상당했다. 제프리스 같은 상위 티어 IB도 중복 담보를 못 걸러냈기 때문이다. 금융 업계 관계자는 “ABF는 매출채권이나 재고 등 수천개의 개별 자산을 묶어 담보로 설정하는 구조라 담보 추적이 훨씬 복잡하다”며 “각 자산이 다른 대출에 이미 담보로 제공됐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외신에서는 허술한 검증 절차를 지적한다. 사모대출 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금융사들이 딜을 확보하기 위해 실사 기간을 단축하고 차주에게 유리한 조건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늘었고, 허술한 담보 검증·관리 절차가 반복됐다는 것이다.

중복 담보 이슈는 올해 들어서도 계속됐다. 앞선 바퀴벌레 이론이 현실화된 셈이다. 지난 2월에는 영국 부동산 담보 대출 업체 MFS(Market Financial Solutions)가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중복 담보를 통해 여력 대비 과대 대출을 일으켰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펀드런 ‘꿈틀’…100억달러 환매 요청

위기 전이 시 크레디트 크런치 우려

연이은 사건사고에 사모펀드 시장 공급자 역할을 하는 투자자들은 펀드 환매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블루아울캐피털(Blue Owl Capital)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던 사모대출 펀드 블루아울 캐피털 코프 II(OBDC II) 분기별 환매를 영구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유동성 미스매치’로 표현되는 사모대출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현실화됐다. 장기 대출 자산을 보유한 펀드에 단기 환매 요청이 몰리며 자산과 자금의 만기가 맞지 않는 구조가 드러났다는 의미다.

블루아울이 운용하던 OBDC II 사례는 특히 비상장 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BDC는 개인 투자자도 사모대출 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된 투자회사다. 주로 중소기업이나 사모펀드 인수 기업 등에 대출을 제공하는 사모대출에 투자한다. 상장된 BDC는 일반 주식처럼 증시에서 매매가 가능하다.

반면 비상장 BDC는 분기마다 제한적인 환매를 신청할 수 있는 구조다. 비상장 BDC의 환매 중단 선언은 흔치 않은 사례다. 보통은 환매 요청이 조금 늘어도 일부만 환매하고 나머지는 다음 분기로 이월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따라서 전면적인 환매 중단은 펀드의 유동성 관리에 부담이 커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ABF를 향한 불안감은 사모대출 시장 전반으로 번졌다. 급기야 블랙록과 모건스탠리 등 주요 운용사를 향한 환매 요청까지 쇄도했다. 이에 블랙록의 자회사 HPS인베스트먼트는 투자자들이 9.3% 환매를 요청하자 한도를 5%로 제한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노스헤이븐프라이빗인컴펀드’에 대한 환매 한도를 설정했다.

잭 섀넌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높을 때는 불나방처럼 몰려들어도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즉각 시장을 떠난다”고 설명했다. 주요 외신과 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블랙스톤·블랙록·클리프워터·모건스탠리 등 주요 운용사의 사모대출 펀드에서 발생한 환매 요청 규모는 100억달러(약 15조원)를 웃돈다.

사모대출 펀드에 신용공여(Credit Facility)를 제공하던 은행권도 대응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JP모건은 사모대출 펀드가 보유한 일부 담보자산의 가치를 하향 재평가했다. 특히 AI 시대 설 자리가 줄어드는 SW(소프트웨어) 기업 관련 대출 담보 가치 눈높이를 낮췄다고 알려졌다.

조수희 LS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의 담보 인정 가치와 그에 연동된 대출 가능 한도를 보수적으로 재산정한 것으로 리스크 관리 차원의 선제적인 조치”라며 “이걸 모든 경우로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일부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사모대출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점차 보수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제 시선은 크레디트 시장 전반으로의 위험 전이 여부로 쏠린다. 전문가들은 전이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은다. 조 애널리스트는 신용 경색 발생 시나리오를 ① 단기 조정·건전화 가능성 ② 국지적인 자금 경색 발생 가능성 ③ 전면적인 신용 경색 발생 가능성 3가지로 구분했다. 이어 “현재 판단으로는 1단계에서 마무리될 확률이 높다”며 “상황 악화 시 2단계로 나아갈 가능성이 내재해 있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재 iM증권 애널리스트 의견도 비슷하다. 이 애널리스트는 “사모대출 시장 부실 리스크가 심각한 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아직 낮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재정 부양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고 미 연준 역시 이란 사태 해결 시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음은 사모 시장 부실 리스크 확산을 방어해줄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고유가가 장기화되고 국채금리의 추가 급등이 발생한다면 사모대출 시장 리스크는 증폭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해도 과잉 우려라는 의견도 나온다. 당시 금융위기는 대형 은행과 투자은행이 직접 신용 위험을 감당하는 구조에서 발생했다. 미국 은행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을 대거 취급했고 이를 기반으로 한 주택저당증권(MBS)과 부채담보부증권(CDO) 등을 대규모로 보유하거나 보증했다. 해당 자산이 리먼브라더스, 베어스턴스 같은 투자은행은 물론 씨티그룹과 메릴린치 등 대형 금융기관에 집중된 사실이 밝혀지며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됐다.

반면 현재 사모대출 시장의 자금 공급 구조는 훨씬 분산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은행이 아닌 사모펀드, 보험사, 연기금, 개인 투자자 자금을 기반으로 한 펀드 등 다양한 투자 주체를 통해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위험이 여러 투자자와 투자 구조로 분산돼 있는 만큼 개별 대형 은행의 파산 가능성은 과거보다 낮다”며 “다만 위험이 여러 곳으로 흩어져 있는 구조라 전체 리스크 규모를 한눈에 파악하기는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는 점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사모대출 한 축 쥐고 있는 AI

수익성 흔들리면 반도체도 위험

산업계에서도 사모대출 여파를 주목한다. 사모대출 시장의 큰손 중 하나가 AI 기업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메타는 지난해 루이지애나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약 300억달러를 사모대출로 조달했다. 오라클과 xAI 등 주요 기업도 유사한 방식으로 대규모 자금을 끌어왔다. 특히 오라클은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해 올해 약 500억달러의 자산 담보 사모대출을 계획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기업 관련 사모대출 잔액은 2022년 600억달러에서 지난해 4800억달러로 급증했다. 전체 사모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 수준에서 20%로 확대됐다.

문제는 최근 들어 해당 기업들의 수익성에 의구심이 붙었단 점이다. AI가 발전할수록 SW 진영이 붕괴될 것이란 우려다. 그간 소프트웨어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록인 효과(고객 묶어두기)’에서 기인했다. 높은 전환 비용 → 록인 효과 → 매출 지속 발생 논리가 기업가치를 지탱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 등장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별다른 전환 비용 없이 서비스를 직접 구축할 수 있다. 자연스레 소프트웨어 기업을 향한 비관론이 쏟아졌다. 이는 최근 사모대출 시장에서 환매 요청이 급증한 또 다른 배경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 지표마저 경고음을 낼 경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것이란 게 전문가 시각이다.

박상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AI 투자 관련 투자 수익성 논란이 향후 확산될지가 가장 큰 변수”라며 “AI 투자 수익성 논란이 하반기 들면서 더욱 확산된다면 사모대출 시장의 부실 우려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기업 옥석 가리기도 잠재적 위험 요인”이라며 “일부 빅테크 중 서바이벌 게임에서 밀려나갈 경우, 그리고 중소형 AI 기업의 도산 증가는 사모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경우 SW 등 일부 산업을 넘어 반도체 등 전반적인 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금융권 전반에서 자금 조달 비용이 오르는 현상이 펼쳐질 수 있어서다. 이는 곧 빅테크의 투자 집행 속도에 직접적인 제약으로 이어진다. 특히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데이터센터·AI 인프라 투자는 자금 조달 여건에 민감한 만큼, 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되거나 투자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빅테크의 공격적인 생산 증대를 전제로 공급이 확대된 상태다. 만약 데이터센터 투자 일정이 지연될 경우, 예상됐던 수요가 뒤로 밀리면서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사모대출 시장에서 시작된 균열이 자금 조달 → 투자 축소 → 산업 수요 둔화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전문가들은 아직까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한다. 당장 수익성 부진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오라클 역시 회계연도 3분기(지난해 12월~올해 2월) 매출 172억달러로 호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다. 컨센서스(169억달러)도 웃돌았다. 마이크 시실리아 오라클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도 반박했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2호(2026.03.25~03.31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c) 매경AX.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