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서 등판한 30년 경력 전문가…정상호 롯데카드 대표 [CEO 라운지]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6. 3. 2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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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가 6년 만에 큰 변화를 맞았다. 2020년부터 6년간 회사를 이끈 조좌진 전 대표가 물러나고 내부 출신인 정상호 대표(63) 체제로 전환한다. 정 대표 앞에 놓인 과제는 수두룩하다. 카드 업황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지난해 고객 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제재를 받는 등 회사는 혼란스러운 시기다. 추가 제재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앞으로 정 대표가 어떻게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업황 부진 속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63년생/ 고려대 경영학 학·석사/ 미국 워싱턴주립대 경영학 석사(GE MBA)/ 1992년 LG카드/ 2006년 현대카드/ 2012년 삼성카드/ 2020~2023년 롯데카드/ 2026년 롯데카드 대표(현) [일러스트 : 정윤정]
주요 카드사 요직 두루 거쳐

롯데카드 3년 경력 ‘눈길’

정 대표는 카드업 경력 30년 이상의 베테랑으로 꼽힌다. 1992년 LG카드(현 신한카드)로 시작해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를 거치며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20년부터는 3년간 롯데카드에서 카드사업본부장과 영업본부장을 역임하며 인연을 맺었다. 1963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 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워싱턴주립대 경영학 석사(GE MBA)를 취득한 경영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 같은 전문성이 롯데카드가 정 대표를 선임한 배경이다. 지난해 11월 임시 이사회에서 조 전 대표가 고객 정보 유출 사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며, 롯데카드는 본격적인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시작했다. 회사 내부 네트워크와 사외이사 추천을 통해 다양한 후보군을 물색했다. 지난해 12월 말부터는 외부 C레벨 전문 헤드헌팅 회사와 계약해 다양한 후보군을 확대 검토했다.

그러나 조 전 대표 후임자 물색은 만만치 않았다. 카드 업황은 수익성이 나날이 둔화되고, 불황 속 연체율이 높아지며 건전성마저 악화됐다. 최대주주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라는 점에서 매각을 위해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여기에 롯데카드는 지난해 고객 정보 유출 사고로 금융당국의 제재까지 기다리는 입장이었다. 그만큼 롯데카드 수장은 매력이 떨어지는 자리로 평가됐다.

장고 끝에 롯데카드는 내부 사정에 밝고 30년 이상의 카드업 경력을 가진 정 대표 선임을 결정했다. 회사의 성장 방향을 제시하고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용카드업에 대한 높은 이해와 풍부한 경험이 롯데카드 수장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이라는 판단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정 대표는 주요 카드사 전략·마케팅·영업 등 카드 사업 전반을 관통한 30년 경력의 카드 전문가”라며 “다양한 업무 경험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시장 속 조직의 미래 먹거리 발굴과 지속 가능한 성정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카드 재직 당시 빠르게 직원과 신뢰 관계를 형성해 조직의 변화를 안정적으로 이끈 리더십 또한 큰 장점”이라며 “회사 내부 사정에 밝아 사고 수습과 경영 회복이라는 큰 과제가 주어진 상황에서 빠르게 조직 안정을 이끌어낼 적임자”라고 덧붙였다.

정보 유출 제재 리스크 본격화

신뢰 회복·실적 개선 ‘급한 불’

정 대표가 직면한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가장 시급한 건 지난해 발생한 고객 정보 유출 사고 수습과 신뢰 회복이다. 지난해 9월 온라인 간편결제 시스템 해킹으로 롯데카드 이용자 약 297만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됐다. 유출된 정보 중에는 약 45만명의 주민등록번호까지 포함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 결과 롯데카드는 온라인 결제 기록에 주민등록번호를 포함한 다수 개인정보를 평문 형태로 남겼고, 로그 파일에 대한 암호화 조치도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제재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롯데카드에 과징금 96억2000만원과 과태료 480만원을 부과했다.

롯데카드 입장에선 카드 업황 부진에 따른 수익성 둔화 속 과징금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814억원을 기록했다. 본업 부진 속 대손 비용 확대, 정보 유출 사고로 인한 일회성 비용 발생 등으로 전년(1354억원) 대비 약 40% 감소했다.

사고 후유증은 단순히 비용 부담에 그치지 않는다. 이 사고 이후 롯데카드 고객 상당수가 이탈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지난 1월 전체 회원 수는 약 936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고객 정보 유출 사고 전인 지난해 8월(947만6000명)과 비교해 10만명 이상 줄었다. 카드업의 핵심 경쟁력이 신뢰라는 점에서 빠른 신뢰 회복 없이는 경영 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게 카드 업계 중론이다.

추가 제재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금융당국이 신용정보법·전자금융거래법·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여부를 따로 들여다보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은 최대 5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이 인정된다면, 최악의 경우 신규 회원 모집 제한이나 3~6개월 영업 정지 등 비금전적 제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카드사 수익 기반이 고객 규모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업정지는 롯데카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과거에도 비슷한 고역을 치른 롯데카드다. 지난 2014년 ‘카드 3사 정보 유출 사태’로 롯데카드는 영업정지 3개월 제재를 받았다. 당시 영업정지로 인한 손실액만 약 29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후 추가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 또한 동반됐다.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에서 실적 개선은 정 대표가 마주한 피할 수 없는 과제다. 특히 롯데카드 최대주주가 MBK파트너스라는 점에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우리은행과 함께 약 1조3810억원을 들여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카드 지분 약 80%를 인수했다. 100% 지분으로 환산하면 1조7000억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한 셈이다.

올해로 인수 8년 차를 맞은 만큼 MBK파트너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롯데카드 매각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 다만 당초 2조원대 몸값이 거론되던 롯데카드는 최근 수익성 악화로 실적이 둔화되며, 2조원대 몸값으로 평가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대주주의 원활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빠르게 실적을 개선해 최대한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시급하다.

한 카드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내부 통제 강화와 고객 신뢰 회복이 롯데카드가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며 “신뢰가 회복돼야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내부 출신으로 조직 이해도를 갖춘 데다 카드업 경험이 풍부한 만큼 롯데카드가 적절한 인물을 CEO로 선임했다는 판단”이라며 “향후 금융당국의 추가 제재 수위에 따라 롯데카드 경영 전략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2호(2026.03.25~03.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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